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 SBS

 
일명 '막장 드라마'의 대가 김순옥 작가가 <7인의 탈출>의 시즌2, <7인의 부활>로 돌아왔다. 지난해 9월부터 두 달여 동안 방영된 SBS <7인의 탈출>은 전작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폭발적인 인기, '시청률 불패' 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무려 460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이번 시리즈에 투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만큼 방송사에서 거는 기대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런데 뚜껑을 연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연일 선 넘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넘쳐났고 악을 처단하는 통쾌함 대신 시청자들의 분노 지수만 높여놨다. 소위 '순옥적 허용'이라는 이름 하에 어느 정도 묵인되었던 황당한 사건 전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언제나 성공을 보장했던 SBS 금토 드라마의 전통마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시청률, 화제성 등에서 예전만 못한 결과를 야기했고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래 금-토요일 밤 시간대 SBS의 연이은 흥행 부진으로 연결됐다. 담당 PD 교체 등 재정비를 통해 시즌2가 완성되었지만 <7인의 부활>은 시즌1의 틀 속에서 별다른 변화없는 이야기로 여전히 답답함을 안겨줬다.

가짜 이휘소로 국민영웅이 된 매튜 리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 SBS

 
지난 <7인의 탈출> 최종회인 17화에서 죽음의 기로에 놓였던 민도혁(이준 분)은 병실에서 강기탁(윤태영 분)과 재회했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수개월이 흘렀고 지금 세상은 모든 것이 달라진 상태였다. 매튜 리/K(엄기준 분)이 이휘소로 둔갑해 대중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는 현실은 그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제 세상의 눈을 피해야 하는 지명수배자 신세가 된 도혁은 새로운 조력자 심미영(심이영 분)을 만나 매튜 리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가짜 이휘소'는 금라희(황정음), 민도혁(이준), 한모네(이유비), 차주란(신은경), 양진모(윤종훈), 고명지(조윤희) 등을 불러 모아 돈을 뿌리면서 자신의 권세를 과시했다.  ​

양진모를 서울시 정무 부시장 자리에 밀어 넣고 고명지와 위장 결혼을 하도록 만드는 등 신분을 숨긴 매튜는 새로운 음모를 구체화하기 시작한다. 금라희에겐 그녀가 가짜뉴스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내용의 영상물을 제작하게끔 지시하는 등 뻔뻔한 행동을 이어갔다.   

때 늦은 반성 + 다리 절단...당황스러운 금라희의 변신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 SBS

 
<7인의 부활> 1회에선 아니나 다를까 황당한 전개의 연속으로 또 한번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자신의 친딸 방다미(정라엘 분)에게 온갖 악행을 벌이던 금라희가 매튜의 하드디스크를 찾아내 그 속에 담긴 다미의 죽음 영상을 보고 각성하는 내용이 소개되었다.  

눈 하나 깜빡 안하던 라희가 이를 계기로 각성하고 도혁과 기탁의 협력자로 급변신하는 건 당황스러움 그 이상의 감정을 안겨준다. 더욱 충격적인 건 매튜의 별장에 침입했다 탈출하는 과정에서 덫에 걸려 심한 부상을 입은 라희는 발각되지 않기 위해 큰 병원에 이송되는 것 대신 다리 절단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드라마임을 감안하더라도 신체 훼손 고어물을 방불케 하는 내용 전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사실을 매튜에게 숨긴 채 나타난 라희는 딸의 복수를 다짐하지만 이를 통해 그간 그녀가 벌였던 악행이 과연 용서받을 수 있겠는가?

여전히 시청자의 눈높이 못 맞추는 드라마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 SBS

 
시즌1 못잖게 시즌2 역시 총체적 난국 상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방영분의 백미(?)는 후반부 엔딩 장면에 있었다. 매튜에 대해 저마다의 원한을 지닌 4인이 한자리에 모여 결의를 다지고 넓은 시골길을 일렬로 줄지어 당당하게 걷는 모습은 30여 년 전에나 볼 법한 장면이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를 비롯해서 케이블, 종편 드라마를 통해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생각하면 <7인의 부활>은 첫회부터 시청자의 기대에 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작의 설계 자체가 잘못 설정된 상태에서 단순히 연출자 교체만으로 이를 보완, 수정한다는 나름의 복안이 통할 리 만무했다. 불과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펜트하우스>가 방영되던 시점과 지금은 시청자들의 취향 자체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안타깝게도 <7인의 부활> 역시 부활의 조짐은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1회로 첫 막을 올렸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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