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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15일 오전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일자리 문제 해법은 없나'를 주제로 네티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기사 보강 : 15일 오후 5시 50분]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15일 오전 <오마이뉴스>가 주최하는 네티즌과의 대화 '일자리 문제 해법 없나' 토론회에 참석해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가 정부의 비정규 법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에 대해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면서 "비전문가들의 월권 행위"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김대환 장관은 인권위 결정에 대해 "단세포적인 기준"이라면서 "인권위의 의견은 부적절하고 잘못된 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로 치부하겠다"고 혹평했다.

1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의 비정규 관련 법안이 노동인권 보호와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면서 "비정규 보호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와 노동부에▲'기간제' 남용 방지 위해 사용사유 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파견허용 업무시 '포지티브 방식' 유지 ▲파견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 필요 등을 골자로 비정규 법안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오마이뉴스> 네티즌과의 대화 자리에서 '인권위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 인권위원회에는 비정규 보호와 관련된 전문가가 없다"면서, "비전문가가 단일한 기준으로 복잡하고, 종합적인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접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대환 장관은 "(인권위는) 비전문성에 대해 찔리는 바가 있었는지 권고는 하지 못하고 의견 제시를 하는 데 그쳤다"면서, "인권위의 의견제시는 노동시장 선진화로 가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난 돌부리"라고 비꼬았다.

김 장관은 "대로변의 돌부리는 파내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바쁘니까 그냥 가겠다"면서 인권위 결정을 전혀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 정강자 상임위원은 "김대환 장관의 발언에 일체 코멘트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월권 행위"

김대환 장관의 인권위 결정에 대한 발언은 <오마이뉴스>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패널로 참석한 경총 사회정책임 황인철 팀장이 "14일 발표한 인권위 의견 제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고 묻자 나온 발언이다.

다음은 김대환 노동부장관의 발언 전문이다.

"민감하더라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비정규 보호 법안이 미흡하다고 의견 표명하는 것 정도가 좋다. 비정규 문제는 복잡다기한 노동시장과 사회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정부가 법안을 만들면서 고심한 것도 단순하게 비정규직 보호하자는 것이나, 무조건 정규직화 하자면 고심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복잡한 사안이다. 인권위원회 지적하신대로 전문가가 하나도 없다. 비전문가가 대단히 단일한 기준으로 복잡하고, 종합적인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접근했다.

잘 모르면 용감해진다고, 용감하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아마 비전문성에 대해 찔리는 바가 있어 권고를 해야 하는데, 권고는 감히 하지 못하고 의견 제시 형태를 취했다. 오늘 조찬 외국인 CEO 모임에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듯이 인권위가 부적절한 시기에, 불필요한, 잘못된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스스로 본분을 넘어서 월권을 했다. 스스로의 위상을 실추시켰다.

현재 국회에서 노사정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는 만큼 당사자인 정부에 맡기는 것이 옳다. 인권의 개념 자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인권위는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요건을 기간 제한만 하자고 했다. ILO도 비정규 보호의 기준으로 사유제한, 기간의 제한과 함께 부대조건을 붙인다. 글로벌스탠드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유제한을 통해 인권 보호를 한다는 것은 무지의 소산이다. 인권 보호 측면 보다, 우선 일자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규 차별의 제도적 법적 시정이 과연 어떤 것이 맞는지, 어떤 것이 단세포적인 발상이고 기준인지 의문이다. 인권위의 의견은 부적절하고, 잘못된 많은 의견 가운데 하나로 치부하겠다. 노동시장 선진화로 가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돌부리라고 생각한다. 대로변의 돌부리는 파내는 것이 예방의 차원에서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바쁘니까 그냥 가겠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가한 한 네티즌는 "장관의 발언이 너무 나간 것 같다"면서,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까지 발언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국회 환노위의 한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노동부를 우습게 만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부와 국회, 노동계 3자가 함께 모여 법안을 조율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왜 인권위원회가 그 같은 발표를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대환 장관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노동재단 초청으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최고경영자 대상 조찬 간담회에서 인권위 결정에 대해 "국회에서 노사정이 협의하고 있는 시기에 인권위가 자기 업무 영역을 벗어난 월권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김대환 장관 발언에 대한 논평을 통해 "명색이 한 나라의 장관이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의 공식 입장 표명에 어떻게 이같은 극언을 서슴지 않을 수 있는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마디로 개탄스러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역시 김대환 장관의 인권위 결정 비판에 대해 "지금 어렵게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노동행정최고 책임자가 보여주고 있는 언동은 참으로 위태롭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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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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