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9일>의 연출을 맡은 정종훈 감독과 주연배우 박은혜, 임호(왼쪽부터).
ⓒ 이한철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방송사 SBS가 공동 제공하는 프로젝트 작품 <어느날 갑자기>의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이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첫 시사회를 갖고 언론에 공개됐다. 이 프로젝트는 HD로 제작했으며, 해외 수출을 목표로 기획된 작품이다.

<어느날 갑자기>는 1990년대 PC통신을 통해 작가가 올린 공포 소설을 원작으로 총 4편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안병기 감독이 전체 프로젝트를 맡고, 4명의 신인 감독이 연출에 참여했다.

11일 공개된 <2월 29일>은 <폰> <범죄의 재구성>의 조감독을 맡아 실력을 닦아온 정종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4편의 시리즈는 공통적으로 '장소'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2월 29일>은 '톨게이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4년마다 찾아오는 2월 29일에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사건을 바라보는 '지연'(박은혜)과 '박 형사'(임호)의 시각을 통해 주관적 진실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참신한 시도와 연출력 돋보여

최근 들어 한국 영화계는 인터넷 소설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미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그러나 흥미 위주의 작품들은 작품의 완성도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한계를 드러내곤 했다. 이 작품 역시 그러한 한계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지만, 이전 작품처럼 한계에 부딪쳐 스스로 좌초하고 마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은 어느 해보다도 공포물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올 여름, 현재로선 가장 돋보이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괴담을 통해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심리적 공포와 '공간'을 통한 미묘한 심리를 포착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전설의 고향>을 보듯 구전 괴담의 느낌을 현대적 감각으로 그렸다.

<2월 29일>은 저예산 프로젝트이자, 신인 감독의 첫 연출작이란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규모 예산과 요란한 홍보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참신한 기획이 돋보인 작품이다. <코마>와 더불어 TV방영까지 염두 해둔 작품으로 TV영화 장르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괴물> 꼬리밖에 못 만드는 제작비로 만들었다"

11일 시사회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는 정종훈 감독과 주연배우 임호, 박은혜가 참석했다.

정 감독은 이 자리에서 "프로젝트 첫 시사인 만큼 부담감이 많다"며 "신인 감독과 배우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 없이 만들었다"며 "두 개의 진실을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묻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특히 정 감독은 "제작비가 <슈퍼맨 리턴즈> 타이틀 만들면 끝이고 <괴물> 꼬리밖에 못 만든다"며 적은 제작비로 힘겹게 만든 작품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2월 29일'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톨게이트 매표소 직원 '지연'역을 맡은 박은혜는 "첫 번째 봤을 땐 무서웠고, 두 번째 봤을 때는 다른 공포영화와 달리 고급스런 면이 있다고 느꼈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은혜는 특히 "공포영화를 좋아해서 늘 공포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스스로 공포 영화광임을 강조했다.

의문의 사건을 풀어 가는 '박 형사'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임호는 이 영화에 대해 "많은 부분 새로운 시도가 있는 작품"이라며 "깁스하고 연기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힘들었으나, 신체적 장애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HD 프로젝트 <어느날 갑자기>의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은 오는 20일 전국의 극장에서 개봉하며 8월에는 SBS를 통해 안방에서도 접할 수 있다.
2006-07-12 10:34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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