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감독님이 계속 발뺌하면 실명을 거론하겠다" (24일 저녁 6시경) 황영조 감독이 지도하는 마라톤 선수들의 숙소 이탈 이유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 이의수 플레잉 코치(29세. 남) 등 4명이 대한육상경기연맹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A4 3장 분량의 탄원서에는 "황 감독이 5월20일, 5월27일, 6월2일 세 차례에 걸쳐 여자를 숙소로 끌어들여 성관계를 가졌다"고 적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선수들이 제출한 탄원서.ⓒ 이정환
또한 탄원서는 "황 감독이 식비나 전지훈련비를 마음대로 유용했다. 선수들에게 비인간적인 대우와 인신공격을 했다. 개인적인 일을 이유로 훈련 일정을 바꿨다"고 밝히고 있다. 이 코치는 연맹 관계자에게 탄원서를 제출한 후, "황 감독님이 계속 발뺌하면 실명을 거론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기자회견이나 대질 등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후배들을 위해서나 황 감독 본인을 위해서나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젠 하루 빨리 공단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로 가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황 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의 얘기가 가능한 것이라 보느냐"면서 "더 이상 얘기할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매니저 김 아무개씨 역시 "자세한 얘기는 감독님과 통화하는 게 낫겠지만, 선수들의 얘기는 사실 무근"이라고 못박고 "앞으로 계획은 준비되는 대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 이정환
"곤란하니까 더 이상 묻지 맙시다" (24일 오후 4시경)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211동 401호.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선수들의 숙소는 굳게 잠겨 있다. 방을 보여 달라는 요청에 숙소 관리 책임자로 추정되는 여성은 "안된다. 맘대로 문을 열어줄 수 없으니 돌아가달라"고 답했다. 숙소 규모는 57평, 방 5개와 거실로 이루어져 있다. 이웃 주민은 "원래 노부부가 살던 집"이라면서 "전세금 3억





숙소 평면도. 황 감독의 방은 좌측상단 가장 큰 방. 바로 옆 방이 신재득, 김현일 선수의 방이다. ⓒ 이정환
정도에 들어와 있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황 감독이 여자를 숙소에 데려오는 것을 본 적 있느냐"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다만 만취한 황 감독을 몇 번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주민의 말처럼 그 정도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 똑같은 질문에 대해 1층 경비실 근무자 역시 "격일제 근무라서... 잘 모른다"며 "곤란하니까 더 이상 묻지 말라"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하지만 경비실과 엘리베이터 사이는 가까운 거리. 드나드는 사람들이 경비실의 눈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이유만으로 감독을 맡을 수 있는 시스템이 문제"





경비 담당은 “아파트 앞에 세워져 있는 선수단 차량이 며칠 전부터 세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 이정환
황영조 감독을 선수 시절부터 지켜 본 아무개 씨는 실명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탄원서를 보여 주자 "선수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신빙성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또 그는 "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코치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이유로 별다른 검증 없이 감독을 맡을 수 있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상벌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나설 것" (24일 저녁 7시경)





숙소 현관의 모습. 좌측이 경비실, 우측이 엘리베이터다. ⓒ 이정환
그러나 아직까지는 누가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재 황 감독이 개별 사안에 대한 반론이나 법적 대응 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 어쨌든 이제 공은 연맹으로 넘어갔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서상택 부장은 "전무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상벌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맹이 이번 일을 '약'으로 삼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것인지, 상벌위가 얼마만큼 진실을 규명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숙소 입구.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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