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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조선일보>는 "의원 연봉, 한국보다 3배 잘사는 노르웨이보다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라며 한국 의원 연봉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27배로 일본과 이탈라아에 이어 세계 27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3일 <조선일보>는 "의원 연봉, 한국보다 3배 잘사는 노르웨이보다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라며 한국 의원 연봉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27배로 일본과 이탈라아에 이어 세계 27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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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조선일보>는 "의원 연봉, 한국보다 3배 잘사는 노르웨이보다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라며 한국 의원 연봉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27배로 일본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27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북유럽 선진국의 경우에는 국민소득에 비해 의원 연봉이 특히 낮은 편"이라며 "2022년 한국의 국회의원 연봉보다 북유럽 선진국의 의원 연봉이 적은 것"이라고며 한국 국회의원의 연봉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사실상 지난 1일 "국회의원 세비를 국민 중위소득으로 하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제안에 호응하는 기사인 셈이다.

1인당 GDP 대비 5.27배? 2015년 기준... 현재는 3.38배

하지만 이 기사가 인용하는 통계에는 허점이 많아 보인다. 먼저 한국 의원 연봉이 1인당 GDP의 5.27배라는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연구는 2015년 기준이다. 기사에서 연구를 담당한 임도빈 서울대 교수는 "2015년 기준 계산이지만 현재와 비교해도 크게 변한 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4년 기준으로 한국 의원 연봉(1억5690만 원)은 1인당 GDP(약 4640만 원, *2024년 1인당 GDP 전망치 3만4653달러)의 3.38배로 기사에서 인용한 5.27배보다 훨씬 낮아졌다.

국회의원 연봉은 해마다 계속 오르는데 왜 1인당 GDP 대비 의원 연봉은 오히려 낮아졌을까. 이는 2015년 기준 의원 연봉은 1억4737만 원으로 지금과 비슷하지만 1인당 GDP는 약 3683만 원으로 현재 1인당 GDP의 80% 수준이기 때문이다. 즉, 1인당 GDP의 상승 폭이 국회의원 연봉 상승 폭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변동적인 1인당 GDP 대비로는 국가별 의원 연봉의 확실한 비교가 불가능하다. 특히 1인당 GDP 대비 의원 연봉이 낮은 대다수 국가는 의원 연봉의 절대적인 값이 낮은 것이 아니라 1인당 GDP가 높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들의 경우 의원 수 역시 한국에 비해 인구 대비 많기 때문에 이 점 역시 감안할 필요성이 있다.

인구대비 훨씬 많은 의원 수는 언급 안 해

한편 <조선일보>는 한국보다 1인당 GDP가 높은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의 2022년 기준 국회의원 연봉을 인용하며 이들 국가의 국회의원 연봉이 한국 국회의원 연봉보다 낮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빼먹은 지점이 있다. <조선일보>가 인용한 이들 국가의 경우 의원 수가 169석(노르웨이), 179석(덴마크), 349석(스웨덴)으로 인구에 비해 의원 정수가 많은 국가들이다. 이들 세 국가의 평균 의원 1인당 인구는 약 3.2만 명으로 한국의 의원 1인당 인구인 약 17.2만 명의 1/5 수준이다.

이들의 의원 1인당 인구를 한국에 대입하면 한국의 의원 수는 1613명에 달한다. 즉, 이들 국가의 경우 한국으로 따지면 의원이 1613명이나 된다는 얘기다. 인구 대비 의원 수가 많은 만큼 의원 연봉 또한 고액을 줄 수 없는 환경인 것이다.

<조선일보>가 인용한 2022년 기준 이들 세 나라의 의원 연봉 평균은 약 1억 2569만 원이다. 이들 세 나라의 2022년 기준 1인당 GDP 평균이 약 9583만 원이니 1인당 GDP 대비 의원 연봉은 1.31배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들 국가의 1인당 GDP 대비 의원 연봉뿐만 아니라 의원 1인당 인구 또한 한국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의원 수는 1613명으로 늘어나는 반면, 의원 연봉은 6078만 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의원 연봉에 들어가는 총금액은 약 980억 원으로 현재 약 470억 원보다 두 배 넘게 많아진다. 북유럽 국가들처럼 의원 연봉을 줄이는 대신 의원 정수를 늘리면 오히려 지금보다 의원 연봉 비용이 두 배 더 들어가는 셈이다.

북유럽 국가의 의원들과 한국 의원들의 연봉을 비교해야 한다면 그러한 환경이 가능케 한 북유럽 국가의 높은 인구 대비 의원 정수 또한 한국과 비교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태그:#조선일보, #국회의원연봉,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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