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있었던 덴마크와의 경기에 대해 어떤 기사들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스포츠서울(http://www.sportsseoul.com/sports)에 접속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저는 제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기사때문이었습니다.

"덴마크전의 패인은 거듭되는 수비진의 위치선정 미숙과 상습적인 페널티킥 메이커 김상식의 실책, 주어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공격수들의 부진 등이 겹친 결과였다."(2001. 2. 15일자, '신문선의 눈' 중에서)

'상습적인 페널티킥 메이커 김상식'이라니. 무슨 게시판도 아니고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스포츠 일간지에서, 그것도 일반기사가 아닌 전문가의 분석기사에서 이런 식의 표현을 접하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우선은 어떤 근거도 없이 이와 같은 표현을 쓰실 분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김상식'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http://www.k-league.org)에 들어가 김상식 선수의 소속팀인 성남 일화의 모든 경기기록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각 스포츠 신문의 검색시스템을 뒤져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상습적인 페널티킥 메이커'로 볼만한 기록이나 기사는 전혀 찾을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작년 아시안컵, 이란과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드니 올림픽으로 출장경기수가 적었는데도 불구하고, 수비수인 그가 시즌(K리그, 아디다스컵, 대한화재컵)중에 3골이나 터뜨렸고 프로축구 통산 5500호 골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게된 거죠.

"전반 중반 모로코 공격수의 실책으로 위기를 넘기고 승기를 잡은 것은 독일 주심 판델의 엄격한 룰적용 덕분이었다. 후반 7분 김상식의 스루패스를 받은 김도훈이 돌아서려는 순간 페널티킥을 선언한 독일인 주심 판델의 공(?)이 없었더라면 다소 꼬일수도 있는 경기였다."
(스포츠서울 2000. 9. 18일자, 신문선의 관전평 - 시드니 올림픽 모로코전)

위 기사대로라면, 김상식 선수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의 '페널티킥 메이커'인데... 이쯤에서, 김상식 선수를 '상습적인 페널티킥 메이커'라고 표현하신 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 혹시 작년 12월 21일에 있었던 한일전을 잘못 기억하고 계신것은 아닌지요? 당시 김상식 선수가 싱가포르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퇴장당했던 것은 물론 사실입니다만, 정작 페널티킥은 강철 선수의 파울로 내준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따로 있습니다. 어떤 선수가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그냥 주저앉기를 바라시지 않는다면, 특히 언론을 통한 이같은 표현은 자제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문제만을 지적하면 그뿐입니다.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선수 본인이 흘려야 했던 피와 땀', 그리고 '선수 한명을 키워내기 위해 투자되는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나라가 선수 한명 매장시키기가 얼마나 쉬운 나라인지, 그로 인한 희생을 감수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고통이 또 얼마나 큰지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을 아직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말입니다.

끝으로 팬들 사이에 김상식 선수 본인이 직접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 글을 덧붙입니다. 이를 통해 작년 한일전이 끝난후 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군요. 어떻게 보면 평가전일 뿐인데, 생중계되었다는 이유로 더욱 부담을 안게될 그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김상식 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http://cafe.daum.net/dok4)에 있는 글입니다.

"정말 좋은 경기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려고 했습니다. 열심히 하려다 보니까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대단히 죄송하구요. 내년부터는 더욱 더 성숙된 김상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팬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하시고자 하는 일 모두 성사되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감사합니다."(2000. 12. 26)

덧붙이는 글 | [신문선의 눈] 초반 실점으로 위축 '무릎' 
 덴마크전의 전술적 체크포인트는 ■스리(3)톱 전술의 효과 ■설기현 안정환의 팀전술 적응력과 컨디션 체크 ■공격전 술 변화에서 오는 미드필더의 플레이 조율능력 점검 등이었다. 

3명의 전방공격수를 기용하며 이동공격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설기현은 합격점을 받은 반면 왼쪽의 안정환은 시차와 오랜 비행에서 온 피로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다. 

윙플레이가 위축된 가장 큰 요인은 전반 7분 만에 내준 실점이었다.선취골을 얻은 덴마크는 수비를 강화하면서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로 나왔고 이는 설기현과 안정환이 측면에서 수비의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돌파나 김도훈과의 월패스를 하지 못하게 했다. 수비가 밀집됨으로써 한국은 전반 60대40으로 볼점유율에서 앞서면서도 상대수비를 무너뜨리는 골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덴마크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생긴 공간을 설기현의 돌파와 안정환(고종수)의 슈팅 등으로 맞받아칠 기회를 맞았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동안 투스트라이커를 가동하던 공격전술에서 3명의 공격수로 변화를 꾀한 것은 미드필드에도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두 명의 수비형미드필더를 가동하던 중앙쪽의 미드필드 운용을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영표)로 바꾸고 유상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했지만 유상철의 몸이 무거워 미드필더와 3명의 공격수간의 호흡이 생각만큼 잘 맞지 않았다. 

덴마크전의 패인은 거듭되는 수비진의 위치선정 미숙과 상습적인 페널티킥 메이커 김상식의 실책, 주어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공격수들의 부진 등이 겹친 결과였다. 특히 손쉽게 중앙이 뚫려 첫 골을 내준 장면은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기 위한 것도 아니고 왜 전진 수비를 해서 수비진 배후에 상대 공격수가 침투할 넓은 공간을 내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덴마크전 패배는 3가지 전술적 체크 포인트를 기준으로 본다면 만족스럽지 못했다. 히딩크의 다양한 전술적 훈련을 지켜본 경기로 위안을 삼고 싶다. 

스포츠서울 논평위원/

2001-02-15 17:14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신문선의 눈] 초반 실점으로 위축 '무릎' 
 덴마크전의 전술적 체크포인트는 ■스리(3)톱 전술의 효과 ■설기현 안정환의 팀전술 적응력과 컨디션 체크 ■공격전 술 변화에서 오는 미드필더의 플레이 조율능력 점검 등이었다. 

3명의 전방공격수를 기용하며 이동공격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설기현은 합격점을 받은 반면 왼쪽의 안정환은 시차와 오랜 비행에서 온 피로 때문인지 몸이 무거웠다. 

윙플레이가 위축된 가장 큰 요인은 전반 7분 만에 내준 실점이었다.선취골을 얻은 덴마크는 수비를 강화하면서 역습을 시도하는 전술로 나왔고 이는 설기현과 안정환이 측면에서 수비의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돌파나 김도훈과의 월패스를 하지 못하게 했다. 수비가 밀집됨으로써 한국은 전반 60대40으로 볼점유율에서 앞서면서도 상대수비를 무너뜨리는 골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덴마크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생긴 공간을 설기현의 돌파와 안정환(고종수)의 슈팅 등으로 맞받아칠 기회를 맞았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동안 투스트라이커를 가동하던 공격전술에서 3명의 공격수로 변화를 꾀한 것은 미드필드에도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두 명의 수비형미드필더를 가동하던 중앙쪽의 미드필드 운용을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영표)로 바꾸고 유상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했지만 유상철의 몸이 무거워 미드필더와 3명의 공격수간의 호흡이 생각만큼 잘 맞지 않았다. 

덴마크전의 패인은 거듭되는 수비진의 위치선정 미숙과 상습적인 페널티킥 메이커 김상식의 실책, 주어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공격수들의 부진 등이 겹친 결과였다. 특히 손쉽게 중앙이 뚫려 첫 골을 내준 장면은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기 위한 것도 아니고 왜 전진 수비를 해서 수비진 배후에 상대 공격수가 침투할 넓은 공간을 내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덴마크전 패배는 3가지 전술적 체크 포인트를 기준으로 본다면 만족스럽지 못했다. 히딩크의 다양한 전술적 훈련을 지켜본 경기로 위안을 삼고 싶다. 

스포츠서울 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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