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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 멍하니 앉아 허공을 응시하는 부모님의 표정은 허망해보일 뿐이었다.

"우애가 좋았어. 둘이 서로는 잘 통했을걸"
누나가 수배 생활 중이라 만나지 못해 어떻게 했느냐고 묻자, 오히려 아픈 동생이 누나를 학교로 찾아가 만났다고 덧붙인다.

아들이 죽고, 딸이 경찰서에 있는 이 기막힌 현실. 아버지는 못내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장례식을 하루 미뤘어. 동생 마지막 가는길은 누나가 봐줘야지. 그것마저도 못보게 된다면 더이상 이 사회를 믿을 수가 없지"

아버지는 말한다. 도대체 내딸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동생 가는 길도 못봐야 하느냐고. 그리고는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내 딸이 한 것 뿐이야"라고 강조하는 걸 잊지 않는다.
"누나랑 동생중 꼽으라면 동생이 더 착했지"라며 웃어보이시기도 한다.

"바뀌었어야 돼. 내가 저 위에 있어야지.."
고인 장재원, 상주 장윤석. 둘에 씌어 있는 이름을 가리키며 아버지는 끝내 눈물을 보이셨다.

건강유의하시라고 말을 건네자, "내가 의의로 강해"라고 웃음지으신다. 그 웃음은 결국 비통의 웃음이었다.

그 웃음을 지켜보던 기자는, 딸이 결국 동생 마지막 가는길에도 동참하지 못한다면, 그 웃음마저도 지어질 여력이 없어질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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