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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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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관련 뉴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조금씩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듯 합니다만, 세계적으로 확산이 여전히 지속 되는 등,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른 듯 보입니다. 부디 이 사태가 더 이상의 피해 없이 마무리되기를 기원합니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까지 겪으면서, 감염성 질환에 대한 걱정 또한 이제 시민 모두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연일 나오는 코로나 관련 뉴스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마침 바로 제가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성동 지역에는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님이 의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석균 선생님과 함께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보건의료 분야에서 어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지, 국민의 건강과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드는 데 정치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건강이 개인화되면 안 돼"

정혜연: "안녕하세요. 선생님께 의료 정책을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공공의료 분야에서 늘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이시잖아요. 많은 분들이 우석균 선생님을 알고 있는데, 정작 성동에서 의원을 하고 계신 건 잘 모르실 것 같습니다."

우석균: "성동에는 20년 전에 왔습니다. 구로의원이 구로공단 노동자들을 위한 의원이었다면, 여기는 성동 공단의 노동자들을 위한 의원입니다. 여기 성동 주민들은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처지의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흔이
훨씬 넘어 일하는 분들이 많죠. 자영업자들도 많은데, 처지는 노동자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 "저도 성동에서 약사로 일했는데 자영업자, 노동자들 모두 병원에 갈 시간조차 없어서 진통제를 사가며 견디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 "맞습니다. (책을 하나 꺼내며) 줄리언 튜더 하트라는 분이 논문을 하나 썼어요. 웨일즈의 의사인데, 건강불평등의 1원칙을 이야기했습니다. '가난할수록 치료를 못 받는다' '못 사는 사람들일수록 일찍 죽는다'라는 거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시간도 없고 자원도 없어, 병에 훨씬 잘 걸리는데 치료는 못 받는다는 거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의료혜택에서 배제되고 있어요. 건강하지 못하고, 운동할 기회도 없고.

: "이번 총선에 등장한 보건의료 공약중 하나가, '건강 인센티브제'였을텐데요, 체질량지수(BMI), 혈압, 혈당 등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사람에게 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공약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시민이자 또 약사로서 저는 그런 정책과 접근법이 상당히 문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기본적인 건강 관리조차 할 수 이들을 위한 것이 공공 의료 정책이어야 하고, 정치가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노동 조건을 바꾸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 "진보적인 의료계에서 비판 성명을 많이 냈죠. 이는 명확하게 건강을 개인화하는 것입니다. 본래는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유급병가 제도를 도입하거나 등 사회적으로 운동하고 건강을 관리 할 수 있을 기회를 제공하는 게 지금 시급한 문제인데 말이죠. 

일반 고용 노동자들의 상황도 심각합니다만, 쉽게 간과되는 것 중 하나는 영세중소 자영업자들의 상황입니다. 사실 자영업자들은 시간이 제일 안 나는 업종이에요. 운동하시라고 하면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얘기해요. 쉬는 시간에 담배 피는 것, 저녁에 술 한 잔 하는 것이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의 전부에요.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지 않는 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재벌들과 일하는 서민들의 수명을 비교하면 실제로 15세 정도 차이가 나요.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보다 더 일찍 죽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건강 인센티브제는 여유 있고 부유한 사람들은 건강해지고 돈도 덜 내고 복지혜택도 받아가는 본말이 전도된 정책인 거죠. 이렇게 건강을 개인화하는 것이 의료 민영화의 핵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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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불평등의 1원칙 "가난할 수록 치료를 못 받는다"의 내용이 담겨 있다.
▲ 줄리안 튜더 하트의 책 건강불평등의 1원칙 "가난할 수록 치료를 못 받는다"의 내용이 담겨 있다.
ⓒ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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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국가가 의료문제를 포기하고 있어"

: "중국 현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확산된 것에도 의료민영화가 가장 핵심 원인이라는 말씀을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어떤 상황인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우한에서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500만 명이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그 정도면 서울과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됩니다. 아직 그 시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결국 자원이 없는 사람들이겠죠. 옮겨갈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죠.

중국이 명목상으로는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라고 말하지만, 현재 중국의 의료는 거의 민영화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감염병에 매우 취약한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초기 확진된 환자들 40%가 의료진이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만큼 병원 내 감염이 심각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의료 시스템 자체가 엉망이었다는 것입니다.

우한시에서 환자를 받는 병원은 현재 3개밖에 없는데, 인구 1200만 명이 사는 곳에 병원 구실을 하는 곳이 3개 밖에 없다는 거죠. 우한의 병원은 거의 다 민간 병원인데 이는 영리병원이 허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의료문제를 포기하고 있고, 전 국민 건강보험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한국에서도 계속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 "참여정부 때부터 제주도에 영리병원 허용을 추진해왔습니다. '의료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영리병원을 해야한다'는 논리였죠. 문재인 정부도 병원 의료 기술 지주회사를 만들어서 대형병원 아래 영리를 추구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하죠. 박근혜 정부 때는 작은 병원을 영리화하려고 했다면 현 정부는 사실상 대형병원을 영리화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공공의료시설 비율 OECD국가 평균은 73%, 미국은 27%, 그에 반해 한국은 10%대

: "우리는 공공의료라는 이 핵심적인 문제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요?"

: "메르스와 이번 코로나의 차이를 보면 확실하게 의료 운영 체계는 투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시설 측면에서 보면 별 개선이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늘린 것이 전부입니다. 2018년도부터 늘린 시설은 하나도 없습니다. 음압병상(병실 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린 격리 병상으로 병실 내부의 병균, 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퍼져나가는 걸 방지함)도 늘린 것이 없습니다. 보건의료 분야를 전반적으로 본다면 물론 문재인 케어로 급여 수준을 높였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줄었던 것을 늘였던 수준에 불과합니다. 시설 수준이 똑같으니 공공 의료 인력 수준도 똑같습니다. 인력을 확고하게 늘려야 합니다."

: "공공 의료 시설이 얼마나 부족한지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공공의료시설 비율은 병상 수 기준으로 할 때 OECD 국가 평균은 73%입니다. 의료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하는 미국도 27%, 일본은 22%에요. 한국은 10%에 불과합니다.

여기 성동의 병원들을 비유하자면, 유럽 같은 곳에서는 한양대 병원, 건대병원이 다 국립병원이고, 미국과 일본은 둘 중 한 군데는 국립병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서울시를 보면 시립·국립 병원이 4%밖에 안 되죠. 

보통 음압병상과 감염내과 의사를 제대로 갖추는 것은 국립병원에서나 가능한 일이에요. 보통 민간 병원에서는 년 1조 정도 수익을 내는데, 병상이 3000개 수준이니깐 병상 하나에 3억 이상을 뽑아내야 합니다. 평상시에는 음압병상이 안 돌아갈텐니, 민간병원에서는 음압병상 하나를 만들 때마다 1년에 3억을 못 벌게 되는 거죠.
2018년까지는 아산, 삼성병원도 음압병상이 없었다가 이동형 음압병상을 가지고 있는 수준입니다. 최소한 4중에 걸쳐 음압을 걸리게 하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서울에 서울대 병원, 서울의료원, 국립의료원에 있는 상황입니다."

: "그런 상황이 이번 사태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켰나요?"

: "광주 21세기병원에서 확진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투입될 감염내과 의사 2명을 며칠에 걸려 겨우 구했습니다. 감염내과를 제대로 갖춘 공공병원이 없으니 그곳에 배치된 공공의료 인력도 없는 것이죠."

: "맞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약속했던 것들도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았죠."

: "정확히는 1개 구마다 공공의료병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2~3개 구마다 공공의료병원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전혀 늘어나지 않았죠. 중앙감염전문병원을 5개 권역마다 세우겠다고 했지만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 "인의협에서 말한 '공공의료 인력 문제 해결 대책'에 매우 공감했습니다. 공공의대를 열어서 공공의료 인력을 확대하는 법안이었죠. 하지만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는데요."

: "국립 의약학계열의 정수를 50% 늘려 전액 장학생, 지역균형으로 뽑고, 지역 공공 의료에 10년 동안 의무 근무를 시키는 것을 주장해왔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공공 의료 인력이 늘어날 거에요.

그런데 그 공공의대 법안은 지역구 의원이었던 이정현 의원이 낸 법안이에요. 지역에서 새로운 의과대학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 발의했는데, 당시 국회에서는 미적지근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바뀌고 나니 찬성했던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는 등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시급한 공공 의료 인력 확충을 비롯 공공의료의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실제로 관심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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