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의 전당 광장에 마련된 기념품 가게 앞에 오전 9시경 생긴 대기줄. 하루에 150개 한정 판매인 '양조위 굿즈'를 사기 위한 행렬이다.
이선필
영화관 밖 OTT 전쟁
양조위 효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팬데믹 직전 열린 2019년 관객 수 기록을 웃돌거나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양조위 초대가 일종의 최고 '가성비'를 보인 가운데 행사장 주변과 외부에선 OTT 플랫폼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온스크린' 섹션을 신설, 넷플릭스 <지옥> <마이네임>, HBO 오리지널 <포비든>까지 세 작품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4배 늘어난 12편이 상영되고 있다. 플랫폼 또한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에서부터 티빙, 왓챠, 웨이브 등 국내 업체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OTT 플랫폼들이 먼저 부산영화제 측에 적극 참가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국내 최대 영화 축제를 자사 플랫폼과 작품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이를 방증하듯 각 플랫폼은 행사장 곳곳에 이벤트 부스를 만들거나 관객 참여형 이벤트를 기획해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티빙이나 웨이브가 굿즈 판매, 전시 등에 힘썼다면, 넷플릭스는 해운대 영화의 전당 인근 카페를 통째로 임대해 관객과 영화인, 취재진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이른바 '사랑방'을 운영했다.
넷플릭스 사랑방은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6일 오픈한 이래 국내외 취재진은 물론이고 주요 영화 관계자들이 해당 카페에서 미팅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측이 마련한 후드티와 에코백 등도 일찌감치 동이 나서 주최 측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한 관계자는 "카페 사장님과 얘기할 땐 하루에 100잔 정도 예상한다고 했는데, 어림잡아 다섯 배 이상씩 팔리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이 내년에 이 카페와 계약하기 위해 사장님에게 계속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자 또한 영화제 기간에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넷플릭스 사랑방에서 관계자를 만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동료들과 사랑방 내 마련된 스티커 사진기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만족해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