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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 고려대 정문 앞에서 14시간 동안 '차 안 농성'을 벌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10월 16일 낮 12시부터 1시간 가량 상도동 자택에서 약 40여명의 기자들과 함께 칼국수가 아닌 떡국으로 점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이번주 금요일에 다시한번 고대에 가서 강의를 성사시키기로 고대 총장과 함성득 교수하고 다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영삼씨는 또 "지난주 금요일 고대강의가 무산된 것은 김정일과 김대중이 합작해서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경진 기자의 오마이 라디오 - 김영삼 전대통령 기자 간담회 음성파일 듣기

김영삼씨는 "이번에도 또 학생들이 막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농담반진담반으로 "이번에는 옷도 두툼하게 입고 (차안에서 오줌눌) 큰 깡통도 준비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삼씨는 "지난 금요일에 14시간이나 식사도 안하고 버텼는데, 어떻게 화장실도 안갈 수 있느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어두워질 무렵 보좌관이 몰래 가지고온 조그마한 우유통에다 소변을 봤다"면서 "우리 보좌관이 다른 사람들 몰래 가지고와서 몰래 가지고 나가느라고 혼났다"고 말했다.

<김영삼씨 기자간담회 자세히 보기>
김영삼 전 대통령 퇴임 후 첫 상도동 자택 기자간담회 갖던 날 풍경 - 공희정 기자

그는 또 오마이뉴스 기자를 가리키며 "뉴욕에 있는 내 친구가 인터넷 중계를 보고 매우 소상히 알고 있다면서 안부를 전해왔더라"면서 "그렇게 빨리 인터넷신문에 보도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영삼씨는 고대앞에서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과 대화를 나눈 것을 소개하면서 김 회장에게 충고도 했다. 김영삼씨는 "김회장이 그때 내가 좋아하지도 않은 CD를 들어보라고 하는 등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서 귀찮았다"고 했다. 그는 "여기 동아일보 기자 있지?"라면서 "김회장한데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전해라, 대낮부터 술먹지 말라고"라고 덧붙였다.

비디오 보기 : 고대앞 'YS-학생' 대치 - 권동욱 기자

덧붙이는 글 | <다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자 간담회 보도용 발언 전문>

13일 고대 사태는 불경한 배후세력의 조종에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계의 모든 대학이 전쟁 중에도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하얼빈 대학에서도 수만 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독재와 부정부패를 비판하고 민주주의를 역설하였습니다. 

민주국가에서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리와 자유, 그리고 정의가 살아 숨쉬어야 할 대학의 문을 쇠사슬로 걸어 잠그는 폭력적, 반이성적 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수만 명의 학생과 국민이 수시로 드나드는 대학의 정문이 극소수 과격 학생들에 의해 15시간 동안이나 점거 폐쇄되는 오늘의 현실은 김대중 전권이 소수의 힘으로 다수의 국민을 억압하고 기만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일천만 명에 달하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 김대중씨와 200여만 표 차이로 당선되어 이 땅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사람으로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고대 앞에서 기다렸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에 의해 고려연방제 통일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고려연방제 통일을 포기했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은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이른바 '91년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을 위해 북한에 너무나 많은 양보와 경제적 지원을 하였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73년 말 미국과 월맹의 휴전으로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이었던 키신저 씨와 월맹의 공산당 서기 레둑토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월맹의 레둑토는 수상을 거부하고 그 다음 해 봄 월맹을 재침공하여 1년 만에 월남을 공산화하였습니다.

한국도 그렇게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만큼의 인권주의자라면 한국의 완전한 민주화 조치는 물론이고 인권의 불모지인 북한에서 핍박받고 있는 많은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 관철시켜야 합니다. 특히 국군포로와 납북자, 6.25 전쟁 당시 의용군과 노역자로 끌려간 남한 사람들을 하루속히 송환 받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김대중 정권 이후 남한에서 받은 각종의 지원금으로 군비를 확장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정치선전 행사에 막대한 금액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의 70% 이상이 휴전선에 전진 배치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첨단 기갑부대를 보강 배치하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여름에 최근 10년 동안 가졌던 군사훈련 중 가장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김대중 정권 이후의 심각한 가치관 혼란과 안보태세 해이, 그리고 북한의 군비 증강으로 우리나라는 일찍이 없었던 안보공백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5년 동안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오늘의 국가존망의 위기 상황에 대해 침묵한다면 역사와 국민에 대한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민주화 투쟁을 해왔고, 마침내 이 땅에 문민민주정부를 탄생시킨 사람으로서 민주주의가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가를 깊이 생각하고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자유와 정의 그리고 인권을 위해 싸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거짓과 불의는 어떤 경우에도 승리할 수 없으며 진실만이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앞으로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내 생애 남아있는 마지막 사명으로 알고 신명을 다 바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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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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