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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기록된 곤충의 수는 150만 종을 훌쩍 넘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약 80%가 곤충인데 포유류는 약 5천여 종, 조류가 2만종 임을 고려할 때 엄청난 숫자다.

벌레 세상을 따로 분류해보자면 딱정벌레류가 대략 3만 종에 이르며 파리와 벌 무리가 2만여 종, 나비목은 1만 종을 가뿐히 넘는다. 전체 나비류 중에서 약 4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수가 많은 무리가 부전나비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부전나비를 살펴보자.

날개 편 길이가 15mm 전후인 남방부전나비는 4월~11월까지 1년에 서너 차례 발생하며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먹이식물인 괭이밥이 어디서나 잘 자라므로 도심지의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의 잔디밭에서도 볼 수 있다.

괭이밥은 하트 모양의 잎이 세 갈래로 나며 노랑색 꽃을 피운다. 예로부터 고양이가 소화를 위해 뜯어먹던 풀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놋그릇을 윤이 나게 닦을 때도 사용했으며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쓰인다.

수컷의 날개 윗면은 청람색이며 아랫면은 회백색 바탕에 검은점이 날개 끝으로 가며 흩뿌려져있다. 땅 바닥 가까이에서 날아다니며 냉이와 제비꽃, 개망초 등에서 흡밀한다.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상당히 오랫동안 짝짓기를 하며 막바지에 이르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떨어져나와 제 갈 길을 간다.
 
등판이 먹색깔을 띄어서 붙여진 이름이며 도심 공원에서도 흔하게 보인다.
▲ 먹부전나비. 등판이 먹색깔을 띄어서 붙여진 이름이며 도심 공원에서도 흔하게 보인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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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생활사를 갖고 있는 먹부전나비는 돌나물과(바위솔, 꿩의비름, 기린초 등)에 속한 식물과 채송화를 먹는다. 날개 윗면이 검은색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4월~10월 까지 1년에 4회 정도 출현한다. 암컷의 등판이 흑색이라서 이름 지어진 암먹부전나비는 3월~9월에 출현하여 칡, 등나무, 갈퀴나물, 싸리류 등의 잎을 먹고 자란다.

푸른부전나비는 날개 윗면이 반짝이는 하늘색이나 아랫면은 창백해 보이는 은회색이다. 먹이식물은 등나무와 칡, 싸리류, 아까시나무, 고삼 등의 잎을 먹는다. 날개 편 길이는 20mm 내외이며 3월~10월 사이에 서너 차례 발생한다. 계곡 주변에 내려 앉아 물을 빠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참나무숲에서 텃세를 부린다

녹색부전나비류는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40종이 살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러시아에서 남으로는 타이완에 몇 종이 분포한다. 6월~8월까지 발생하며 활동시간이 대략 오전 9시까지인데 나뭇잎에 맺힌 이슬을 먹기 때문이다.

녹색부전나비류는 참나무 숲속에 살며 아침에 높은 나무 위에서 수컷들이 모여 빙글빙글 돌며 위아래로 움직이는 점유행동을 보여준다. 수놈의 날개 윗면이 청록색인데 햇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서 금속성 느낌이 강하게 드는 코발트색을 보여준다. 날개 아랫면은 황토색이나 회갈색이라서 색상 차이가 매우 크다.
 
동아시아에 분포하며 뚜렷한 구조색을 보여준다.
▲ 산녹색부전나비. 동아시아에 분포하며 뚜렷한 구조색을 보여준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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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녹색부전나비는 날개편 길이가 40mm를 조금 넘으며 산지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땅 위에 앉아 미네랄과 물을 빠는 습성이 있다. 서식 환경과 습성은 물론이요 먹이식물까지 같아서 구별이 어려운 산녹색부전나비는 수컷들의 영역 다툼이 강하여 날개가 금방 헤진다. 공중에서 회오리 바람에 휩싸인 것처럼 원형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므로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다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는 긴꼬리부전나비류도 참나무 잎을 먹고 살기에 생활사도 유사하다. 날개 편 길이가 30mm에 이르는 물빛긴꼬리부전나비는 6월과 7월에 관찰할 수 있으며 중부지방에서 볼 수 있다. 낮에는 움직이지 않아 발견이 어렵고 오후 서너시 부터 해질녘까지 활동한다. 담색긴꼬리부전나비는 경기권을 포함한 백두대간을 따라 분포하며 한반도 최남단에도 일부 서식한다.
 
여름에 태어난 개체로 범무늬와 닮은 띠가 있다.
▲ 범부전나비. 여름에 태어난 개체로 범무늬와 닮은 띠가 있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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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식활동이 왕성한 여름에 발생하는 개체가 더 수려하다.
▲ 범부전나비 봄형. 섭식활동이 왕성한 여름에 발생하는 개체가 더 수려하다.
ⓒ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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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전나비는 날개 아랫면의 줄무늬가 호피와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벌레가 콩과(족제비싸리, 초록싸리, 고삼, 아까시나무, 자귀나무, 칡 등) 식물과 철쭉 등을 먹고 자란다. 4월~9월까지 1년에 두 차례 발생하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날개 편 길이는 30mm 정도이며 봄에 태어난 개체보다 여름에 발생한 녀석이 더 화려한 범 무늬를 보여준다.

전자는 은회색 몸매에 호랑무늬가 뚜렸하며 후자는 연한 귤빛 바탕에 갈색띠가 있다. 계절에 따라 크기나 형태, 몸 색깔이 변하는 현상을 계절변이(계절형, Seasonal Variation)라고 한다. 온도와 일조량, 주변 환경에 따라 호르몬이 변하므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의 사진은 글쓴이의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먹부전나비, #남방부전나비, #녹색부전나비, #범부전나비, #계절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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