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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혜진스님의 양심고백 논란' 시리즈의 4번째 기사입니다. 새 독자는 아래의 1,2,3신과 독자의견을 참조하세요--편집자)

제 4신 : 지난 25일 시민단체 공동 진상조사위원회 열려

<나눔의 집> 혜진스님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5일 1차 회의를 갖고 전 <나눔의 집> 간사 김아무개씨의 진술 녹음과 녹취록을 검토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오는 3월 2일 나눔의 집 관계자들, 혜진스님 측근들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 한국여성민우회 정강자 대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신혜수 대표, YMCA 이남주 사무총장, 참여연대 조희연 집행위원장, <나눔의 집> 감사이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윤기현 변호사, 서울 청룡암 주지 혜조스님이 참석했다.

처음 진상조사위원회에 포함되지 않았던 혜조스님은 참여 경위에 대해 "지난 2월 3일 이후 혜진스님이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상의해왔고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2명의 여성들과도 잘 알기 때문에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편, <나눔의 집> 자원봉사자로 혜진스님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던 강임산 씨를 비롯해 많은 네티즌들이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성명서를 발표한 3개 여성단체가 참여하는 한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진상조사위원회의 공정성을 둘러싼 또 한번의 논쟁이 예상된다.

제 3신 : "진상조사 나올때까지 기다려 달라"
성폭력상담소, 여성민우회 대표 공동 인터뷰

2월 17일 혜진스님의 양심고백 이후 네티즌들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현재 '일부' 네티즌이 아닌 '대다수'의 네티즌이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3개 여성단체에서 혜진스님과 김간사의 성적 접촉을 "직장내 성폭력이자 신뢰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의 전형"이라고 밝힌 성명서에 대해 "사실규명이 안된 상태에서 혜진스님을 성폭력 가해자로 취급하는 것은 또 다른 인권유린"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1,2신 "혜진스님의 양심고백 놓고 논란 가열"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과 한국여성민우회 정강자 대표는 20일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정신대 문제는 왜곡된 역사 청산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여성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여성운동을 하는 우리에게도 이번 혜진스님 사건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최영애 소장은 네티즌들의 한국성폭력상담소 비난 의견에 대해 "혜진스님이 20일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양심고백이라는 형태를 띤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며 "네티즌이 혜진스님과 그 측근의 목소리에만 귀기울이지 말고 이후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이 밝힌 현재까지의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
▲2월 1일 : 김간사와의 전화 상담 후 사건 접수.
▲2월 4일 : 지난 92년 혜진스님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김간사를 찾아옴.
▲2월 8일 : 정신대문제해결을위한대책협의회 관계자 등 여성계 원로들과 사건 처리를 논의.
▲2월 9일 : 시민단체 관계자 6명이 회의를 거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합의.
▲2월 17일: 오전 10시 혜진스님이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함. 오후에 한국 성폭력 상담소 등 3개 여성단체가 반박성명서를 발표.
▲2월 20일: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다음은 최영애 소장·정강자 대표가 같은 자리에서 기자와 가진 일문일답.

- 누가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하는가?
"진상조사위원회에는 YMCA 이남주 사무총장, 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 참여연대 조희연 집행위원장, <나눔의 집> 감사이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윤기현 변호사,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신혜수 대표, 한국여성민우회 정강자 대표,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이 참여할 것이다. 불교계 대표로 <나눔의 집> 이사장인 송월주 스님에게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 현재 많은 네티즌들이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혜진스님의 양심고백기자회견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진상규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폭력이라고 규정한 것은 또 다른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성명서는 혜진스님이 성폭행을 했다는 발표라기보다 혜진스님의 양심고백 기자회견에 대한 3개 여성단체의 입장을 담은 반박 성명서였으며 피해자의 상담결과에 입각한 주장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에 대한 단정을 먼저 내린 것은 혜진스님이다. 혜진스님이 양심고백이라는 형식을 빌어 사실을 왜곡하는 기자회견을 갖지 않았더라면 그런 성명서를 발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 사건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차근차근 해결되어 나갔다면 현재의 이러한 논란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혜진스님과 김간사의 성적 접촉을 '직위를 이용한 성폭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혜진스님이 독단적으로 <나눔의 집>을 운영해왔다는 것은 지난 19일 연합뉴스에서 할머니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연합뉴스 2월 19일자. <또 한번 상처입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나눔의 집>의 인사권을 비롯한 모든 행정결정권은 원장인 혜진스님이 가지고 있었다.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원장과 간사의 관계가 위계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은 어디에서 근거한 것인가."

- 여성단체의 성명서에서 "혜진스님은 기자회견문에서 자신이 성적으로 유린한 여성들을 마치 내연의 관계에 있었던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심지어는 성격이상자로 발표하였다"고 했는데 혜진스님의 '양심고백서'에는 그런 말이 없었다.
"혜진스님의 기자회견문에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자회견 자리에 증인으로 참석한 한 일본인 자원봉사자가 '평소 김씨의 성격이 이상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김씨가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혜진스님이 17일 기자회견 이전에 다른 기자와 인터뷰할 때 '김씨가 성격이 이상하니 좀 조사해 보라'며 모든 책임을 김씨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었다."

- 이 사건을 접수받은 후 혜진스님과 접촉한 적이 있었는가? 혜진스님의 측근들은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한 것이 '상담소에서 아무런 연락 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이 아니다. 기자회견 전날인 16일 <나눔의 집> 황아무개 간사에게서 '혜진스님이 기자회견을 하면 그냥 이 일을 덮어주겠느냐'고 묻는 전화가 왔었다. 이는 이미 성폭력상담소의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혜진스님이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상담소가 일방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혜진스님이 직접 찾아올 수도 있었다."

- 여성단체의 성명서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여성단체에서 '혜진스님 죽이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피해자의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려 할 뿐이다. 만약 김간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재 혜진스님과 그 측근들의 목소리만 듣고 네티즌들이 여성단체와 김간사를 비난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두 번, 세 번 상처를 주는 것이다. 오늘(20일)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가지고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았으면 좋겠다. 혜진스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그것조차 못하는 피해 여성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자고 네티즌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이 사건을 좀더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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