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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경찰서는 10월11일 오후 1시 20분 경 군산시 조촌동에서 박복현(40) 씨를 윤락행위 및 감금, 중실화, 중과실 치사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

지난 9월 19일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참사와 관련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군산 경찰은 업소의 실제 '포주'로 박씨를 지목하고 수배 중이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박씨가 검거 됐으니 이번 사건의 진짜 포주의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에게 화재 발생 당시 질식사한 5명의 매춘여성이 쇠창살에 갇혀 감금 상태였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박씨는 변호사를 만나려고 갔던 길에 경찰에 연행됐으며, 11일자로 된 '자수서'를 가지고 있었다.

'자수서'에는 "...본인이 수배중인 바 모든 사실을 밝히고자 자수를 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박씨는 "오늘 오후 2시에 자수를 하려고 했고 그래서 아이의 물건들을 모두 챙겨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자수를 하기 위해 군산 시내로 들어 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수하기 직전에 연행한 것이다.


다음은 검거직후 박복현씨와의 인터뷰 내용

군산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내내 박씨는 3개월된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화재 현장에 걸려있던 박씨의 사진보다는 많이 수척해 보이는 박씨의 뒤로 아이의 기저귀와 분유가 잔뜩 쌓여있다.

-사고 발생 이후 지금까지 어디에서 지냈나?
"변두리 외딴 집에서 아이들 데리고 혼자 있었다."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화재가 난 업소를 실제로 운영했나?
"예전에는 내가 했는데 그전 사고가 난 이후부터는 하지 않았다."

-그전 사고는 무엇을 말하는가?
"작년 5월 남편이 경찰에 구속된 사고다."
(99년 5월 박씨의 남편 이형렬씨는 윤락행위, 감금, 폭행 등으로 구속돼 실형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본인이 아닌 남편 이형렬 씨만 구속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때 첫 딸이 두 돌밖에 되지 않아서 남편이 대신 구속됐다."

-매춘행위를 시킨 종업원들은 누가 데려왔나?
"동생(박중환)이 다 했다. 이제 밝혀지겠지만 작년 사고 후 난 (영업을) 하지 않았다."

-희생자의 일기장에는 희생자들이 화대의 일부를 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화재 현장에는 현금이나 통장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들의 돈은 어떻게 했나?
"그 돈은 계산해 준 것으로 안다. 집에 돈을 부쳐준 적도 있다."
(실제 희생자 권OO양이 올 추석 때 집으로 보낸 백만 원은 박씨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권양은 돈을 부치면서 권양의 아버지 권OO(55)씨에게 "친구에게 빌려서 보냈다"라고 말했다.)

-그럼 희생자들이 받은 돈은 어디에 있나?
"모르겠다. 그리고 그 일기장은 잘못됐다. 일기장에서는 올 2월 달에 우리 집에 왔다고 돼 있는데 그 얘가 우리 집에 온 지는 1달 8일 밖에 되지 않았다."

-누가 쪽방(칸막이방)으로 개조했나?
"원래 전에 있던 주인이 장사 안 한다고 해서 내 동생이 작년 11월에 얻었다. 그때 4개의 방으로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사고 당시 쪽방은 모두 7개였다.)

-쇠창살은 언제 설치했나?
"먼저 있던 주인이 설치해 놨다.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

-화재 발생시 쇠창살 때문에 모두 질식사했다. 희생자들을 왜 감금 시켰나?
"감금시킨 적 없다. 2층에 중간문이 큰 게 있어서... 단속 나올 때 피할 수 있는 비상문이 있다. 단속 나오면 동생이 그 쪽으로 피하게 한다. 우린 감금시킨 적 없다."

-인근 주민들은 박씨가 영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박씨가 출입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도 있다. 정말 영업을 하지 않았나?
"정말 아니다. 그저 오래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자주 놀러갔을 뿐이다. 나는 수송동 아파트에서 산다."

-그럼 무엇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는가?
"화재는 누전 때문이라고 하는데...엄마도 있었고, 다 있었는데 왜 2층에서 불이나는 것을 몰랐는지 모르겠다."

-동생 박중환씨는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는가?
"작년에 사고 난 후 두 달 정도 쉬었다. 그때 동생이 나는 애도 낳고 했으니 자기가 해 보겠다고 해서 그러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동생이 하는 것을 왜 말리지 않았나?
"지금 후회가 많이 된다. 난 억울하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데리고 있겠다."

-실제 업주가 아니라면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쨌든 우리 가족 때문에 생긴 일이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 그저 유가족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박씨는 계속해서 경찰에게 조사를 받았다. 조사 받는 동안 2∼3차례 아이의 기저귀를 갈기도 하고 우유를 먹이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와 그의 남편 이씨가 실제 업주인지를 추궁했다. 그러나 박씨는 끝내 자신과 남편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이 입수한 자물쇠를 제시하며 감금 여부를 재차 물었지만 박씨는 역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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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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