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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과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


역사는 스스로 창조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50여년 질곡의 한국정치에서 진정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시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폭력과 탄압을 능사로 하는 군사독재정치 때문에 고통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군사정권에 대한 끊임없는 저항을 통해, 군사정권을 민간정권으로 교체한 자랑스러운 민주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후 우리는 군사정권의 퇴진이라는 권력의 민주화가 정치적 민주화로 발전하고, 나아가 사회 여러 부문의 민주화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간 수 차례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치풍토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오늘 우리의 진단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가 오직 한마음으로 염원했던 정치개혁은 철저하게 무위로 돌아갔으며, 이로 말미암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는 궁국으로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우리 정치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다름아닌 사람입니다. 그동안 시민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해 온 정치개혁의 방안들이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개혁정신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권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헌법에서 규정한 국민주권을 위임받을 자격이 없거나, 정치인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자질과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인사들이 정치를 담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국회와 정당이 이러한 부적격 정치인들을 걸러내는 내부의 여과장치를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부적격 정치인들이 국회와 정치를 농단하고 국민을 우롱하면서 부패한 정치를 이끌어 왔습니다.

이제 정치인은 부패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서 우리는 희망의 21세기, 그리고 밝은 우리의 미래를 결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정치권에 호소합니다.

이제 80일 후면 16대 총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우리의 21세기를 설계하고 이끌어 나갈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우리는 21세기의 우리나라를 부적격 정치인들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는 신념으로, 우리 정치가 개혁되지 않고서는 우리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비감한 생각으로, 그리고 정치권이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황에서는 국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으로 공천반대자 명단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정치권을 대신하거나 정치에 간섭하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정치세력이 되기를 기도하거나 정치권 본연의 임무를 대신하려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우리의 행동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바램을 져버리고 극도로 불신받는 상황에서, 헌법에 보장된 국민주권을 다시 확인하고 올바른 정치를 복원하려는 간절한 자구행위일 뿐입니다.

일시적으로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정치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는 점을 널리 이해하시어, 국민들의 절대적 염원이 담긴 우리의 행동이 헛되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또한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우리는 지난 50여년 동안 누적된 우리 정치의 구조적인 악폐를 일소하고, 위기에 처한 우리 정치를 구하기 위한 주춧돌을 놓는 마음으로, 각계 각층의 뜻을 모아 오늘 공천반대자 명단을 발표합니다. 그

러나 명단발표로 우리의 의무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일은 국민적 분노와 열망을 담아 발표한 이 명단이 정치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철저하게 감시하는 일입니다.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일을 잘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행동이 정치개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하고 국민의 감시를 받지 않는 정치는 타락하게 마련입니다. 오늘 우리는 정치의 주인인 국민이 정치에 대한 감시자로 나서겠다는 선언을 하였습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질수록 우리는 좋은 정치를 향유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 개혁과 변화의 한가운데 국민 여러분과 저희들이 바로 함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000년 1월 24일

2000년 총선시민연대 100인유권자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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