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노점상을 철거한 자리에 동작구청이 놓은 화분.
은석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주민이 떠나는 도시가 아닌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주민이 계속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번엔 지난해 10월, 아시아경제와 한 인터뷰입니다. 주민이 떠나는 도시를 만들지 않으시겠다고요.
상도 4동, 잘 알고 계시지요. 모르실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제2의 용산으로 불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사람이 집 안에 있는데도 해머로 집 벽을 부수고, 소송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철거를 진행해 철거민들이 두려움에 떨었던 곳입니다. 이곳엔 원래 300가구가 살았습니다. 하지만 막무가내식 강제철거로 대부분 떠났습니다.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아직도 이곳에 사람이 삽니다. 지난해 12월, KBS 보도에 따르면 상도 4동에 50년간 산 이상기씨는 현재 비닐 천막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집은 10년 전에 헐렸지만 동네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봄이 오면 약 800세대가 살 수 있는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비닐 천막마저도 잃게 생겼습니다. 구청장님이 2014년부터 지금까지 동작구 구청장으로 있으셨으니 상도 4동 상황도 잘 아실 것입니다.
50년 상도동 토박이 이상기씨처럼 50년 장사한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도 쫓겨났습니다. 현재 폐쇄된 구 시장 자리에는 복합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거 도시 재생 맞습니까? 구청장님이 도시 재생할 때는 도시의 과거, 현재, 미래가 이어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50년 산 원주민이 떠난 동네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50년 장사한 상인이 떠난 시장에 리조트를 지으면 도시가 그렇게 통시적으로 이어집니까?
주민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도시 재생 사업의 핵심이라 하셨는데, 못 떠난다는 주민을 되레 쫓아내시면 어떡합니까. 못 떠난다는 상인 80여 명을 왜 인력 천 명이나 동원해 쫓아내려 하셨습니까. 노점상 다 부수고, 고양이들까지 쓰레기차에 실은 후 그 자리엔 화분이 놓였습니다. 이 꽃은 도시의 어떤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꽃입니까. 주민 내쫓은 자리에 놓은 화분이 도시의 미관에 어떤 도움이 됩니까. 리본을 매단 총칼 같습니다.
이창우 구청장님, 노량진 상인들은 다시 천막을 세웠습니다. 노점상이자 농성장입니다. 또 부수면 또 세울 것입니다. 도시에서 살아 움직이는 건 아파트나 리조트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 건 화분이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도시 재생은 아파트에 살고 리조트에 갈 수 있는 일부 사람만 잘사는 게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상인이 상인의 자리에서, 고양이는 고양이의 자리에서 잘사는 게 도시 재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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