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시리즈는 '아는 맛이 맛있다'는 말을 입증한 대한민국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다. 약간의 아쉬움 정도는 감안할 만큼 언제나 평균의 만족감은 채워지니, 일단 개봉하면 기웃거리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다. 프랜차이즈 식당도 세 번 가면 물리는데 과연 <범죄도시4>는 다를까. 

1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범죄도시4>는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범죄를 소탕하는 모습을 그린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디지털 범죄가 더해지면서 광수대와 사이버팀이 힘을 합쳐 악에 맞서기도 한다.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새로운 빌런, 도박 사이트 사업을 독점한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와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도 주목할 만하다. 

개봉을 앞두고 희소식 또한 날아들었다. 지난 2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한국 시리즈 영화 최초로 초청된 데 이어 전 세계 164개국에 선판매되는 쾌거까지 이뤘다. 벌써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면서 시리즈 누적 3천만 관객의 위력을 보이는 중이다. 전작 못지않은 흥행의 전조인지 기대감이 쏠린다. 

천만 흥행 공식,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이동휘, 김무열, 허명행 감독, 마동석, 박지환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이동휘, 김무열, 허명행 감독, 마동석, 박지환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 시리즈는 '단순성'이 갖는 장점을 백분 활용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극 중 마석도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한민국에는 나쁜 놈들이 많고 그런 놈들은 꼭 잡아야 하는 게 '범죄도시' 세계관의 이치다. 러닝 타임 동안 관객들은 마석도가 빌런을 때려눕히고 한국 경찰이 승리하는 닫힌 엔딩을 보기 위해 달려간다. 뒤끝 없는 개운함, 호쾌한 응징이 범죄 도시 시리즈의 목적이다. 

그래서 영화 속 도시에는 '범죄'의 본질이 없다. 영화의 목적에 가닿기 위해 범죄가 발생하는 사회적 원인 혹은 구조와 같은 복잡한 문제는 덜어내고, 그 빈자리에 액션과 유머를 꽉 채워 넣었다. 대중성이 높은 영화인만큼 배우들 또한 '소재로서의 범죄'와 '관객의 기대' 사이를 고민했다. 

마동석은 "출연 배우지만 글 작업, 프로듀싱, 제작까지 하는 입장에서 범죄 도시에는 사실 고민지점이 많다"고 입을 뗐다. 그는 "피해자와 가해자, 정의의 편에 서서 악을 징벌하는 서사가 주는 통쾌함에 대해 생각한다"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요소, 많은 사람들이 모여 깊은 고민 끝에 시나리오를 수십 차례 고친다. 실제 형사들이 하는 수사 기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거친다"라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뒤이어 그는 이 모든 작업의 기초가 되는 영화의 목적은 '엔터테이닝'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씬스틸러 장이수를 연기한 박지환은 지인의 말을 빌려 영화의 색을 설명했다. 박지환은 "사람이 스포츠 경기도 보고, 미술관 혹은 연주회에 가잖나. 그럼 '관객들이 왜 이 영화를 좋아하고 보러올까?' 주변에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냥 너무 재밌고 신나잖아!'라고 하더라"라며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않고 재밌고 신나는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마동석 주연의 '판타지물'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마동석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배우 마동석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 시리즈를 두고 '폭력으로 해결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온다. 법과 절차보다 마동석의 주먹 한방이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과정이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다. 빌런이 행하는 살인, 뚝뚝 끊기는 개연성으로 현실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워졌다는 질문에 마동석은 "판타지보다는 생략"이라고 답했다. 

마동석은 "권일용 교수님과 형사분의 검수를 마쳤지만 경찰서 장면이 너무 길어져서 어느 정도의 생략을 거쳤다.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 유령 같은 캐릭터라는 설정으로 모든 부분을 설명하는 것보다 캐릭터가 한 나쁜 행위에 집중해 설명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노력했다"라며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지만 어떤 것은 일부로 다루지 않는다"고 의도된 편집을 강조했다. 

지금껏 범죄도시 시리즈는 관객들이 순전히 액션과 코미디만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왔다. 현실과 철저히 분리된 도시에서 나쁜 놈들을 흠씬 패주는 마석도(마동석) 형사의 영웅담은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시작해도 끝은 판타지의 재현이다. 인간 병기급 빌런도, 까라면 까야 하는 경찰 조직의 상명하복 문화도 마석도 앞에선 힘이 없다. 

익히 알던 맛 중에서도 차별점이라면 마석도 형사의 '감정적인 주먹질'과 장이수의 '신분 상승'을 꼽겠다.

영화는 오는 4월 24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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