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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렌 만남의 연속이었습니다.
지난 2006년 11월 9일 '제1회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지난해 11월 21일 '예비모집일'때의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말입니다.

▲ 오연호 대표
ⓒ 오마이뉴스
'좋은 기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
여러분과의 첫 만남에서 저는 주제넘게 그것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그날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젊은 여러분 앞에서 저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 기사일까? 나이로만 20여년 차이가 나는데, 저 대학생들과 나는 어떤 것이 좋은 기사라는 것에 합의할 수 있을까?

그때 저는 두 가지를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상과의 치열한 만남'과 '독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

첫 응모기사가 들어오고, 그야말로 젊은이다운 다양한 목소리들과 만나면서 우리는 무릎을 쳤습니다.

"바로 이거야, 이래서 우리가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을 하려고 했던 거야."

그러나 그런 기분 좋은 날들은 이내 긴장과 고통의 날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들의 잣대'로 젊은이들의 개성을 재단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결국 172명의 예선참여자 가운데 28명의 결선 참여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선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2차 모임 때 저는 여러분께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새로 지어내지 말고, 평소의 문제의식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선작을 위한 '작품'을 쓰려고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지금 자기의 마음을 울리는 그 무엇이 있다면 바로 그곳에서 출발하세요. 그것을 독자들과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주는, 끈기 있는 사랑을 보여주세요."

둘째, 참여자 모두가 승자가 되는 '대학생 기자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배우는 학생들인 만큼 누가 수상자가 되든, 참여자 모두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선을 앞둔 여러분은 긴장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오마이뉴스>는 4명의 외부편집위원(손석희, 손석춘, 백병규, 최진순. 개별 심사평 참조)의 심사와 내부의 심사를 종합하여 '제1회 대학생 기자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첫 만남 때 제 스스로 제기했던 것처럼 참여자 여러분과 우리가 과연 "이것이 좋은 기사다"라고 합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합니다. 하나의 기사를 놓고도 심사위원들끼리 엇갈리는 평가를 주기도 했으니까요.

어쩌면 오늘의 수상자는 긴 마라톤 코스 가운데 첫 구간에서의 승자일 것입니다. '기자다운 기자'가 되려는 마라톤에서 이제 막 1km를 달렸을 뿐입니다. 따라서 수상자도, 아깝게 수상을 하지 못한 이들도 '끈기 있는 사랑'은 지금부터 더욱 필요합니다. 자기가 보고 느낀 세상의 문제를 가벼이 다루지 않는 따뜻한 마음, 그것을 바탕으로 언제, 어떤 시선으로, 어떤 스타일로 독자들과 만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그것이 있다면 우리 모두는 승자를 위한 코스를 달리고 있는 셈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참여자 여러분 모두와, 또 이번 공모전을 지켜본 예비 참여자 모두와, 그리고 독자여러분과 끈기 있는 사랑을 이어가겠습니다. 대학생 참여자 여러분, 심사위원 여러분, 독자여러분 감사합니다. 2007년에 계속될 2회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때 또 설레는 만남을 이어갑시다.

-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내부 심사위원장)

▲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대학생 기자상 예선기간이었던 지난해 11월 21일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대학생 기자상은 첫 회였음에도 불구 참신하고 수준높은 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 선대식

※ 제1회 대학생 기자상 수상자 소개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 결선은 1월15일부터 31일까지 지정주제(빛나는 조연)와 자유주제 각 1건 이상씩의 기사를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결선참가자 28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결선대회에서 신선하고 따뜻한, 때로는 날카로운 많은 기사가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당초 대상 1명, 우수상 3명을 선정하려던 계획을 확대해 대상 1명, 우수상 4명, 특별상 2명 등 총 7명의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특별상은 결선 지정주제와 자유주제 우수작에 드리는 상입니다.

제1회 대학생 기자상 시상식은 2월 22일 오마이뉴스 창간 7주년 기념식 행사장(세종문화회관 세종홀 6시30분)에서 열립니다.

■ 대상(1명) : 상패 및 상금 100만원

홍성희(wowminam, 고려대)

→ 아파트는 아픔을 먹고 자란다
→ 시급 4천원, 근로장학금의 '두 얼굴'
→ 삼선동 골목길에서 강남을 떠올리다

■ 우수상(4명·가나다 순) : 상패 및 상금 각 50만원

김귀현(kimkui, 한양대)

→ "학생 1000명이 다 내 자식이지, 허허~"
→ 당신이 버린 '양심', "지금 주우러 갑니다"
→ 툭 하면 지연·서행·연착... 경부선 더부살이에 서러운 1호선

안가희(kh8542, 서울여대)
→ 부도맞은 인쇄업자, 그물을 부여잡다
→ "제자라고 부를 학생 없어도.. 나는야 선생님"
→ 출근 지하철 점령한 무료신문, 수거 현장에 가다

이덕원(gloomyking, 한림대)
→ 내 싸이의 '도둑' 방문자를 보여줘~
→ 볼품없는 그의 철가방이 유난히 빛난다
→ '아웃사이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차예지(buangel, 고려대)
→ "비인기학과라도 좋아" 편입으로 간판 바꾸는 대학생들
→ 통역사와 수표는 가짜일 때만 알려진다
→ 고려대 옆, 집 없이 사는 60대 노부부를 아시나요

■ 특별상(2명) : 상패 및 상금 각 30만원

이병기(wls8118, 세종대)

→ 신평화시장 지게 아저씨의 동반자... 10년차 지게의 눈에 비친 낮은 세상

이정혜(kiko17, 서울여대)
→ 언론의 나쁜 버릇 '주요 대학'

제1회 대학생 기자상 심사위원회 심사평 종합

'기자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지사(志士)인가?'
손석희(외부 심사위원장, 성신여대 교수)


▲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기자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지사(志士)인가?'

이런 화두를 앞에 놓고 이번 응모작품들을 심사해 보았다. 그것은 필자의 오래된 기억에 기인한다. 중학생 시절에 절친했던 친구의 삼촌인가가 신문기자였는데 어느 때인가 자신이 쓴 기사 때문에 크게 곤욕을 치르고 신체의 위해까지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 때부터 마음속에 품게 된 화두였던 것이다. 물론 그 때는 엄혹했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이었다. 친구의 삼촌이 어떤 기사를 썼는지는 자세히 전해 듣지 못했지만 아마도 그것은 매우 정치적인 내용으로 당시의 상황에선 쓰기 어려웠던 내용이었을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

정치적 자유가 회복된 지금도 기자는 지사여야 하는가? 몇 년 전에 어느 원로 언론인을 인터뷰한 자리에서 비슷한 질문을 던졌을 때 그의 대답은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었다. 하긴 그가 지나온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다른 것이고, 또한 그의 선배들이 지나온 시대는 더 확연히 다른 것이니 그의 대답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또 다른 시각에서 기자는 지금도 여전히 지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사라는 것이 뭐 꼭 목숨 걸고 희생해야 들을 수 있는 칭호는 아니지 않은가? 그 근본은 따뜻한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따뜻한 마음이 기본이 되어 소외된 사람도 살펴보고, 정치경제적 불의도 고발하게 되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20여 편이 넘는 응모기사들 가운데 많은 수가 그런 따뜻함을 보여준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걸 보면 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래도 분명히 인본주의자들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거기에 점수를 매기고 있는 필자가 좀 한심해 보였다는 것이다. 글 솜씨라든가, 구성력, 기획력이란 것이 따지고 보면 근본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 것들은 갈고 닦으면 얼마든지 성취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혹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정말이지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응모한 모든 학생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여러분들 모두가 지사이다.

젊은이만의 시선, 돋보였다
손석춘(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대학생 기자상 심사. <오마이뉴스>다운 시도다. 젊은 지성인의 싱그러운 생각을 엿보고 싶은 기대는 결선에 오른 11명의 작품을 읽으며 현실이 되었다.

달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수여하는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기성 언론인들의 기사와 비교가 되었다. 무엇보다 아직 기자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이 기사에서 뚝뚝 묻어 나와 신선했다. 동시에 그 말은 아직 기사로서 완결되지 못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가령 출품작 가운데 기성 언론에서 당장 기사화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라는 점에 비추어본다면 어쩔 수 없이 부족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젊은 지성인의 기사쓰기에서 고갱이는 '눈'이다. 기성 언론이 미처 다가서지 못한 곳에 눈길을 돌리고 그곳에서 진실을 캐내어 알리는 진지한 시도들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이를테면 "아파트는 아픔을 먹고 자란다"는 기사는 아파트라면 곧장 부동산을 떠올리는 세태에서 아파트를 건설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애환을 담았다. '잡부'라는 건설 현장의 용어를 그대로 기사화하는 작은 티가 없지 않지만, 그런 시선으로 만만치 않은 취재력과 문장력을 갖추어 쓴 기사는 가슴 한 편을 뭉클하게 했다.

"극장 안 등대지기 45년, 어둠 속에서 빛 만들다"는 기사도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극장에서 영사기사를 '극장 안 등대지기'로 조명하고 있다. '빛나는 조연'이라는 주제에 가장 적절한 포착이었다. "부도 맞은 인쇄업자, 그물을 부여잡다"는 국제통화기금이 빚은 인생유전을, "볼 품 없는 그의 철가방"은 중국음식 배달원의 일상을 진솔하게 그렸다. "신평화시장 지게 아저씨의 동반자"처럼 지게의 시선에서 "낮은 세상"을 보여주는 상큼한 시도도 돋보였다.

결선에 오른 젊은 지성인들이 '빛나는 조연'에 보낸 웅숭깊은 눈을 앞으로 기성 언론의 저 어둠에도 '주연'이 되어 비추겠다는 결기를 벅벅이 세웠으면 한다.

기사 한편 한편이 회초리 같다
최진순(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 최진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기자 정신의 위기를 절감하는 시대에 젊은 대학생들의 재기가 담긴 기사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기성 기자 세계를 채근하는 푸른 도전과 열정의 향연-. <제1회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 예결선에 쏟아진 기사들은 만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교교(皎皎)함이 용광로의 불덩이처럼 뜨겁다.

그래서 가까이 마주한 얼굴이 화끈거린다. 기자의 길을 먼저 걸은 것뿐인 자에겐 쑥스러움마저 들게 하는 한 편 한 편의 기사들이 회초리 같다. 부끄럽다. 수백 명의 기자 꿈이 펼쳐 낸 기사들을 열어보자마자 평가한다는 것보다는 한 수 배운다는 자세가 자연히 움튼다.

대학생들의 눈은 여지없이 다채롭다. 일상적인 데서부터 정치까지, 새벽 항구와 도회지의 컴컴한 그림자들까지 때로는 메스를 든 의사처럼, 촛불을 켠 구도자처럼 생명과 평화를 향한 손짓이 분주하다. 정교하진 않지만 풋풋한 새김을 주는 글발은 대학생 기자들의 오롯한 기자애(愛)의 표정이다.

한껏 안고픈 요량이나 여유가 없다. 이들을 줄 세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세상에 많고 많은 상이 있지만 기자상처럼 무게감과 격조에서 남다른 것은 없다. 더구나 치열하게 세상과 만나려는 대학생 기자들에게 주는 명예고,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시대에서 "기자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시연해 줄 호명이 아닌가 말이다.

공명(空名)을 남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학생 기자상을 제정한 <오마이뉴스>는 21세기 벽두에 "모든 시민이 기자다"라고 했다. 시민기자는 기자세계에 허명이 아닌 혁명적 질서를 심는 이름이 됐다. 이 위세에 대학생 기자들에게 수작(授爵)하면서 '기자됨'의 장도에 무조건적인 힘을 주려는 기분은 접어야 했다.

저널리즘의 위기 시대에도 기자의 본질적인 위상을 고려할 때 역사와 세계에 대한 올곧은 관점은 지순한 명제이다. 특히 대학생 기자라면 '베껴 쓰기'와 '앉아서 취재'라는 구태보다 발로 뛰는 도전은 중요한 태도이다. 그래서 묵직한 소재에 파고들기보다는 열과 성을 다한 바지런함이 튀는 것은 옥에 티가 될 수 없다.

혼을 바치는 취재는 모든 기자의 처음이며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런 미더움을 보여 준 대학생 기자들이었기에 기자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이런 몰염치한 편승을 허락해 준 <오마이뉴스>와 대학생 기자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젊은 실험과 도전이 아쉽다
백병규(<미디어 오늘> 전 편집국장)


▲ 백병규 <미디어 오늘> 전 편집국장.
기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새내기들을 만나는 것은 항상 싱그러운 일이다. 그들에게서는 풋풋하지만 참신한 감각을 느끼게 되고 거칠지만 생동감 넘치는 열정을 읽게 된다. 무엇보다 젊음의 자유로움, 그 번뜩이는 새로움이야말로 기성의 막힌 시야를 탁 틔우는 비상구가 아니던가.

그들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전령사들이다.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 선정위원을 제안 받았을 때 흔쾌히 수락한 것도 이참에 조금 더 젊어져볼까 하는 내심이 더 컸다.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일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게 착각이었다. 예선작과 결선작 수 십여 편을 읽는 것은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다. 현기증까지 일 정도였다. 수인선 지하철에서 호주의 저 먼 농장에 이르기까지, 대학가의 대자보광장에서 서울의 달동네까지, 또 가리봉동 정육시장에서 건축현장을 거쳐 싸이월드의 세계에 이르도록 시공을 넘나든 그들의 글을 읽고 점수를 매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직하게 말하자. 그 현기증이 결코 신나는 것만은 아니었음을. 하늘 아래 새 것은 없다지만, 많은 작품들이 현란한 소재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기성의 틀 속에 갇힌 답답함으로 다가왔음을. 기성 언론들이 외면한 주변의 일상에 대한 애정 있는 관심에도 불구하고, 사적 대화의 수준을 넘어 공론의 장으로까지 나아간 작품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는 것을. 무엇보다 젊음의 그 치열한 도전의식과 실험 정신의 정수를 만끽하기 어려웠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쩌면 거친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의 과도한 '의식과잉'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젊은 세대의 세계관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참으로 신선한 미덕을 찾을 수 있었다. 기성언론이 외면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그늘진 대목에 대한 따뜻한 시선, 기가 막힌 발상의 기사형식, 세계로 열린 넓은 시야를 확인할 수 있었음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그들의 빛나는 감각과 예지가, 또 따뜻함이 더욱 빛나기를 희망한다.

생각하는 젊음은 아름답다
이한기(<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 이한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를 던지고 !를 찍는 일'. 개인적으로 내린 기자라는 '업(業)의 정의'다. 기자의 생명은 끊임없는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다. 그 호기심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관심이다. 사랑의 반대말이 증오가 아닌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세상에 대한 관심은 세상과 그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애정일 수도 있겠다.

호기심으로 던진 ?와 결론을 내리는 ! 사이에는 '생각'이라는 다리가 놓여진다.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건 ?와 !를 잇는 메신저라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젊음은 아름답다. 젊음의 고뇌는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기사를 쓴다는 건, 세상에 말 걸기다. 침묵의 벽을 깨고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다. 대학생 기자상 결선에 오른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말을 걸고 있는지를 보는 일은 무척 즐거웠다. 나와는 다른 생각과 방식으로 그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무덤덤하게 보고 넘겼던 시장통의 지게에 생명을 불어넣어 지게의 눈으로 세장을 본 기사, 신촌·대학로·강남역 등을 돌아다니며 담배꽁초를 주워 가상으로 매겨본 과태료 기사, 습관적으로 '주요 대학'이라고 표현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를 꼬집은 기사, IMF 이후 그물을 잡게 된 부도 맞은 인쇄업자의 인생역정, 통역사에 얽힌 흥미진진한 뒷이야기 등 생각하는 젊음이 빚어낸 '소통'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소 거칠거나 기존 언론과 같은 상투적인 접근법도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 행간에 스며들어 있는 그들의 땀내가 정겨웠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강한 게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강하다는 말처럼 그들의 젊음도 오뚝이였으면 좋겠다.

글 읽기의 즐거움과는 달리 하나 하나 의미 있는 작업들에 성적을 매겨야 한다는 일은 무척 괴로웠다. 혹여 탈락한 분들께서 자신의 실력보다는 심사위원의 좁은 시야를 원망해도, 나로서는 전혀 섭섭하지 않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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