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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C기자 사건'이 지난 7월 1일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났는데도 이 사건의 향방에 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이해 당사자 가운데 한 축인 일선 경찰들의 항의는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경찰청이나 서울시경, MBC 홈페이지 게시판 등 인터넷상에 올려진 일선 경찰들의 글을 보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명하고 공정한 경찰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 내부의 개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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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 올라온 경찰들의 주장은 이번 사건의 책임은 MBC C기자에게 있는 만큼 부당 전보 조처된 해당 경찰관 3명을 원래대로 남대문경찰서에 복귀시키고, 사건 초기 일방적으로 MBC쪽의 의견을 받아들여 부당 전보 조처로 이 사건을 매듭지으려고 한 경찰 수뇌부를 문책하라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경찰들은 남대문경찰서 형사 3명을 문책-전보시킨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이승재 수사부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윤웅섭 시울지방경찰청장이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들 수뇌부에 대한 원색적인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인터넷상에 올려진 경찰들의 의견은 '익명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다소 '과격하게' 포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을 해당 경찰관들만의 문제라거나 적당한 선에서 매듭지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MBC C기자 사건은 MBC쪽의 C기자에 대한 적절한 징계 조처뿐만 아니라 경찰 수뇌부가 일선 경찰들의 반발을 어떻게든 받아들여야만 수습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지난 9-10일 경찰청과 서울시경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일선 경찰들의 글 가운데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장님 보십시오.

전 지방의 말단 경찰관입니다.

이번 MBC C기자 사건에 대한 청장님의 처리에 대해 끝없는 분노와 배신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경찰 개혁을 위해 우리가 힘겹게 달려온 곳이 겨우 이곳입니까? 이 더운 여름날 밤 두 눈이 시뻘게지도록 잠 못 들어 가슴이 타들어 가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요?

전 지금까지 제 어깨 위의 순경 계급장이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가 일하는 직장이 만취한 소시민의 실수로서가 아닌 불순한 동기를 가진 공영 방송국 기자 1명에게 철저히 유린당하고, 해당 경찰관 및 지휘 계통의 간부들이 엄정한 국법 질서 유지의 책임을 회피함으로서 15만 경찰과 그 가족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직장에 대한 긍지를 처참하게 무너뜨린 데 대하여 분노합니다.

우리15만 경찰은 MBC C기자와 그를 옹호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그들과 타협하려는 모든 것을 부정합니다. 이는 단순한 C기자 한 사람의 난동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계백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잊지 마십시요.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필명: 지천사, 7월 10일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중에서)

어느 패기있고 용감한 젊은 기자의 경찰 군기 잡기

MBC C기자 사건 이후 C기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했던 경찰관들은 힘든 업무에도 불구하고 현재 매일같이 조사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기자는 어떤가요? C기자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것은 명백히 공무집행방해이고, 현행범이고, 경찰관이 인지한 사건입니다. 결코 조용히 사라질 수 없습니다. 이럴 때 경찰 수뇌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청장님 저희 일선경찰관들을 위해서 이번만은 앞장 서 주십시오.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으로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집행할 수 있도록 청장님이 앞장서서 나서주십시오 지금 저 MBC쪽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조용히 무마하려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전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사건이 일간지나 혹은 TV뉴스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는 지 정말 궁금합니다. (필명: 배근성, 7월 10일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중에서)

나약한 서울청장님 보셔요!

술취한 기자 한 명 때문에 깜짝 놀라 밤새워 근무한 형사들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감찰 조사시키고, 억울하게 당한 형사들을 파출소로 전배 조처하고 그 결과를 MBC에 보고나 하는 나약한 서울청장님!

만일 당신 부하직원 한 명이 술에 취해 MBC 방송국에 난입하여 MBC C기자와 똑같은 행동을 했다면 과연 어떠한 조처를 취하셨을까요? 상상이 됩니다. 부하 직원들은 힘있는 청장, 부하 직원들을 사랑할 줄 아는 덕있는 청장을 원합니다.

지금도 이번 사건을 인터넷에 올린 부하 직원만 원망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옹졸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합니다, 왜 그 생각을 못하셨는가요, 과연 조용히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청장님의 판단 착오 하나로 전 경찰관 및 그 가족, 힘없는 국민들이 들끓고 있습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처를 바랍니다. (필명: 개혁포돌이, 7월 9일 '서울시경 홈페이지' 게시판중에서)

간부들 개혁 없이 경찰 개혁 없다

간부님들. 남대문서 사태를 보고 오금이 저리지 않습니까. 우리 비간부는 언제나 당신들의 감시 대상이었고 화풀이 대상이고 또한 진급의 발판이었죠. 감독 순시를 나와서 따뜻한 격려의 말씀하신 분 있으면 손들어봐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지요.

파출소 방범계장님들. 왜 그리 부하 직원들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가요. 지보다 나이 먹은 부소장들에게 반말 지껄이고. 집에 가면 형님도 없나요. 비간부도 집에 가면 가장이요. 제발 정신 좀 차리시요. 당신들 과거에 돈 많이 먹고 부자되었는지 모르지만 지금 경찰들 얼마나 청렴한지 알아요.

그 분도 당신들하고 같은 사람일뿐이지 못했던 사람도 아니요. 당신들이 그 자리 있었다면 더 했으면 더 했을 것이요.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어찌 당신네들만 그따위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지 몹시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말 일선 경찰서 간부님들부터 개혁을 해 봅시다. 그리고 정말 직장다운 직장을 만들어 봅시다.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필명:날파리, 7월 9일 '서울시경 홈페이지' 게시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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