'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빅리그 데뷔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정후는 3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회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가운데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왼손 불펜 톰 코스그로브의 시속 125㎞ 스위퍼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는 시속 168㎞, 비거리는 124ｍ를 기록했다. 

이정후가 홈런을 터뜨리자 아들의 첫 홈런에 환호하는 이종범 전 코치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희생 플라이에 홈런까지... 데뷔 첫 '멀티 타점'

이로써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추신수, 강정호, 최희섭, 최지만, 김하성,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박효준, 박찬호, 류현진, 백차승, 황재균, 배지환에 이어 이정후까지 15명으로 늘었다. 

이날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회 첫 타석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연달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의 타구는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그러나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주자 3루 찬스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를 상대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타구가 외야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혀 아쉬웠으나, 3경기 연속 타점이었다. 

이정후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타석에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석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지금까지 이정후의 기록은 12타수 4안타(타율0.333) 1홈런 4타점이다. 

지난 29일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린 이정후는 전날인 30일에는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첫 멀티 히트를 달성했고, 이날은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엄청난 활약을 예고했다.

샌프란시스코, 화력 앞세워 대승... 김하성은 '침묵' 

반면에 샌디에이고의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서 이정후와 격돌한 김하성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4구 만에 삼진으로 물러났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뜬공에 그쳤다. 또한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1루수 뜬공,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로 잡히면서 타격이 잠잠했다. 

이정후는 승부에서도 웃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홈런에 이어 마이클 콘포토까지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9-6으로 승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선발투수 조던 힉스는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하며 승리 투수가 됐고, 타선에서는 이정후와 콘포토의 홈런을 포함해 9안타를 터뜨리며 샌디에이고 마운드를 무너뜨려 2연승을 달렸다.

반면에 샌디에이고는 마지막 9회말 공격에서 에구이 로사리오가 투런포, 그레이엄 폴리가 스리런을 터뜨리며 뒤늦게 맹추격했으나 결국 승패를 바꾸지는 못하고 홈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했다.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개막 2연전을 벌이고 샌디에이고로 돌아와 본토 개막전을 치르고 있는 김하성은 5경기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 1타점, 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하루 뒤 같은 장소에서 두 팀의 개막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대결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