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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 서정주 시인에게 문화훈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다.

26일 국무회의는 고 서정주 시인에게 문화훈장 추서를 결정했다. 이 소식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문화관광부 홈페이지(나도한마디)에는 '서정주 시인은 민족 반역자'라는 등 문화훈장 추서에 반대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안티 서정주'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 "아무리 민족반역행위를 하더라도 글만 잘 쓰고 그림만 잘 그리면 훈장을 준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역사학자'라는 네티즌은 "정부는 일본의 개에게도 훈장을 주는가"라는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또 '최영'이란 네티즌은 "반민족적인 인간에게 상을 주고 칭송을 하니, 이 더러운 나라에서 이민이라도 가야겠다"라고 말했고, '일본인'이란 네티즌은 "일본을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조선의 정부에 찬사를 보낸다"라며 고 서정주 시인의 훈장 추서를 역설적으로 비꼬았다.

이밖에도 '국화 옆에서'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나도 서정주처럼 나라 팔아 먹어야지, 팔아 먹되 확실히 팔아 먹어야지, 그러면 나 죽으면 훈장 줄것 아니냐"라고 비아냥 대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족문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도 "명백하게 친일행위를 한 인사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훈장추서 반대 성명을 내기로 결정했는데, 힘을 싣기 위해서 문화예술 관련 단체와 협의를 거쳐 공동으로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지역에서도 한 화가의 그림을 둘러싸고 이와 비슷한 논란에 휩싸여 있어 주목된다. 진주성 안 의기사에 비치된 '민족반역자의 우두머리'로 지목돼 온 김은호씨의 그림 '미인도 <논개>'(일명 논개영정)의 폐출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참배객들의 경우 그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 모르고 '논개 영정'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일부 인사들은 "반민족적 인물이 민족의 영웅에 대해 '더러운 붓질'을 했다"며 "작가의 행적에 대한 평가 없이 그림만 잘그리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또다른 역사의 왜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은호의 반민족행위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파 99인>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음).

이들은 특히 "반민족적 인사가 그린 그림을 '영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장소도 아닌 의기사에 모신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 영정을 보고 '민족적 인물인 논개'를 추모하는 것도 아이러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 서정주 시인의 반민족행위는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또 김은호 씨의 과거 잘못된 행적도 그의 작품성과는 달리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있다. 과연 '친일행위가 명백한 인사에게 훈장을 주는 것이 민족정신교육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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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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