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2020년 8월 2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2020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밤 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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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 연구소 소속 교수도 노엠 주지사의 대응을 두고 '어떤 기준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난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노엠 주지사의 미흡한 코로나 대응으로 2021년 3월 1일까지 1500여 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지사의 대변인은 주민들에게 말한다. "오늘은 자유를 위한 좋은 날입니다"라고.
주 정부의 이런 안이한 인식에 대해 가장 분노하는 그룹은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이들이다. 사우스다코타 주 의사협회(South Dakota State Medical Association)는 주정부의 정책 부재에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의료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위해 사우스다코타 분들에게 호소합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 유지를 지켜 주십시오."
<뉴욕타임스>는 인구 88만 사우스다코타 주의 11월 26일 현재 확진자 수는 7만6142명, 사망자는 849명이라고 알린다. 이 조용한 미국의 시골 주가 전 세계 코로나 사망률을 높이는 주범이 되고 있는데 주지사는 '자유'를 외치며 방관하고 있다.
추수감사절 2주 후 미국 확진자는?
미국 최대의 명절을 맞아 미국의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들에게 각각 다른 메시지를 남겼다. 백악관 사이트에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집과 교회에 모여 감사 기도를 드리라는 것이다. 반대로 바이든 당선자는 집에 머무르는 것이 모두에게 선물이고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 했다.
미국 국립 전염병 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박사도 연휴를 맞는 미국인들에게 여행 취소와 접촉 금지,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연휴 미국 내 항공편 이용자는 3백만 명에 이른다. 총 확진자 1324만, 사망자 26만 9천(11월 26일 기준)의 미국 내 코로나 수치가 연휴 이후 얼마나 더 솟아오를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노스다코타에 사는 지인은 상대적으로 방역대책이 잘 되고 있는 뉴욕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한다. 잘 모르는 소리다. 25일, 미국 연방 대법원은 뉴욕주지사의 예배 참석 규제 행정명령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뉴욕 주지사가 교회 모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 헌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긴즈버그 판사 사망 후 새로 임명된 보수적인 베럿 대법관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판결이다.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 둘째 날인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의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가 발언하고 있다.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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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에 적극적인 대통령이 임명됐지만 4년간 달라진 사법부와 지자체들의 변화가 미국 사회를 전염병 대처에 미온적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은 네이티브 아메리칸(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농사를 시작한 유럽 이주민들이 추수한 곡식을 나누며 감사를 표했던 역사에 기원한다. 그 네이티브 아메리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다코타 지역이 지금의 코로나 사태에 가장 큰 희생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슬픈 아이러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2주 전부터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전 주에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조치했다. 급격하게 올라가던 확진자 수가 약간이나마 꺾인 이유다.
다코타 지역에서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과 그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취재하고 있는 <시비에스> 벡나우드 기자는 묻는다.
"시민들은 마스크 규정을 바꾸기 위해 정치인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변화를 거부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교육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요. 근데요... 우리는 지금 8개월째 팬데믹 상태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거죠? 얼마나 오랫동안 마스크 착용을 교육시켜야 하는 거죠?"
<카이저 헬스 뉴스>(Kaiser Health News)는 지금 미국에서 1.2초마다 한 명씩 코로나에 확진되고 107초 당 한 명씩 사망한다고 전한다. <뉴스위크>는 추수감사절 10일 후엔 하루 4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예상했다. 팬데믹이 정권을 바꿔냈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여전히 미 전역을 덮고 있다. 2주 후 폭발할 미국의 코로나 그래프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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