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인 가구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든든한 한 끼를 챙겨 먹기 힘든 1인 가구. 이들을 공략한 '만 원 이하로 만드는 맛있는 음식' 콘텐츠 채널이 있다.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영상을 올리는 유튜브 '하루세끼'. 8월 초, 서면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하루세끼'의 서주환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곰 탈을 쓰고 있는 주환 씨
 곰 탈을 쓰고 있는 주환 씨
ⓒ 서주환

관련사진보기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했던 주환씨. 첫 요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든 볶음밥이었다.

"조리법도 없었고 아무거나 다 집어넣었죠. 까나리, 설탕... 친구들을 집에 데려와서 먹였어요. 인상을 찌푸리더라고요. (웃음)"

첫 요리는 실패였지만 주환씨는 요리사의 꿈을 갖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미각이 뛰어나 음식을 먹으면 어떤 재료를 넣었는지 알아챘다.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도 꾸준히 요리를 연습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이틀에 한 번씩 요리 영상을 올린다.

"도전적인 걸 좋아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은 싫어요."
 
'하루세끼' 채널의 요리 캡처 사진
 "하루세끼" 채널의 요리 캡처 사진
ⓒ 서주환

관련사진보기

 
첫 영상은 독학으로 유튜브를 공부하고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었다. 조리학과를 졸업한 동생과 함께 시작한 '브라더쿡' 채널. 주환씨는 어떻게 하면 구독자들이 더 흥미로워할지 끊임없이 연구했다.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 10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카메라나 마이크 등의 장비 없이 촬영했던 첫 업로드와는 달리 이제는 새 컴퓨터, 유튜브용 카메라, ASMR 마이크, 조명을 보유한 전문 콘텐츠 제작자다.

"방향을 잘 잡은 것 같아요. 현대인들은 빠른 걸 좋아하죠. 영상이 길면 지루해합니다. 브라더쿡 틱톡 채널을 운영하다 방향이 세로모드로 변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세로모드 위주로 짧은 영상을 올리는 '하루세끼' 채널을 개설하게 됐죠."
  
주환 씨가 직접 제작한 '하루세끼' 로고
 주환 씨가 직접 제작한 "하루세끼" 로고
ⓒ 서주환

관련사진보기

 
하루세끼의 영상은 1분 정도면 끝난다. 짧은 영상에 필요한 정보가 모두 들어가 있다. 구독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서인지 하루세끼는 브라더쿡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다른 유튜브 채널과의 차별점이 있어야 해요. 보통 요리 채널에서는 BGM을 까는 경우가 많죠. 하루세끼에서는 요리하는 소리만 들려줘요. 그리고 스톱모션 느낌을 줘요. '패트와 매트'처럼 영상이 끊기는 듯한 연출이죠. 구독자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꾸준한 업로드는 구독자와의 약속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주환씨.
 
강연 중인 주환 씨
 강연 중인 주환 씨
ⓒ 서주환

관련사진보기

 
"7시 반에 일어나 출근하죠. 퇴근하면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촬영해요. 그 후 식사하고 운동을 합니다. 영상편집까지 마치면 새벽 1시가 넘어요. 요샌 그래도 많이 자는 편이에요. 유튜브를 시작할 땐 3시간씩 잤죠. 침대에 누우면 기절하듯 잠들었어요. 3년 정도 채널을 운영하니 촬영도 금방 끝내고 편집도 3시간 이내로 마무리합니다."

주환씨는 콘텐츠 계획표를 세워 유튜브를 운영한다. 빠듯한 일정에도 하고 싶은 걸 하기에 행복하단다.

"구독자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 가장 보람차요. 유튜브를 하는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촬영도 편집도 재밌어요. 콘텐츠 하나하나 열의를 갖고 만들었기에 만족스럽습니다."

힘든 적이 없다는 긍정적인 주환씨. 그렇다고 유튜브 채널에 긍정적인 댓글만 달리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악성댓글이 달렸던 영상은 '브라더쿡'에서 주환씨의 동생이 유튜버 '띠예'를 패러디했던 영상이다. 

"많은 유튜버가 띠예 님을 따라 했는데 저희가 처음 패러디했어요. 귀여워서 좋은 마음으로 올린 콘텐츠였죠. 유튜브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됐을 때였습니다. 악성댓글들이 상처가 됐죠. 정작 동생은 아무렇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이 단단한 친구죠. 당시에는 댓글 관리를 전부 동생이 했습니다."
 

주환씨는 홀로 '하루세끼'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다. '브라더쿡' 채널을 동생과 함께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업무 분담을 했다. 하지만 혼자일 때는 서로 일정을 맞추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1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꾸준히 좋아해 주신 분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주환씨.

"구독자들은 모르지만, 유튜버들은 댓글을 다 봐요. 구독자가 처음부터 꾸준히 좋아해 주신 분들은 기억하죠. 외우고 싶어서 외우는 게 아니라 자주 보이면 그렇게 됩니다. 댓글을 달지 않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분들도 당연히 감사하고요."  
 
강연 중인 주환 씨
 강연 중인 주환 씨
ⓒ 서주환

관련사진보기


주환씨는 콘텐츠 제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강의도 한다. 자신은 독학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유튜브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모르는 사람들은 유튜버가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젊은 친구들보다 퇴직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유튜브를 제대로 홍보하고 싶은데 몰라서 들으러 오시는 거죠. 다들 열의가 있어서 강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늘 들어요."

 
강연 중인 주환 씨
 강연 중인 주환 씨
ⓒ 서주환

관련사진보기

 
도와주고 싶은 수강자에게는 개인 번호까지 알려주며 멘토를 해준다는 주환씨.

"유튜브 제작자를 꿈꾸는 분들이 많아요. 고민할 때 시작하십시오. 초반의 조회 수와 구독자 수에 연연하지 마세요. 시간이 지나며 열정이 식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즐기세요. 언젠가 사람들이 알아봐 줄 테니까요. 최소 1년은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구독자 100만 명 달성이 목표라는 주환씨. 그는 채널을 더 성장시켜 '하루세끼'만의 브랜드로 구독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 빠듯한 일정에도 구독자들과의 약속이 먼저인 주환씨의 행보를 응원한다.

태그:#서주환, #인터뷰, #하루세끼, #유튜브, #유튜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