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사시노 소각장 내부 전경. 청소년을 포함한 시민들의 환경교육과 주민들의 옥상 농업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주민친화공간
이동학
유럽과 일본은 제한된 영토에서 지속 가능한 쓰레기처리의 해법은 소각시설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물론 이들 도시들 역시 한때는 혐오시설이라는 인식과 이를 거부하는 주민들의 반대 시위에 맞닥뜨렸습니다. 그럼에도 당국과 정치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공론장을 열어 처리시설과의 공존을 위한 대화를 지속했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하고, 정보공개와 시설 운영에 주민들을 참여시켜 투명성을 확보한 것입니다. 소각 에너지시설 운용을 통해 열과 난방, 전기 등의 혜택이 그대로 지역 주민이나 지역공동체에 쓰이도록 조치했습니다. 시민들은 이제 이곳을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국내에서의 소각 에너지시설 기반을 갖춘 채, 개발도상국의 쓰레기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와 에너지 공급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소각장 외교, 쓰레기 외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의 외교부, 환경부, 자이카(jica) 등 국가 부처가 나서 외교의 일환, 산업의 일환, 국제원조의 일환 등 여러 명분을 만들어 개발도상국에 진출해 자국의 소각 에너지시설 건설과 운영, 선진적인 쓰레기처리 시스템 등을 이식하며 발판을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린뉴딜 순환도시의 비전
제 어린 시절 화장실의 기억은 늘 더럽고 냄새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때문에 화장실과의 공존은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지요. 그러나 도시로 이사 와서는 화장실이 집안에 있었고,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야만 됐고, 또 집안에 있으니 쉽게 관리 가능했지요.
서울시장이 되고 싶은 선배님들. 결국엔 가야만 하는 길을 계속 미뤄선 안 됩니다. 현 세대가 눈을 가린 채 머나먼 미래로 계속 해결 지점을 미루면 결국 미래세대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싸움에 나서야만 합니다.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서울의 쓰레기 대응은 어쩌면 이미 늦은 상황인지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세계에 본이 될만한 최대, 최고의 친환경적 소각 에너지시설이 도시 중심에 필요합니다. 쓰레기 문제 해결과 그린 뉴딜로서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서울시민들과의 공론장을 열고 대토론을 해볼 순 없을까요.
서울 밖으로 쓰레기를 내보내려는 방식으로는 친환경 자원순환 도시로의 전환은 이룰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 나온 쓰레기는 지역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쓰레기처리와 에너지생성이라고 하는 그린 뉴딜의 기조에 부응하고 보조적 수단으로 리&업사이클링 등 재활용산업을 활성화시킬 때 이룰 수 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코펜 힐로 불리는 스키 소각장. 암벽등반, 산책, 레스토랑 등 갖가지 시설을 갖추고 있다. 18만 가구에 전력과 난방을 제공한다.
코펜힐 홈페이지 캡쳐
20세기 최고 반전의 역사를 쓴 도시 서울을 21세기 친환경 자원순환 도시로 세계에 자랑할 비전의 길로 가야 합니다. 귀감이 되는 정치는 미래를 걱정하고 지금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도전의 정치입니다. 다음 세대에게 짐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해결된 미래 또는 해결될 토대를 남기는 편이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서울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담대한 논의를 해볼 순 없는지요. 선배님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미래를 개척하는 편에 청년들과 함께 서주시길 바라며.
이동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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