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대구 중구의원(더불어민주당)
백경록
이 의원에 따르면, 이후 3월경 중구청 국장이 찾아와 '이렇게 MOU를 체결했고 5억 원을 여기에 쓰겠다'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예산 자체가 위법이니 삭감하고 이 화백과 관련해서는 새로 예산을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국가와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 또한 지방의회가 의결한 취지와 다르게 집행된 사업예산은 '전용제한' 되기 때문입니다. 리모델링에 쓰겠다고 보고해놓고 다른 데 쓰면 '불법'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이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지 약 한 달 뒤인 7월 22일, 예산 불법 편성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구청 스스로 에코한방웰빙체험관 리모델링 예산 5억 원을 삭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구청 관계자는 기자에게 "당시에는 이 화백 사업 내용이 아니었고 노후한 센터 리모델링비였는데 상황이 급변해서 2월에 MOU가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추경 때 리모델링비를 반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방 예산, 이렇게 마음대로 다뤄도 되나
시민들은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예산이 정말 치밀하게 책정돼 쓰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 중구에서 확인한 건, 몇천 원도 아니고 몇억 원이라는 예산이 너무나 쉽게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다는 현실입니다.
대구 중구는 재정자립도 26.64%에 예산규모는 유사지방자치단체 평균액보다 860억 원이 적습니다. 스스로 공지한 바와 같이, 재정운영의 계획성과 건전성 확보, 자체수입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지자체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더욱 중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중구는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해뒀습니다.
조례에 의하면, 체험관은 지역 한방산업, 문화의 홍보·전시·교육·체험·판매, 친환경, 전통한방 관련 각종 프로그램 운영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1월 1일, 설날 및 추석날, 매주 월요일, 구청장이 정하는 휴관일을 제외하고는 연중 개관하게 돼 있습니다(구청장이 휴관일을 정할 때는 미리 홈페이지 등에 공고해야 합니다).
중구청은 이인성 화백 관련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2022년 4월 30일부터 내부 찻집을 제외하고 체험관 운영을 쉬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례에 근거가 없는 휴관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조례부터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예산 배정 과정도 충분히 문제였지만, 체험관 운영 방식도 조례에 어긋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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