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서울시 기후행동계획. 친환경 이동 수단을 위한 도로 공간 전면 재구조화를 밝히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2050 기후행동계획을 발표하며 친환경 이동 수단을 위한 도로 공간을 전면 재구조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도로 공간 재편을 통해 차도를 줄이고 보행 및 녹색교통공간을 확보한다. 2025년까지 28.62km 길이의 22개 도로를 정비한다. 승용차 차로를 4차로 이하로 축소하고, 대중교통 및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확대한다.
또한, 서울 전역 핵심 지역에 자전거전용도로(Cycle Rapid Transit)를 구축하고,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를 확대한다. 2021년까지 따릉이 약 4만 대를 보급하고 대여소를 3040개소로 확충하여 도보 5분 거리 내에 따릉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자전거 통행량을 일 230만 통행을 달성하고, 자전거간선도로를 623km까지 확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계획은 자전거 수송 분담률에 어떤 기여를 하는 것일까?
서울시 수단별 분담률(2021년)을 보면, 전체 통행량 2387만 중 버스 24.9%, 지하철 28%, 승용차 38.0%, 택시 3.7%, 기타 5.5%이다. 기타는 도보 및 자전거를 제외한 오토바이, 화물차, 특수차를 말한다. 자전거는 아예 분담률 산출조차 되지 않고 있는데 산출의 의미가 거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전거는 여가수단을 넘어 교통수단으로, 수송분담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목표가 설정되고 그에 맞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는데, 정책의 목표는 무엇인지, 과연 도로 공간은 전면 재구조화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서울시는 2023년도 에너지 기부·라이딩을 상반기와 하반기에 진행했다. 자전거를 활용해 저탄소 생활문화를 정착시키고 자전거 출퇴근을 활성화하고자 함이었단다. 출퇴근을 가장 많이 한 10명에게 최다 참여상을 주는 등 여러 증정 행사를 비롯해 참가를 독려했다.
그러나 자전거로 출퇴근할 길이 제대로, 아니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 본 행사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자전거 출퇴근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경품이 아니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임은 자전거를 한 번이라도 타 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아닐는지.
주행 중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 없이 쾌적한 환경에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소음도 없고 비용도 저렴하며 건강에도 좋은, 주차공간(자동차 1대당 8대의 자전거 주차공간이 확보된다)도 주행공간도 절약되는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주행이 보장되는 '길'이다.
5분 안에 따릉이를 탈 수 있는 것을 넘어 따릉이를 타고 원하는 곳까지 자전거 이동이 가능하도록 도로를 확충하는 일. 그래서 자전거 수송 분담률을 높일 수 있는 도로의 전면 재구조화가 시급하다. 이는 공간의 정의로운 재편과 함께 도로의 지속가능성,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열어가는 해법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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