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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근 강릉시장이 7일 오전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 마블 테마파크 사업에 관한 질문을 받자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며 "공보실에 질문하라"며 회견장을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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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시장 김한근)가 어벤저스 시리즈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마블 슈퍼 히어로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혀 해당 업체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김한근 시장이 관련 질문에 답을 회피하고 자리를 떠 논란이다.
김 시장은 7일 오전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김 시장의 브리핑이 끝나자 취재진의 질문은 전날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마블 테마파크' 의혹으로 집중됐다. (관련기사:
"이름 쓰지 마" 마블 경고장 받은 강릉시, 속았나 속였나)
민감한 질문 이어지자 "질문 안 받겠다"
한 기자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블 슈퍼 히어로파크 사업 발표를 한 것인가"라고 묻자 김 시장은 "내가 발표 당시 분명히 원오브뎀(one of them·여러 가능성 중 하나)이라고 했다. 언제 히어로벤처스(저작권자)와 계약을 맺었다고 했나?"라고 되물은 뒤 "그냥 수많은 가능성을 두고 협의하는 것 중에 하나일 뿐이다"라고 답했다.
김 시장은 이어 "시행사와 현재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언제든 바꿀 수도 있다"면서 "마블 이야기는 올림픽 테마파크 자리에 여러 가지 고려 대상 중 하나로 발표한 것인데 워낙 유명하다보니 마블이 부각 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답변은 사실과 다르다. 강릉시는 지난해 5월 발표 당시 보도자료에 마블의 로고까지 넣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언론에 대대적 보도된 뒤 저작권자인 히어로벤처스로부터 '경고장'을 받자 즉시 사과했다. "현재까지 히어로벤처스와의 협의나 히어로벤처스의 승인이 없었다"는 점도 사과 메일에 썼다. 저작권자와의 구체적 협의 없이 발표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나아가 김 시장은 이런 '경고장'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한 중앙일간지에 "마블사와 합의를 했다"는 거짓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원 오브 뎀'이었다"는 김 시장의 해명이 궁색한 이유다.
이에 취재진이 "시장의 답변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질문을 이어가자 김 시장은 "신종코로나 상황이 엄중하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신경질적인 태도로 "질문을 안 받겠다. 나머지는 공보실에 물어보라"라고 말하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저작권자와 접촉했다" 주장... '근거자료'는 "공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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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강릉시청 프레스 센터에서 마블 테마파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릉시 균형발전과 박준규 계장이 김한근 시장을 대신해 답하고 있다. 앞서 김 시장은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다 자리를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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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이 떠나자 해당 사업의 실무자인 균형발전과 박준규 계장이 나와 대신 질문을 받았다.
기자들은 지난해 5월 히어로벤처스에서 강릉시로 보낸 명칭 사용금지에 대한 경고 공문과 강릉시의 답변 공문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계장은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발표 이후부터 지금까지 히어로벤처스 측과 협의를 위해 접촉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행사가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근거 자료를 제시해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는 또 "공개 할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