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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20일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제(19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의 선택은 확고하고 앞으로도 동일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이것은 남북 모두에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민주당을 방문해 한광옥 대표 등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하신 일 가운데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많은 조치를 취한 것을 특별히 높게 평가한다"며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적극 지지를 표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이 변화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남쪽의 형제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설령 북한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빈곤하고 식량부족을 겪는다면 인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번에 충청포럼(방한중인 지난 16일 저녁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했을 때 이런 질문을 받았다. '북한을 도와줄 필요가 있느냐.' 즉, 북한을 도와주면 북한 정권이 강화돼 우리에게 안좋을 텐데 도와줄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 대화와 협력을 지속하려면 서로 존중해야하고 원조도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남북이 가까워지려면 이해와 협력이 선행돼야 하고 그래야 한반도 상황이 변화하고 북한도 변화한다.

나는 한반도 상황이 변화할 것으로 확신한다. 설령 북한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빈곤하고 식량부족을 겪는다면 인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북한 주민들이 '남쪽의 형제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다. 순수한 마음에서 원조해야 한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내가 마치 이 당의 대변인이 된 것 같다"며 웃었고, 유재건 민주당 국제협력특별위원장은 "한나라당 사람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는 한광옥 대표, 이협 사무총장, 유재건 위원장 등 민주당 측 8명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등 러시아 측 7명이 참석했다.

21일 귀국 예정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 5박6일간의 방한기간 동안 충청포럼에서 "일부 반대여론도 있는 것으로 알지만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올바른 것으로, 북한 원조 무용론과 위협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강연·인터뷰 등을 통해 수차례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적극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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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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