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의 CG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우리 기술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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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제작기간 6년, 순제작비 300억원, 기술개발비 등 포함 총제작비 700억원, 미국 1500여개 상영관 개봉. 수치만으로도 이미 압도적이다.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화제는 관심을 모으고, 또 논란을 불렀다. 관심은 지난 11일 한 영화사이트에서 예약 판매한 <디워> 스페셜 패키지 1천 세트가 약 1시간 만에 매진된 데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논란은 개봉도 되기 전 <디워>를 둘러싸고 네티즌 사이에서 벌어진 '넷워'로 계속 확전되고 있다. 논란의 뿌리는 감독의 전력과 전작에 닿아있다. 23일 <디워> 언론ㆍ배급시사회장을 찾은 기자 역시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솔직히 우려 쪽에 좀 더 많이 기울었다. 심형래 감독의 전작 <용가리>의 기억을 지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디워>가 다행히 대박을 터뜨린다면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디워> 같은 대작영화조차 참패로 끝냈다면? 그 여파는 가뜩 어려운 한국영화계에 쓰나미로 몰아칠 우려가 있다. 해외에서 들려온 "가장 비싼 DVD용 컬트영화가 될 것 같다"는 혹평도 우려를 깊게 했다. 그렇듯 뒤섞인 감정으로 객석에 앉았다. [CG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감격스럽다" <디워>는 디지털영화로 상영됐다. 그 때문에 상영 전 20초 정도 화면 조정시간을 거쳤다. 전체 상영시간은 86분. 예상보다 짧았다. 그리고 객석에 불이 다시 켜졌을 때 아마 대부분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컴퓨터그래픽(CG) 등 특수효과는 '기대 이상', 시나리오와 연기ㆍ연출은 '글쎄…'. 한 평론가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했다. 먼저 심 감독이 설립한 영구아트의 기술로 100% 제작한 CG는 새삼 우리 기술력에 대한 놀라움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이무기와 용 등 괴수들의 이미지가 생생하다. 특히 호랑이의 눈과 코브라의 머리, 구렁이의 몸통을 참고해 재창조한 부라퀴(악한 이무기) 캐릭터는 킹콩과 고질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상상속의 용 또한 스크린에서 실제처럼 살아 움직인다. 부라퀴가 고층 빌딩을 휘감아 오르고, LA 거리를 초토화시키며 아팟치 헬기를 쫓고, 착한 이무기와 여의주를 놓고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장면 등도 인상적이다. 심 감독은 CG만 3800커트를 사용했다고 했다. 한 기자는 기자간담회에서 "CG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편집ㆍ음악ㆍ음향 등 할리우드 스태프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도 비교적 만족스럽다. <브로큰 애로우> <콘에어>의 편집을 맡았던 마르코비치와 앨버슨은 후반부 40분을 질주하는 액션 컷들로 꽉 채운다. <제5원소>의 음향을 맡았던 맨지니가 이무기의 소리 소스를 채집하기 위해 한국 과천의 서울대공원을 찾았던 노력도 헛되지 않았다. 특히 엔딩신에 깔리는 <트랜스포머>의 음악감독 자브론스키의 '아리랑' 배경음악은 강한 울림을 선사한다. 단지 귀에 익숙한 선율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심 감독은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 세계에 아름다운 우리 음악을 알리기 위해" '아리랑'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아리랑'은 시애틀 교향악단 150명과 합창단 90명이 연주했다. [이야기는...] Z급의 시나리오? 반면 시나리오, 이야기구조는 아쉽다. 이에 대해 한 해외 영화평론가는 "A급의 특수효과와 Z급의 시나리오가 만났다"고까지 혹평했다. 심 감독의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개연성 부족한 상황 설정과 잦은 비약으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조선 시대의 인물들이 500년 뒤 뜬금없이 미국 LA에서 환생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운명적 사랑'이라고 하더라도 남녀 주인공의 급작스런 애정 모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86분이란 시간의 한계만으로 돌리기엔 빈 여백이 너무 많다.
 <디워>는 CG에 비해 실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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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에 비해 오히려 실사가 엉성해 보이는 점도 아쉽다. 예컨대 부라퀴 무리들과 경찰ㆍ병사들이 벌이는 전투 장면의 경우가 그렇다. 아놀드 슈워츠제너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팩스까지 보내 실제 LA 다운타운에서 걸프전에 사용된 장갑차, 탱크 등을 동원해 찍었다는데, 차라리 그 역시 CG로 처리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할리우드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부자연스럽다. 심각한 상황일수록 어색해진다. 예술영화처럼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표현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CG 부라퀴의 표정조차 따라잡지 못하는 밋밋한 배우의 얼굴을 바라보는 건 민망한 일이다. 그것이 연기력 탓인지 연출력 탓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영화 간간이 섞여있는 유머는 심 감독의 전력을 알기에 더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잭의 골동품점 앞의 철망 신이라든지, 부라퀴가 코끼리를 잡아먹는 심씨동물원(Sim's Animal Park) 표지판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여주인공 사라(아만다 브룩스) 방에 붙어 있는 '천지신명' '대명천지' 등의 부적이 의도하지 않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한국 풍속화로 시작해 아리랑으로 끝맺다 결국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망설여진다. 하지만, '강추'와 '비추' 사이에서 굳이 선택하라면 추천 쪽에 무게를 더 두고 싶다. 일단 화려한 CG는 볼거리 그 자체로서 충분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CG 기술력에 새삼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하고, '12세 관람가'인 만큼 단순한 이야기구조도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데는 미덕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등 세계시장을 겨냥한 기본 장치 틈틈이 되도록 한국적 요소를 많이 배치하려고 애쓴 땀 냄새가 화면 곳곳에 배어있다. 먼저 영화의 기본줄기인 이무기와 용의 전설부터가 심 감독의 말처럼 우리만의 독특한 '콘텐츠'이다. 영화는 우리 풍속화를 배경으로 한 타이틀백으로 시작해 정방폭포와 낙안읍성 등 한국의 풍광을 뽐내고, 마지막을 '아리랑'의 선율로 끝맺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약 2분간의 에필로그. 심형래 감독의 고통스러웠던 영화 작업 과정을 담은 사진들을 배경으로 그 자신의 심경이 자막으로 떠오른다. 자막은 "직업이 개그맨인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기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로 시작해 "<용가리>가 모두 실패했다고 했지만 미국 비디오 대여점에서 <용가리>를 보고 희망을 갖게 됐다"로 넘어갔다가 "나는 <디워>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다"는 다짐으로 끝났다. 마지막 사진에서 심 감독은 할리우드 문자판이 선명한 산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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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사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인터넷 연예매체와 사진ㆍ카메라 기자를 제외하고는 기자간담회 이전 자리를 뜨던 취재기자들도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심형래 감독은 포토타임 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 뒤편으로 세워진 포스터막에는 부라퀴가 고층빌딩을 휘감는 영화 장면에 '2007년 8월, 대한민국 SF의 새로운 신화를 목격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8월 1일, <디워>의 관객들이 목격하게 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래 기자간담회의 질의응답을 간추린다. 먼저 심형래 감독의 인사말. "사실 욕도 많이 얻어먹고 되지도 않는 길로 무모한 짓도 많이 한다고도 하고… 참 고생 많이 했다. 된다는 확신이 없었으면 할 수가 없었다. 열심히 했다. 첨에는 내 얘기를 다 안 믿었다. 미국에서 500개 관에서만 개봉해도 우리나라가 뒤집어진다고 했다. 처음에는 1500관 하려 했는데, 미국에서 연락 오기를 1700관 확보했고 잘하면 2000관까지 들어간다. 일본도 겨울방학부터 500관으로 스타팅하기로 돼 있다. CG는 100% 대한민국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 CG가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실사와 매치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영구아트 직원들도 정말 고생 많이 했다. 또 미국에서 그만한 스태프 구성해 드라마 찍는 것도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굉장히 힘든 일이다. 아무튼 여러분이 많이 성원해주고 많은 네티즌들이 격려해줘 오늘까지 온 것 같다." 심 감독은 투자자와 배급사 등에 대해서도 이름을 거명하며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대로 앉아서 죽을 수는 없잖은가" - 외국에서 외국배우와 함께 일했는데 의사소통 등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나는 영어 잘하는데 걔들이 굉장히 어려워하더라(객석 웃음). 영화 영어는 공통점이 있다. 줌인, 줌아웃… 나는 그렇게 쉽게 하는데…. 자기들끼리 그냥 알아서 한다. 난 아주 편했다." - 이무기(부라퀴)는 우리의 전설인데 부라퀴 추종 무리는 유럽 중세시대 기사와 같은 모습이다? "사실 우리나라 전설을 그대로 표현하면 외국에서 먹히기가 어렵다. 유럽 분위기를 낸 것은 서양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또 용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안다. 그러나 이무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좋은 콘텐츠다. 이무기가 용이 되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선과 악을 그리기 위해, 서양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심 감독은 미국 LA를 배경으로 할리우드 배우를 캐스팅해 영어 대사로 영화를 만든 까닭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전 세계 (영화시장의) 80%를 할리우드 영화가 장악하고 있다. 지금 한국영화가 국내에서 너무 처참하게, 어떻게 보면 잔인할 정도로 흥행에 참패하고 있다. (우리 영화를) 외국에 10-20만 달러에 팔 게 아니라 직접 배급해야 한다. (<디워>를) 미국 일본 한국에 직접 배급하는데 우리가 비용을 대는 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배급사가 직접 비용을 대고 개봉한다. 지금은 3개 나라지만 내년에는 5개 정도 나라가 직접 배급할 거다. 이제 우리도 전 세계에서 돌파구를 찾아야지 이대로 앉아서 죽을 수는 없잖은가. 나 영어 못한다. 못하지만 영어로 제작한 것은 80%를 할리우드 영화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 보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고, 그래야만 그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이다."
 <디워> 할리우드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연기지도를 하고 있는 심형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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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지막에 '아리랑' 음악이 들어간다. 한국영화임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인가. "의도적으로 넣은 게 맞다. 처음 '아리랑'을 넣는다고 했을 때 모두 반대했다. 우리 직원들까지 반대했다. 고정관념이 너무 심하다. 차이콥스키 베토벤 모차르트 같은 음악만 세계적인 음악이고, 우리 스스로 우리 음악은 '후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웃기다. 우리 '아리랑'도 풀 오케스트라로 연주해 전 세계에 아름다운 우리 음악을 한번 알려보자 해서 내가 자브론스키(음악감독)에게 '아리랑'을 들려줬다. 그도 굉장히 좋다고 했다. 시애틀 교향악단 150인조 풀 오케스트라에 90인조 합창단이 불렀다. 또 용이 승천할 때의 내용이 아리랑 가사와 맞는다. 용이랑 헤어질 때의 내용과 음악이 조화가 잘 맞는다. 처음에는 슬프고 애절하게, 끝에는 웅장하게…." - 영상이 화려한데 편집 때 잘려나간 장면을 DVD에 따로 수록할 계획은? "원래 105분 정도 되는 것을 소니가 1시간 반으로 잘라달라고 주문했다. 그게 가장 퍼펙트한 시간이라고 했다. 나중에 DVD 나올 때는 디렉터스컷으로 넣고 싶었던 커트를 더 집어넣으려 한다." - 오늘 영화를 직접 보시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항상 영화는 만들고 나면 아쉬운 게 많다. 어떤 게 아쉽다고 딱 짚을 순 없지만 저 커트를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영화 찍는 도중 두 번 울고, 두 번 찡했던 사연 이어 '<디워>를 만든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잊히지 않는 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심 감독은 "영화를 찍는 동안 두 번 울고, 두 번 찡했다"면서 그 네 번의 사연을 들려줬다. "미국에 가보면 중국 영화들은 <와호장룡>이라든가 성룡이나 이소룡 영화들이 있다. 또 일본은 <라스트 사무라이> <게이샤의 추억> <포켓몬스터> <고질라> 등이 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 (영화 속에서) '어글리 코리안', 돈밖에 모르는 한국민족, 에볼라균이나 전달해주는 게 한국 배, 그리고 적인 북한 등으로 묘사돼 왔다. 그런 것 보다가 영화 골동품상 장면에서 'This is a Korean legend'라는 말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더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컷 하고, 우는 게 창피해서, 다시 찍은 적 있다. 두 번째로 내가 영화촬영 끝내고 가는데 14살 정도 우리 교포 아이가 내게 와 '아저씨 파이팅!'이라고 그러더라. 그리고 자기 미국 친구 세 명을 데리고 가겠단다. 얼마나 한국영화가 간절했으면 그랬겠는가. 또 아리랑 음악 들었을 때하고…. 첫 파라마운트 시사회 끝나고 택시 타고 오는데, 내가 어릴 때 <벤허> <십계>를 쭉 봐온 할리우드에 내 영화를…, 1500관을 확정짓고 올 때, 내 마음이 참… 그랬었다." -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2분 정도 감독님의 소회를 밝히는 에필로그가 삽입돼 있다. 이경규씨도 영화 하면서 기존 코미디언 이미지가 오버랩된 것이 득보다 실이 많았는데 그 때문에 '감독 심형래'의 생각을 그렇게 표현한 것인가. 또 미국 개봉 시에도 그 부분을 그대로 담을 계획인가. "이 영화를 제임스 카메론(<타이타닉> 감독)이 만들었다고 했으면 아마 난리 났을 거다. 그런데 심형래가 만들었다면 우리나라에선 일단 한번 접고 들어간다. 옛날 <우뢰매> 때부터 빨간 내복에 오토바이 하이바(헬멧) 쓰고…(객석 웃음). 그래서 심형래가 만들었다면 일단 40-50% 깎고 들어간다. 그리고 끝에 올라가는 건 이화경 사장(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께서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영화인들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 넣었다. 외국에서는 안 나가고 한국에서만 나간다." - 스토리에 아쉬움이 있다. 너무 압축하다가 보니 볼거리와 이야기구조 간에 충돌이 있는데? "1시간 반으로 맞춰달라고 주문한 게 다 이유가 있다. 가족들이랑 같이 봐야 하니깐. 이야기구조가 간단하고 모자라다고 하는데 <스파이더맨>이나 <트랜스포머>를 다 봤잖는가. 어떤 스토리가 굉장히 삼삼하다고 생각하나? 나는 <킹콩> 영화 보면서 1시간 동안 킹콩이 안 나와 <킹콩> 영화 아닌 줄 알고 딴 데 갔었다(객석 웃음). 남의 얘기 뭐라고 그럴 게 아니고… 이념 틀려 국적 틀려 사상 틀려 언어 틀려, 그럴 때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는 선과 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재밌고 심플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내 목표였다. 스릴러물도 아니고 복잡하게 꽈서 만든다면 백전백패다. 이 영화는 정말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난 <반지의 제왕>이 아직도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 골룸이 고기 잡고 끄악끄악 하던 것만 생각나지 걔가 왜 반지 뺏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쥬라기공원>도 모기가 피를 빨아서 공룡 만들었다는 것만 던져놓고 계속 공룡에게 도망만 다니다 끝나잖은가. <인디펜던스 데이>도 그냥 외계인 와, 부셔, 그리고 물리쳐, 끝이다." 그리고 "근데 왜 내 것만 갖고 그래"라며 대답을 맺었다. 객석에서 폭소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8월 1일 <디워>가 개봉했을 때 관객들은 무엇을 목격할 수 있을까.
ⓒ 오마이뉴스 천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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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CG는 훌륭하지만 스토리가 매끄럽지 못하고,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3억4천만 달러를 들인 <스파이더맨3>을 미국에서 봤다. 스파이더맨이 쫙 날라가고, 건물 부서지고, 미국 국기 앞에서 시커먼 스파이더맨이 쫙 하고, 재미가 너무 없더라. 갑자기 춤을 추다가, 갑자기 돌았다가, 애가 왔다 갔다 하더라. 또 갑자기 여자한테 갔다가, 또 음식 만들 때 집에 갔다가, 스토리 연결이 도저히 되지 않더라. 그래서 우리 배급하는 애한테 물어봤다. '<스파이더맨>이 스토리가 매끄럽지 않고 연기가 안 되고 왜 저러냐?'고 물어봤더니 그러더라. 'So What?' 그래서, 돈 벌었잖아, 뭐 어쩌라고? <스파이던맨3>가 10억 달러 넘었다고 한다. 내가 미스한 부분을 넣고는 싶다. 그런데 미국 현지에서 시간 여건도 그렇고, 이 영화 안에 들어가는 CG가 3800커트다. 3800컷 CG를 다 머릿속에 상상하고 찍어야 하기 때문에 머리 나쁘면 못한다. 좀 미흡하더라도 귀엽게 봐주시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 생각하고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란다. 2탄부터는 더 잘 만들겠다." 심형래 감독은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으로 올 11월 <라스트 갓파더(Last Godfather)>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로 지난 2004년 사망한 <대부>의 말론 브란도를 CG로 되살려 그와 함께(?) 연기를 펼친다. 내용은 마피아 보스인 말론 브란도가 "아시아 마피아 초대로 한국 가서 사고 쳐서 낳은 아이"가 그의 후계자가 된다는 얘기. 그 아이가 바로 '영구'다. 심 감독은 "이번엔 미스터 빈이랑 한번 붙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심형래 디워 할리우드 이무기 부라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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