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대구의료원에서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적으로 제일 큰 조치는 추경일 것이다. 그런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이게 우리가 해보지 않은 종류의 장기전이다. 자영업자가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경제활동의 위축은 단순히 자영업자에게 머물지 않는다.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운전자금 자체가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강남의 아주 큰 학원들 아니라면 학교 개학 연기에 맞춰서 휴원에 들어가는데, 동네의 작은 학원들은 몇 달씩 쓸 인건비를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청이나 하도급을 따라 내려가면 맨 마지막에는 프리랜서들이 있다. 1차 산업부터 3차 산업까지, 공교롭게도 때 아닌 특수를 누리게 되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충격이 온다. 이 충격을 어떻게 완화하고 일상적인 경제적 삶의 타격을 줄일 것인가, 이게 추경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정당국이 해보지 않은 어려운 계산이다.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주로 긴급 융자 방식으로 문제에 대처했다. 그런데 판데믹 같은 장기적 사건의 경우에는 융자로 잠깐 버틴다고 되지 않을 사람들이 많다. 기간 중 경제적 손실분에 대해서 어떻게 지원금을 줄 수 있는가, 누구에게 주어야 하는가, 이런 작지만 어려운 계산 앞에 있다. 이걸 잘 해야 재정당국이 판데믹에 잘 대처했다고 할 수 있다.
돈도 돈이지만 제도의 탄력성도 이번 기회에 높여야 할 것 같다. 한국은 많은 경우 연간 단위로 돌아간다. 그렇게 연간 단위로 미리 잡힌 행사 같은 것들이 취소된다. 기존의 틀로 하면 지금 생기는 많은 문제는 지난 연말에 계획을 잘못 잡은 것이다. 그러나 그걸 누가 알 수 있겠나? 급작스러운 취소와 연기, 이런 일들이 번번히 일어날 것인데, 그 때마다 실무자가 책임지는 건 좀 그렇다. 그러나 지금 제도가 그렇다. 비상 사태에 맞춰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이런 연장선에서 총선 연기에 대해서도 검토를 안 하면 안 될 것이다. 학교 개학이 지금처럼 1주 정도 늦춰지고 정상화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3월 내내 학교가 개학을 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수업일수 맞추는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큰 사건인 집단 유급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몇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시나리오로 만들어서 검토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한·중·일 이 세 곳이 큰 문제이지만, 유럽 같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판데믹 대처라는 눈으로 총선 연기를 포함한 많은 제도적 적응에 대해서도 지금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기존의 제도가 잘 예비하지 못한 분야가 생겨난다. 그 때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의원 공백, 무서운 일이다. 그러나 행정력 자체가 부족해서 정상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을 아주 배제할 수도 없다. 대통령의 결정과 국회의 특별법, 어색한 조합이지만 이보다 더 위험한 판데믹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 시나리오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정말 어려운 사람에게 더 많이
코로나19는 판데믹 초기다. 그렇지만 경제는 그 와중에도 돌아간다. '경제적 패닉'이 오지 않게 관리하는 것, 최소한의 경제적 일상을 보장하는 것, 그런 것들이 추경을 비롯한 긴급 경제대책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피해액 집계를 제일 잘 하는 대기업들만 손실 보존을 받게 된다. 좀 다르게 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재정정책은 부수적으로 부의 재분배 효과를 발생시킨다. 경제적 일상이 고통스러워진 사람들에게 그 돈이 더 많이 가야 하지만, 행정적으로 편하게만 하면 그 반대가 된다. 추경은 더 크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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