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 때때로 신사참배로 동북공정으로 우리 속을 긁어놓는 '가깝고도 먼 이웃'들이다. 한 나라는 자본주의의 첨병, 한 나라는 사회주의의 보루로 서로 다른 사회체제와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먹고, 마시고, 즐기고, 사랑하고, 웃고, 울고, 갈등하고, 두려워하고, 꿈을 꾸며 살아간다. 정말?

잇달아 열리는 두 나라 영화제를 통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볼 수 있다. 일본영화제로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8월의 무더위를 이겨내면 9월 가을밤의 선선한 바람을 중국영화제로 맞을 수 있다. 상영목록이 최신 장르영화들로 채워지는 만큼 일본과 중국의 현재 대중문화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물론 취향대로 선택해 즐길 수 있다.

[J-무비 페스티벌] 스릴러물의 오다기리 죠는 어떨까?

@IMG1@일본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해온 명동CQN이 마련한 일본영화제는 이미 지난 24일 시작해 오는 9월 2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작품은 총 9편. '버라이어티 나인 J-무비 페스티벌'이란 다소 긴 영화제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멜로·호러·스릴러·청춘·판타지·스포츠·액션 등 다양한 장르와 색깔의 작품들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천사의 알> <캐치 어 웨이브> <백댄서즈> 같이 청춘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부터 <데스 트랜스>처럼 키치적 유희로 가득한 무협액션에 이르기까지 최근 일본 대중영화의 경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스릴러와 호러 색채를 띠는 <이웃 13호> <김미 헤븐> <인투 어 드림> <블랙 키스> <러브고스트> 등의 작품들은 서늘한 기운과 참신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스크린으로 일본 스타배우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다기리 죠는 <블랙 키스>와 <인투 어 드림> 등 2편에서 만날 수 있다. <박치기!>의 사와지리 에리카는 <천사의 알>에서 청순한 매력을 다시 한 번 뽐낸다. 이밖에 미야자키 아오이, 안도 마사노부, 마츠다 류헤이 등 낯설지 않은 얼굴들이 9편 영화에 골고루 등장한다.

@IMG2@오다기리 죠와 안도 마사노부가 함께 출연하는 <블랙 키스>는 러브호텔에서 갑자기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주술, 광기, 좀비,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와 그로테스크한 영상이 돋보인다. 200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됐다. <캐치 어 웨이브>는 상영작 가운데 가장 밝고 건강하다. <워터 보이즈>의 다카하시 노부유키 감독의 신작으로 소년들이 이번에는 '서핑'에 도전한다. 이토 준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러브 고스트>는 작가 특유의 공포스타일과 상상력이 스크린으로 잘 옮겨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현장 이벤트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매일 1회 관객 전원에게 일본영화 DVD 타이틀을 선물하며, 모든 상영작을 관람한 관객에겐 일본어학원 무료수강증 등도 선물한다. 자세한 상영일정 등은 명동CQN 홈페이지(www.cqn.co.kr)를 참조할 것. 관람료 6천원. 전화 02-774-9002.

[CJ중국영화제] 중국 젊은이들의 '사랑' '위트' '낭만'

@IMG3@'2007 CJ중국영화제'가 다음달 5일, 6일 부산 CGV동래에서 이틀간, 이어 7일~10일 서울 CGV용산에서 나흘간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를 맞은 올해 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워샹니(我想你), 보고 싶다! 젊은 중국!' 지난해 영화제가 중국영화역사 100년의 흐름을 짚었다면 올해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작품을 포함 다양한 장르의 최신 중국영화 10편을 소개한다.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들은 대부분 젊은 감독들의 작품으로 꾸려졌다. 신세대 사랑방식, 개방적인 성문화, 신구세대의 갈등 등 중국 젊은이들의 애환과 달라진 사회풍속도를 반영하고 있어 중국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것과 함께 중국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도 있다. 또 멜로, 코믹, 예술 등 장르별로 '사랑', '위트', '낭만'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도록 했다.

개막작 <공원>은 <버라이어티> 선정 '주목할 만한 중국감독 10인'에 오른 인리촨 감독의 데뷔작. 방송국 리포터인 신세대 샤오쥔과 전통적인 중국인인 아버지의 갈등을 중심으로 중국 신구세대의 연애·결혼관 등에 대한 얘기를 풀어간다. 폐막작인 뤼지에 감독의 <말 등 위의 법정>은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존티' 부문 수상작으로 제6세대 영화 이후 중국 저예산 예술영화의 한 경향을 보여준다.

@IMG4@그밖에 중일합작영화인 <상하이의 밤>에선 <소림축구>의 조미와 <으랏차차 스모부>의 모토키 마사히로가 상하이의 택시기사와 일본 톱 헤어스타일리스트로 우연히 만나 '상해의 밤' 투어를 시작한다.

로맨틱 코미디인 <폴 포 러브>에는 중국 톱 미녀배우 12명이 총출동한다. 개봉 첫 주 500만 위안을 기록한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다. 또 <크레이지 스톤>은 지난해 최고의 흥행작. 광전총국 선정 '청년감독 16명'에 뽑힌 닝하오 감독이 비취보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블랙코미디로 빚어냈다.

한편 개막작 <공원>의 인린촨 감독과 <콜 포 러브>의 장지앤야 감독, 그리고 <천구>의 여주인공 주위앤위앤 등 감독과 배우들이 방한해 한국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자세한 상영일정 등은 영화제 공식홈페이지(www.cjcff.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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