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스포츠마사지를 잘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예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열어 이젠 사장님입니다. 이 친구와 만나면 가끔 마사지를 받곤 하는데 그럴 때면 평소 무거웠던 몸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지기도 하고, 머리가 아플 때 이 친구가 손을 대면 2,3분도 안 있어 금방 낫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사지라고 하면 음란, 퇴폐 등을 먼저 연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친구도 그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명함이라도 건네면 그리 곱지 않은 눈으로 쳐다보기도 하고, 마사지를 받으러 온 손님들 중에는 아가씨를 불러 달라는 요구를 해서 곤혹스럽게 만드는 이도 있다고 합니다.

사람 상대하는 직업이 다 그렇겠지만 이 친구도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늘 이야기거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술이라도 한잔 할라치면 밤이 새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이 친구에게 일을 배우던 한 여직원이 어느 날 몸이 안 좋다고 해서 가볍게 지압을 해 주었는데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그 여직원은 그 친구의 아내에게 ‘당신 남편이 날 추행했으니 고발을 하겠다’는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의 아내는 갑작스러운 전화에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남편에게 확인을 해 본 다음에 통화를 하자고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친구는 몸이 안 좋다기에 단순히 지압을 해준 것뿐이라고 했고, 그 여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그 여직원은 만나주지 않은 채 고발하겠다는 말만 반복했고 끝내는 연락마저 두절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아내로부터 전해 듣고 전 대뜸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 친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냐"

그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 당사자 그 누구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니지만 전 그 친구는 절대 그럴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힘주어 이야기한 것입니다. 아내도 내가 한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뭔가 오해가 있었음이 틀림없어”라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여직원이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여 합의금으로 많은 돈을 받아낸 전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친구의 아내가 남편을 믿고 그 여직원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그냥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다는 것입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일 내게 그런 일이 생겨서 다른 이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그 친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냐”라고 이야기 해 줄 것인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평소 나의 행동이 내 주위의 이웃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심어주었을까 생각을 해보면 그 친구에 비해 한참 멀었구나 싶습니다. 내가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날 믿고 지지해 줄 친구가 없다면 참으로 쓸쓸할 것입니다. 그 친구를 보면 이번에 안 좋은 일을 당했지만 참 행복한 사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나한테도 그런 일이 생겨서 딴 여자에게 전화가 와도 날 믿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겠어?”아내는 대답은 않고 그냥 웃고 맙니다. 아내에게 좀 더 잘해야겠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