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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원하는 어린 여학생의 모습 지금 아이는 웃고있다!
ⓒ 김형한
이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부산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리게 된다. 금 86개, 은 75개, 동81개 종합 순위 2위라는 쾌거를 비롯한 우리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은 승자와 패자를 나눌 것 없이 정말 값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경기를 마치는 마당에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과연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는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승리의 기쁨에서 나오는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MBC, KBS, SBS의 방송 3사는 아시안 게임의 중계를 하며 참가 자체에 의의가 있는 아시안 게임, 우리는 승리라는 결과물보다는 그 동안 선수들의 노력과 인내가 우리 모두를 승리자로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았다.

행여나 우리 선수가 고전을 면치 못 할때는, 그들이 종종 내세웠던 노력 자체의 의미보다는 승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겨야 합니다!"라는 강한 어조로 '승리'를 외쳤다. 몇몇 아나운서는 주문을 걸 듯이 계속 금메달을 외쳤다. 하물며 결승에서 져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낳더라도 말은 열심히 했다는, 하지만 어조는 서운해 하는 것이 분명한 말투였다.

▲ 국경을 넘어 타국을 응원하는 아름다운모습의 부산시민여러분
ⓒ 김형한
우리 선수가 압도적인 차이로 패하고 있으면 결국 카메라를 다른 경기장으로 돌리기까지 하는, 승리보다는 과정을 눈여겨보자던 사람들이 말이다.

도대체 어떤 것에 의의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하는 태도이다.

우리말에는 겨루기라는 것이 있다. 대련, 즉 승부에 연연하기보다는 서로의 기술을 견줌으로서 너와 나를 평가하여 서로가 증진하자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의 의미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맥락이지 않나 싶다.

10여년 전에 자메이카 봅슬래이팀의 실화를 기초로 한 '쿨러닝'이라는 영화가 나왔었다. 당시 섹스와 폭력이 난무하던 할리우드 영화인사들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깜둥이 네 명이 설치는 우스운 영화'라 평하였지만 사람들은 선수들의 고난과 극복과 인내의 과정에서 사람들은 감동을 얻고 이로 인해 예상과는 달리 영화는 대흥행을 거둔다. 영화에서와 같이 실상에서도 관객들은 경기자체라는 과정에서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승리만이 기쁨이 아니라는 것이다.

분명 승리는 스포츠경기에 있어 굉장한 기쁨이다. 하지만 승리만이 선수의 결실이고 관중의 기쁨일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너와 내가 한자리에 어울려 함께 겨루었다는 것이 그들을 좀더 높은 경지로 이끌고, 그 과정자체가 관중에게는 기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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