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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일 새만금신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 2차 재판이 열렸다. 새만금방조제 내부 군산에 인접한 연안습지 '수라갯벌'을 매립하고 '새만금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계획을 중단시키려는 목적의 소송이며, 원고는 김연태 외 1307명, 피고는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이날 원고 측 소송대리인을 맡은 최재홍 변호사는 새만금신공항 개발사업이 새만금 내 남아 있는 생태계의 보고인 수라갯벌을 파괴하여 야생동물보호법을 위반하고, 기후변화를 억제할 수 있는 해양 탄소흡수원(블루카본)으로서의 수라갯벌을 파괴하며 운송수단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항공부문을 확장하여 탄소중립기본법도 위반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수라갯벌이 여전히 해양생태계의 보고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재판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수라갯벌 방문을 통한 현장검증을 요청하였다.

피고 측 소송대리인은 드론 촬영 영상으로 충분하니 재판부의 현장검증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새만금신공항 사업부지는 이미 법적으로 갯벌이 아니니 갯벌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날 재판에는 이 재판의 국민소송인단, 변론을 맡은 녹색법률센터,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멸종반란, 멸종반란가톨릭, 성가소비녀회, 가톨릭기후행동,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청년기후긴급행동, 파타고니아 환경팀, 그리고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참여했다.

어린이들과 천주교 성직자들이 방청석 앞부분에 앉았고, 원고 측 방청객으로 B220호 방청석이 꽉 차서 이 사건에 쏠린 관심을 짐작케 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멸종반란가톨릭의 원동일 신부가 재판정을 스케치로 남겨주었다.
  
멸종반란 가톨릭의 원동일 신부가 재판정 모습을 스케치로 남겼다.
▲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 재판정 풍경 멸종반란 가톨릭의 원동일 신부가 재판정 모습을 스케치로 남겼다.
ⓒ 원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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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동행동은 "자문의견서를 작성한 6인의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중요한 탄소흡수원이 되어주는 연안습지로서 수라갯벌의 뛰어난 가치에 주목하였고, 저어새를 비롯한 전지구적 멸종위기종들의 핵심서식지와 생물다양성 보고로서 수라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강조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과 수라갯벌의 연속성을 언급하며 지구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해 수라갯벌이 보존되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참가자들이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붉은어깨도요, 황조롱이 등의 새 모자를 쓰고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2차 재판 기자회견 다양한 참가자들이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붉은어깨도요, 황조롱이 등의 새 모자를 쓰고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 김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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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행동에 따르면 군산대학교 권봉오 교수는 "2021년 한국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심사과정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지점이 서천갯벌, 고창갯벌 사이에 새만금 간척지가 있어 두 갯벌이 자연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고, 이에 새만금 갯벌을 살릴 것을 강력히 권고한 바 있으며, 조건부로 등재했다고 기술하면서, 현재 살아있는 수라갯벌을 기능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향후 세계자연유산으로서 가치를 유지하는 아주 중요한 정책이 될 것임"을 피력했다.

또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플로리다대학교 최영래 교수 역시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전 지구적 관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일무이한 자연이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개발 중심의 갯벌 정책에서 보전정책으로 전향적으로 전환하고, 남겨진 갯벌을 보존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강력히 피력했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항개발로 인한 수라갯벌의 상실은 곧 세계자연유산으로 국제적 지위를 인정받은 한국 갯벌의 완전성의 상실, 또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 정부가 피력해 온 갯벌 보존의지의 번복 및 그 진실성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오창환 교수는 의견서를 통해 "해수유통 확대를 통해 새만금 내 갯벌과 하구언 복원이 오히려 지역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수라갯벌과 그 안의 생명들에 대한 보존은 새만금 내 갯벌과 하구언 복원의 기반이 되어 향후 빠른 속도로 복원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 또한 아래와 같이 밝혔다.

"정부는 2009년부터 갯벌복원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갯벌생태계를 보전하고 복원하기 위한 관련 지침과 법률을 제정하였고, 그에 따라 정부는 '한국판 그린뉴딜' 사업으로 2025년까지 누적 4.5㎢의 갯벌 면적 복원을 목표로 갯벌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연안해양생태계가 산림생태계보다 탄소저장효과와 속도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중요한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됨에 따라 갯벌염습지와 해양생태 복원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또한 23만㎡ 가량의 해초지, 염습지 복원 사업을 추진하여 해양탄소흡수원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바로 어제(5월 31일) 해양수산부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에 따라 블루카본 흡수량을 2030년까지 106만6천t,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블루카본 흡수량을 2050년 136만2천t까지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이야말로 대규모 염습지와 갯벌로 형성된 연안습지로서(전체 면적 21㎢/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 면적 3,403,045㎡) 정부가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들여 그토록 복원하려고 하는 블루카본 그 자체이며, 다양한 생명들이 기대어 살아가는 반드시 보존해야 할 귀한 생태지역입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해초지, 염습지를 복원하지 않더라도 지금 새만금 갯벌 내에 아직 매립되지 않은 습지 부분을 그대로 두기만 해도 수십 배의 탄소흡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원고 측 대리인인 녹색법률센터 최재홍 변호사가 방청을 위해 모인 시민들에게 이 재판의 의의를 브리핑하고 있다.
▲ 새만금신공항 취소 소송 기자회견 원고 측 대리인인 녹색법률센터 최재홍 변호사가 방청을 위해 모인 시민들에게 이 재판의 의의를 브리핑하고 있다.
ⓒ 김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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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소비녀회의 한 아녜스 수녀는 최근 어린이들과 함께 멸종위기종의 가치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단지 알리기에 그치는 것보다 연대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오늘 방청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초등학생 남매를 둔 시민 강동주씨는 자신의 아이도 기후위기에 걱정을 많이 한다며 어린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아 다음 번 재판도 방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다음 기일은 2023년 9월 14일 15시 20분에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행정법원에서 열린다. 공개재판이므로 누구나 방청할 수 있다.

태그:#수라갯벌, #새만금신공항,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새만금갯벌,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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