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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모 회원들과 함께 오월항쟁 관련 사진을 보고 있는 명계남 씨.
ⓒ 오마이뉴스 이주빈
배우 명계남 씨가 자전거를 타고 광주에 왔다. 지난 9월 7일 부산을 출발한 그는 장장 300km를 자전거만 타고 이동, 10일 오후 3시 광주 망월동에 도착한 것이다.

'명계남과 함께 하는 동서화합 자전거 달리기'가 그가 부산에서 광주까지 무모한 자전거 횡단을 하게된 공식 핑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인 명계남 씨는 회원 30여 명과 함께 부산 민주공원의 흙과 광주 망월동 묘지의 흙을 합토하는 것으로 네 번째 광주방문길을 시작했다.

"나쁜 역사, 정리하지 못한 것도 고개가 있다"

화상으로 벌겋게 익은 다리, 까무잡잡해진 얼굴색은 그가 가로질러온 300km의 길이 순탄치 않았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오월항쟁 사진관을 둘러보던 그는 연신 "이게 뭐야.... 이게 뭐냐구"하며 좀처럼 어두운 표정을 풀지 못했다.

"나라가 다른가? 이게 말이 되나? 가해자가 엄연히 살아있는데 무슨 화합과 용서인가? 말문이 막힌다. 왜 이렇게 자꾸 가슴에 묻고 가야 하는 것인지.... 반민특위 이래로 정리하지 못하고 단죄하지 못한 역사가 자꾸 고리가 돼 수구기득권 세력이 계속 이용하고 있다. 그 고리가 뭔가? 바로 지역감정이다."

그래서 자신은 지역감정 없애자고 자전거 횡단까지 하고 있질 않은가.

▲ 노사모 회장인 '명배우 명계남'
ⓒ 오마이뉴스 이주빈
"자전거 타서 없어질 지역감정이라면 수백 번은 타겠다. 그런데 자전거만 타면 뭐하나?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자전거를 타고 오다보니까 고개는 왜 그렇게 많은지.... 정말 힘들더라. 무릎이 깨지는 것 같더라. 그러나 언덕 꼭대기에 서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아무튼 고개가 계속 있더라. 나쁜 역사, 정리하지 못한 것도 고개가 있듯. 국민들이 언제까지 참고 버터야 하는가."

"사람들에게 노무현 바이러스 퍼뜨리겠다"

그의 그칠 줄 모르는 울분은 노무현에 대한 희망으로 바뀐다.

"노무현은 지역감정에 대해서, 지역통합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DJ의 미완성 개혁을 완성시킬 사람이다. 남북문제, 지역갈등, 언론개혁이 모두 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대권주자라고 거론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대놓고 봐라. 오직 대권은 내가 가져야지 생각밖에 없다. 그러나 노무현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권주자 노무현'은 아직 힘이 약하다. 노무현 고문의 공식 팬클럽인 노사모 회장으로서 그의 각오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아직 노무현의 본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는 그가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많은 것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단지 자신은 세상의 틀거리를 바꾸는데 기여할 뿐이란 말을 듣고 완전히 갔다. 노사모의 회원 수를 늘리겠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노무현 사랑의 바이러스를 퍼뜨리겠다."

그렇다면 이번 '동서화합 자전거 달리기'도 노무현에 대한 사랑이 깊어 의도적으로 기획한 '노무현 홍보행사'?

▲ "팬이 좋아하는 사람 사진 그려진 옷도 못입나?"
ⓒ 오마이뉴스 이주빈
"노무현 홍보하냐고? 그럼 됐네, 제대로 봤네. 세상을 바꿀 정치인은 노무현 밖에 없으니까. 부산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선관위에서 안나온 곳은 하나도 없었다. 훌륭한 사람 홍보하는 것이 사전선거운동이라면 계속 해야겠다. 선관위 직원들이 노무현 사진있는 옷을 입었다고 문제삼는데 팬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진 그려진 옷도 못입나? 그럼 서태지 팬들은? HOT 팬들은? 난 이 옷을 계속 입고 다닐 거다."

"팬이 좋아하는 사람 사진 그려진 옷도 못입나?"

우스개 소리로 "혹시 직접 정치하려고 그러세요?" 해봤다. 우문현답이다, 명쾌한 웃음을 주는.

"정적이 너무 많아서.... 문성근이라든가.... 그리고 학교 다닐 때 내 비리를 아는 친구들이 하도 많아서....(그리곤 피식 웃어버린다)"

그래도 그는 배우다.

"이 일을 하면서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한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 배우는 원래 기다리는 직업이다. 세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그래서 시민운동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치인은 믿을 수가 없다, 노무현은 빼고. 그리고 때가 되면 반민특위 영화를 꼭 만들고 싶다. 이렇게 사는 것이 좋다. 자기확인이 되니까. 이걸까 했던 것이 과정을 지나면서 확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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