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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이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나고 2주가 지나고 바로 나온 소리는 대통령을 지낸 이명박, 박근혜씨 사면 주장이었다. 재보선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서 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하루 전인 20일 '친박'으로 분류되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서범수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 전체의 의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관련 기사: 선거 이기자 바로 '박근혜 사면론', 국민의힘 체질인가).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자료사진)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자료사진)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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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흐름 국민의힘 중진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3선을 지낸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을 지난 22일 전화 연결해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재용 사면 필요... 이명박·박근혜 사면해야, 대통령 결단 필요해"

- 재보선이 끝난 지 2주 지났는데 정치권 흐름 어떻게 보시나요. 

"재보궐선거 후 지금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여야 각 당의 당권 투쟁 몸부림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지금 여당은 강경한 움직임으로 가느냐 아니면 정책 변화해서 과거와는 다른 길로 가느냐는 갈림길에서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국민의힘도 좀 더 젊고 패기 있는 변화와 쇄신의 이미지로 가느냐 아니면 그냥 과거처럼 그렇고 그런 정당으로 남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고 봅니다.

이제 내년 대통령 선거의 시동이 걸렸다고 생각하고 어느 당이든 어떻게 개혁하고 변화를 더 많이 빠르게 잘하는 쪽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어떻게 개혁해야 잘하는 걸까요?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봐요. 하나는 법치와 공정 상식적인 정치, 또 하나는 경제 문제 민생문제 특히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문제하고 일자리 문제예요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잘 만들어서 펼쳐야죠."

-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나오는데.

"나는 사면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거는 대기업의 오너이기 때문에 해야 된다기보다는,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감옥생활을 했었고 지금 다시 구속된 건데 지금 경제문제도 그렇고 또 본인의 건강 상태도 그렇고 형 집행 정지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해요."

-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가 다시 나오는 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사면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문재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될 때 한다고 했지만, 그거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 정치인 사면은 여태까지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서 정치인 사면했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어요. 이것은 국정 지도자 대통령이 결단해야 될 문제죠. 정치인에 대해서는 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사면을 하는 거거든요. 밖에서 봤을 때는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하지, 적폐 청산이고 정의실현이라곤 보지 않아요."

- 그렇게 하면 대통령은 불법해도 된다는 거로 이해할 수도 있지 않나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들이 잘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대통령을 그렇다고 감옥에 계속 살게 한다고 해서 그게 정의실현일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대통령을 사면한다고 해서 대통령은 불법을 저질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는 오히려 국민의 대다수라고 생각을 하진 않아요."

- 또 서병수 의원은 탄핵이 잘못됐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서병수 의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요. 왜냐면 헌법재판소의 전원 일치에 의해 헌재 탄핵 판결 이루어진 건데, 그건 존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 선거 끝나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국민의힘에 도움이 될까요?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지금은 그런 과거보다는 오히려 개혁에 박차를 가해서 내년 대선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지 그 생각을 하는 것이 지금 국민의힘이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요."

-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긴 게 반사이득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야당은 원래 집권여당이 실패하고 또 국민을 실망시키면 그 반사이익을 볼 수밖에 없는 구도예요. 이번에는 안철수 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뛰어들면서 국민의힘 내부 경선도 흥행에 성공했어요. 더구나 안철수 오세훈 단일화 과정이 중요했고,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측면 때문에 선거에 이길 수 있었다고 보고,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김종인보다 안철수 역할 컸다... 김종인, 정치기술자이지 지도자는 아냐"

- 이번 선거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잘한 거 아닌가요?

"김종인 위원장 역할이 분명히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안철수 대표의 역할이 더 컸다 생각을 해요. 저는 김 위원장이 정치 경험이 많은 정치 기술자이지, 정치지도자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 위원장의 이력을 보면 그는 프로 팀의 감독처럼 이팀 저팀 옮겨 다니면서 게임에서 이기는 걸 목표로 하는 사람이에요. 가서 잘한 측면도 있지만, 정치적인 촉이 굉장히 빠른 사람이죠."

-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 박수받으며 나갔잖아요. 그런데 나간 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는 등 언론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하는데 왜일까요?

"김 위원장은 아마 윤석열 전 검찰 총장 중심으로 하는 제3세력을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 정치적인 꿈이 있는 거 같아요. 근데 그건 실패할 거라고 보고,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대위원장까지 맡아놓고, 국민의힘에 대해서 저렇게 비난하는 걸 보고 '역시 지도자는 아니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김 위원장이 너무 정치를 자기중심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야기 나오는 게 원구성 협상 다시 해야 한다는 건데.

"지금의 국회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상임 위원장의 민주당 독식은 전례도 없었고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또 그러면서도 여당은 야당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이것이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 나타난 거라고 생각하고, 국회의장이 여당이니,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하는 것이 전례에 비춰봤을 때 합당하다고 생각해요."
  
2019년 김영우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2019년 김영우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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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새누리당 때도 여당이 법사위원장 가져갔잖아요.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 대신에 국회의장이 야당이었어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당이 다른 당 소속인 게 좋아요."

- 국민의힘에선 초선 중심으로 영남당 이미지 탈피와 쇄신을 더 해야 한다고 하는데.

"'영남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또 일반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젊은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이게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영남 사람이면 안 된다고 좁게 해석할 필요는 없어요. 아무튼 국민의힘 안에 좀 더 젊은 의원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미지가 콘텐츠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그 포장지가 맘에 안 들면 포장지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보질 않잖아요."

-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통합을 의결했잖아요.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는 거 같던데.

"현재 상황을 보면 쉽게 통합이나 합당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을 해요. 일단 두 당이 급할 게 없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왜냐면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죠. 사실 정치인들은 진짜 급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아요. 하지만 대선 전에는 반드시 해결된다고 보지요."

- 홍준표 전 대표 복당 문제도 있는데.

"홍준표 대표가 복당을 원하고 있고 또 여러 가지 홍준표 의원의 역할이 있다고 봐요. 복당시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당이 후퇴하거나 다시 꼰대 정당 되는 게 아니냐고 평가를 하는 분들이 있지만, 홍준표 의원이 요즘 발언 하는 거 보면 내용에 충실하고, 막말을 한다든지 그러지는 않는 거 같아요."

"윤석열, 제3지대 있을 듯... 결국 국민의힘 오지 않을까"

-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의 행보도 관심인데 어떻게 할 거로 예상하세요?

"내가 보기에는 일단 어떤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보다는 아마 당분간은 제3지대에서 이미지 관리하며 본인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그걸 유지할 거로 생각해요. 그러나 시간이 가고 대선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겠지요. 당을 따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당을 만든다고 해도 지금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쉽게 갈 수가 없거든요.

국회의원들은 임기가 지금 3년이 남았어요.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그렇게 심한 정치적 격변기가 있었는데 탈당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제가 볼 때 윤 전 총장이 최대한 시간을 끌다가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지난번에 안철수처럼 대선 야권단일화 과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 민주당이 지난주 선수별로 반성문을 낸 건 어떻게 보세요?

"그 반성문 내용은 참 좋았는데 반성문 쓰고 나서 바뀐 게 지금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초선의원은 또 '조국 전 장관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다. 그건 왜곡됐다'는 얘기까지 하는데 그거는 반성문을 다시 고쳐 쓰는 건데 진정성이 없는 반성문이죠. 그래서 결국 반성 아닌 반성이죠."

-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은 총리를 포함한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고 민주당은 윤호중 의원을 원내 대표로 선출했는데.

"새로 청와대에서 추천한 장관들은 잘 모르겠지만, 국무총리나 정무수석 추천은 그래도 비교적 잘했다고 생각해요. 김부겸 국무총리 추천자, 이철희 정무수석도 그렇고 열린 자세로 소통이 가능한 사람들이죠. 그러나 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여러 가지 국정운영 방향의 변화가 없으면 레임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여당은 지금 선거에 져서 문제인 거 같아요. 선거도 선거지만, 코로나 상황이고 경제가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위한 경치를 하기 위해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개혁을 잘해서 민생 정치를 좀 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는 정치는 현실 속에서 하는 거지 우리가 가상현실 속에 사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좋은 의도도 중요하지만 현실에 기반해 줬으면 좋겠어요. 특히 외교·안보는 더더욱 그래요."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에도 중복게재합니다.


태그:#김영우, #재보선, #국민의힘,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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