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집전화 번호를 알려준다는 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습니다'라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통신업체인 KT가 제작하고 세 명의 스타감독이 만든 <3인3색 러브스토리: 사랑즐감>이 지난 14일 오후 명동 중앙시네마에서 열렸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에 초청되어 좋은 반응을 얻어낸 바 있다.
 2월14일 <3인3색 러브스토리: 사랑즐감> 시사회에서 정윤철,김태균 감독,소유진(왼쪽부터)
ⓒ 박병우

관련사진보기


이날 시사회에는 정윤철 감독, 김태균 감독, 소유진 등이 참석하였다. ‘집 전화번호’라는 공통적인 소재로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폭풍의 언덕>을,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은 <기억이 들린다>를, <늑대의 유혹>의 김태균 감독은 < I'm ok>를 각각 30분 분량으로 만들었다. 곽재용 감독의 감수성과 취향이 뭍어나는 <기억이 들린다>는 손태영, 이천희가 주연을 맡아 기억을 저장하는 '기억은행'이 존재한다는 설정 하에 펼쳐지는 멜로물이다. 김태균 감독의 < I'm ok>은 <아나콘다> <게이샤의 추억>으로 알려진 재미동포 배우 칼 윤과 소유진이 주연한 작품으로 엄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온 윤(칼 윤)은 생계를 위해 이종격투기를 하게 되고, 최(소유진)와의 우연한 동거를 통해 사랑과 슬픔을 보여준다. 정윤철 감독의 <폭풍의 언덕>은 우연히 알게 된 전화번호가 황당한 삼각관계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정의철, 이혜상, 차아름 등 출연. 시사회가 끝나고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정윤철 감독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해피엔딩 버전으로 바꿔보고 싶었다"며 "선을 통해 연결되는 인연의 느낌을 담고 싶었다. 꿈, 전화번호, 기다림에 대한 믿음 등의 요소를 현실감 있는 판타지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건물 앞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정윤철 감독은 "<3인3색 러브스토리:사랑즐감>과 같은 영화들은 스크린쿼터라는 안전벨트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운전을 잘 한다고 해서 안전벨트를 풀면 안된다"는 소신있는 생각을 피력했다.
 2월14일 <3인3색 러브스토리: 사랑즐감> 시사회에서 소유진
ⓒ 박병우

관련사진보기

HD디지털 작업을 처음 시도했다는 < I'm OK>의 김태균 감독은 "집 전화라는 공통된 소재를 통해 시나리오를 구축하는 작업은 마치 퍼즐 게임 같았다. 상업영화로 쉽게 기획되기 힘든 부분을 이번 기회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는 칼 윤에게 "영화를 해보자고 제안했더니 바로 '아임 오케이'라는 답이 돌아와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I'm ok>의 최 역을 맡았던 소유진은 "중학교 시절 배운 짧은 영어 실력으로 칼 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의 국어 실력이 더 우수해 우리말로 대화 했다"며 웃었다. 이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하며 매너가 좋아 촬영기간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유명 스타 감독들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것 외에도 <3인3색 러브스토리: 사랑즐감>의 OST와 뮤직비디오에는 성시경, 이소은, 에픽하이, 김형석 등 유명 가수와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화제를 모으고도 있다. 이 세 작품은 14일부터 인터넷(www.ktfilms.com)을 통해서도 무료로 상영된다.

덧붙이는 글 쿵씨네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화쪽 분야에서 인터넷으로 자유기고가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생생한 소식과 리뷰를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