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걸스 온 파이어'

JTBC '걸스 온 파이어' ⓒ JTBC

 
JTBC가 또 하나의 음악 오디션 예능을 선보였다. 16일 첫 방영된 <걸스 온 파이어>는 <싱어게인> <팬텀싱어> 등으로 인기를 모은 JTBC의 여성 보컬 그룹 결성 프로그램이다. 제2의 빅마마, 마마무를 꿈꾸는 전원 메인보컬급 멤버를 발굴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그동안 JTBC표 음악 오디션 예능은 아이돌 중심 엠넷처럼 글로벌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국내 시장에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편이었다. 특히 올해초 종영한 <싱어게인> 시리즈, 팝페라 그룹 결성을 위한 <팬텀싱어>는 분명 성과를 거둔 터라 이번 신규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 또한 남다르다. 

그동안 봐왔던 JTBC표 오디션 예능에선 보통 참가자들이 차례로 자신의 노래로 기량을 뽐내고 이에 대한 평가를 받고 2라운드 진출자를 결정하곤 했다. 그런데 <걸스 온 파이어>는 첫 회부터 1대 1 대결로 승자에게 다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곧바로 치열한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첫회부터 1대 1 매치... 이겨야 다음 라운드 진출
 
 JTBC '걸스 온 파이어'

JTBC '걸스 온 파이어' ⓒ JTBC

 
MC 장도연의 진행 속에 제일 먼저 경합을 펼친 참가자들은 모두 선우정아의 팬이라고 소개한 인물들이었다. 찬주의 '개꿈'을 재해석한 '구례 돌아이' 김담영 vs. 태연의 'to. X'를 통기타 버전으로 편곡한 '미지수' 조예인은 역시나 우열을 정하기 힘들 만큼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로 심사위원을 고민에 빠뜨렸고 결국 조예인이 승리를 차지했다.  

마니아들에게 인지도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등장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YG 주최 오디션 1등 경력자이자 서사무엘의 동생으로 알려진 자넷서는 자작곡 '누워있고 싶다'를 재치 넘치는 무대 장악력에 담아 선보여 중국에서 온 레타를 4대 2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학교 절친끼리의 경합 또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수영과 김예빈은 각각 보아 원곡 'Better', 태연의 'Better Babe' 등 비슷한 제목의 노래로 자신의 끼를 맘껏 분출했다. "차세대 K팝 메인보컬 감이다"라는 심사위원 정은지의 극찬을 받은 김예빈이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했다.  
 
 JTBC '걸스 온 파이어'

JTBC '걸스 온 파이어' ⓒ JTBC

 
그런가하면 뮤지컬 계의 유망주, 글로벌 케이팝 회사 오디션에 합격했던 인재들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올해 거행된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조연상을 수상하고 <마리 앙트와네트>에선 옥주현과 윤공주 등과 함께 트리플 캐스팅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이아름솔, 하이브 주최 오디션을 비롯해서 다수의 서바이벌 예능 경력자인 이나영은 각자의 개성을 살린 선곡으로 역시 승자 선택의 고민을 안겨줬다. 

공교롭게도 후공에 나선 참가자들이 승리를 거둔 <걸스 온 파이어> 첫 회에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인재들이 대거 쏟아져나와 귀 호강하는 무대로 기대감을 높였다.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내건 "무대에서 제대로 놀 줄 아는" 참가자들의 활약은 <걸스 온 파이어>의 확실한 볼거리로 자리잡는 모양새였다  

오디션 예능에 올인하는 JTBC... '또 윤종신?'에 대한 우려
 
 JTBC '걸스 온 파이어'

JTBC '걸스 온 파이어' ⓒ JTBC

 
다만 우려되는 사항도 분명 존재한다. JTBC의 계속된 오디션 예능은 몇 가지 고민을 안겨준다. 지난 2022~2023년 등 최근 두 해 동안 걸쳐 JTBC는 <팬텀싱어4> <쇼다운> <두 번째 세계> <피크타임> <싱어게인3> <알유넥스트> 등 무려 6개 이상의 서바이벌 오디션 예능을 선보였다.  

하이브 소속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였던 <알유넥스트>를 제외하더라도 적지 않은 숫자이다. 음악 전문 채널 엠넷 이상으로 많은 수의 오디션 예능을 내밀고 있다는 점은 JTBC의 강점이면서 한편으론 기존 예능의 약세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MC 장도연을 비롯해서 주요 심사위원(선우정아, 정은지, 개코, 영케이, 안무가 킹키) 등은 그동안 방영된 오디션 예능에선 새 얼굴에 속하는 편이다. 단, 윤종신은 예외다. 엠넷 < 슈퍼스타K > 시리즈를 시작으로 JTBC 오디션 예능 상당수의 심사위원을 역임하면서 가장 잔뼈 굵은 인물로 손꼽을 만하다.  
 
 JTBC '걸스 온 파이어'

JTBC '걸스 온 파이어' ⓒ JTBC

 
​하지만 이는 <걸스 온 파이어>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연달아 JTBC 예능을 전담해서 나오다보니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 또한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싱어게인3>는 프로그램 속 일부 논란(심사평)에도 연관되었던 터라 예전에 비해 심사위원으로서의 신뢰감은 낮아진 편이다.  

더군다나 이번 <걸스 온 파이어>에선 심사위원 중 제일 최고참 인물이다보니 후배들이 제대로 의견 개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자칫 권위적인 심사 흐름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또 윤종신?"에 대한 일각의 반발 불식은 <걸스 온 파이어>의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다. 

엠넷 <빌드업>의 부진... <걸스 온 파이어>는 과연 어떨까? 
 
 JTBC '걸스 온 파이어'

JTBC '걸스 온 파이어' ⓒ JTBC

 
공교롭게도 <걸스 온 파이어>는 얼마전 막을 내린 엠넷 <빌드업: 보컬 보이그룹 서바이벌>의 여성판 버전 마냥 성격이 비슷하다. 보컬 그룹을 만들겠다는 의도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구성도 사뭇 닮은 편이다. 아이돌 출신부터 뮤지컬 배우, 솔로 아티스트 등 다양한 음악 분야에 종사하는 인물들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반면 <빌드업>은 엠넷의 이름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실적을 남겼다. 방영 기간 내내 저조한 화제몰이에 그쳤고 우승팀+멤버에 대한 화제성 확보 부재 등 냉정히 말하면 실패한 오디션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걸스 온 파이어>에겐 <빌드업>의 약세는 일종의 본보기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최소한 저런 방식의 진행이나 구성이라면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기 어렵다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교훈을 남겨줬기 때문이다. 과연 <걸스 온 파이어>는 JTBC표 오디션의 성공 법칙을 이번에도 증명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걸스온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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