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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 참사' 이후 5년이 흘렀지만 언론은 여전히 검찰과 더불어 강력한 개혁 대상입니다. <오마이뉴스>가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대안매체 창업자, 외국 언론인, 저널리즘스쿨 교수를 차례차례 만났습니다.[편집자말]
 안톤 숄츠 독일 기자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내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언론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안톤 숄츠 독일 기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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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 개혁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역설적이게도 외국인 한 명이 떠올랐다. KBS의 저널리즘 비평 프로그램에서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주장을 펴는 독일 기자 안톤 숄츠. 독일 언론은 과연 어떨까? 한국과 많이 다를까? 안톤 숄츠 기자에게 언론 개혁을 주제로 인터뷰를 청했다.

1994년 선불교 사상에 빠져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미디어 관련 일을 시작한 건 2001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계기가 됐다. 독일 공영방송 ARD에 찾아가서 "한국어랑 일본어 할 수 있는 사람 필요하지 않니?"라고 묻고 "그게 바로 나야"라고 관심을 끌어 ARD와 같이 일하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는 공식적으로 피디로 일했다. 2017년 11월에는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 사무소와 함께 촛불집회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안톤 숄츠는 2018년 말 ARD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면서 ARD를 포함해 독일 ZDF나 미국 NBC 등 여러 방송국과 협업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KBS의 언론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의 패널로 잘 알려져 있다. 12일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그를 만났다. 

"출입처 제도 상상도 못했다"
  
▲ 독일 기자 안톤 숄츠 “한국 언론개혁은 중립성, 독립성이 제일 중요”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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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언론사에는 여러 사람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관행'들이 있다. 기자들의 출입처 제도 등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출입처 제도라는 게 있는 줄 몰랐다. 상상조차 못했다. 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재밌는 기획기사를 만들면 그만이었고 한국 기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10년 정도 지나서 출입처 제도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제도 자체가 나 같은 독일인에게는 신기했다.

처음 출입처 제도가 생긴 건 일제 강점기인데 기자들을 지배하고 싶었던 게 목적이었다. 기자들과 가까이 있으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보도하는지 알 수 있지 않나. 독일에서는 취재원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왜 이런 제도를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출입처 제도 외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가 많다."

- 한국 기자들은 최근 국민들에게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얼마 전에 비슷한 주제(언론개혁)로 인터뷰를 했는데 누가 '김어준 빼고 다 기레기고 한국 언론에는 좋은 기자가 없다'고 댓글을 썼더라. 나는 그런 사람들이 기레기와 정말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복잡한 사회적인 문제들이 많다. 그런데 사람들은 흑백논리에 빠져서 아주 간단한 해결책만 찾고 있다. '기자들 다 나빠' 이건 아니지 않나? 사실 우리는 <뉴스타파> 같은 독립 언론도 있고, 열심히 하는 기자들이 많다는 걸 안다."

- 시민이 언론 개혁의 주체란 말인가?
"기자 문화의 개혁은 기자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제대로 신문을 봐주지 않으면 안 된다. '야 너희들 다 기레기야!' 이런 식의 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토론이 있어야 하고 소통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기자들도 옛날부터 있어 왔던 제도를 벗어나 좋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립성과 독립성이 제일 중요하다. 당연히 재벌이나 정치인과 옆방에 있으면 너무 친한 사이가 돼 버린다. 어느 정도 중립성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기자들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 그럼 시민들이 기자들에게 요구해야 하는 게 뭔가?
"오보를 많이 내는 신문은 믿지 말아야 한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나도 몰랐던 사실이 많았다. 일이 많으니 모든 신문을 꼼꼼하게 읽을 수가 없다. 아직도 <조선일보>나 <동아일보>가 신문을 가장 많이 판다. 그건 국민들의 책임이다.

불매운동이 효과 있을 수도 있다.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이 구독을 취소하면 신문들도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KBS가 왜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만들었나? JTBC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더 이상 KBS를 보지도 않고 믿지도 않기 때문에 <저널리즘 토크쇼 J> 같은 프로그램이 생길 수 있었다."

- 신문은 어떤가?
"신문도 비슷하다. 물론 신문을 읽는 독자층은 좀 더 보수적이고 나이가 많다. 나이 든 보수적인 사람들이기에 마음을 바꾸기 어려울 것 같지만 그 사람들에게도 힘이 있다. 너희들은 오보가 너무 많다고, 재벌에 대해서 비판적인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 시작하면 신문들도 바뀔 것이다. 이게 국민의 힘이다. 촛불집회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한국 국민들의 힘을 직접 봤다. 한국 사람들이 마음을 먹으면 바꿀 수 없는 문화가 없다.(웃음) 쉽지 않다. 그런데 가능하다."

-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만든 KBS가 최근 출입처 제도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제도를 갑자기 없애는 것보다 기자들이 직접 '이런 제도는 그만하자'고 말하는 게 가장 좋았겠다 싶다. 그렇지만 출입처가 있는 기자들은 자리를 잡으면 포기하기 쉽지 않다. 많은 기자들이 출입처 제도를 좋아한다. 출입처 제도를 없애면 제대로 된 보도를 못 한다고 생각하는 기자들도 있는데 영국이나 독일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 그렇다고 그 나라에 좋은 보도가 없나? 그건 말이 안 된다."

"언론사만 바뀌는 게 아니라 뉴스 읽는 문화 바꿔야"
  
 안톤 숄츠 독일 기자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내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언론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동의하는 주제가 거의 "제로"다. 격차가 너무 크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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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언론은 어떤 방식으로 변해야 하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좋은 일을 급하게 하면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지금 안 바꾸면 언제 바꾸냐'는 사람들도 있고 그것도 이해한다. 물론 훨씬 더 큰 개혁인 독일 통일도 1년 이내에 다 했다.(웃음) 하지만 그때는 많은 사람이 어느 정도 통일에 동의하고 있었고 그래서 부드럽게 잘 됐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보수적인 사람과 진보적인 사람이 동의하는 주제가 거의 '제로'다. 격차가 너무 크다. 이런 격차가 한 번 생기면 이를 고치기가 어렵다. 한국 사회는 이미 양분돼 있다. 정부가 뭘 해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반대로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사회 갈등이 더 심해졌다. 격차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도 조심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심하게 밀어붙이면 백래시(반발)가 있을 수도 있다."

- 최근에 영미권에서 프리랜서 기자가 늘어났다는 보도를 보았다. 프리랜서 기자로서 언론 자유에 프리랜서 제도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프리랜서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ARD나 ZDF는 유럽에서 제일 큰 방송국 중 하나다. 그런데 해외에 있는 지사들을 없애고 있다. ZDF의 일본 지사는 오랫동안 사무실이 없었고 ARD 지사 또한 문을 닫을지 생각 중이다. 이런 방송사에 좋은 건 나 같은 사람이다. 한국에 살면서 필요할 때만 부르고 필요 없을 때는 돈을 안 줘도 된다.

요새는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윗선에서 팩트체크(사실 검증)하는 사람이 없다는 건 문제다. 클릭베이팅(클릭 낚시질)을 위해 기사가 과장되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언론사에는 편집장도 있고 게이트키핑(취사선택) 제도도 있지 않나."

- 옛날보다 더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나?
"단순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클릭 하는지가 중요해진 건 위험하다. 이 때문에 가짜뉴스 문제가 훨씬 더 심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끝없이 거짓말을 하면서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다.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이라는 단어 자체는 팩트가 아니다.

그래도 대통령이 됐고 다음 선거에서도 이길 것 같다. 듣고 싶은 말만 하면 인기가 생긴다. 이걸 보면서 아마도 사람들은 거짓말을 해도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팩트에 대해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인기에 대해 생각한다. 인기가 많으면 유튜브를 통해서 돈을 많이 번다. 사람들은 어떤 팩트보다 거짓말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런데 가짜뉴스를 클릭할 때마다 기레기들은 돈을 번다."

- 최근에 본 문제적인 가짜뉴스에 대한 예를 들어 달라.
"지난 5월 <조선일보>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끝나고 북한이 실무자들을 죽였다는 뉴스를 냈다. 거의 모든 독일 신문이 <조선일보> 기사를 받아썼다. 물론 이 뉴스는 오보였다. 하지만 이런 팩트체크에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사람들 도착하자마자 죽였다, 북한은 이런 나라'라는 이야기는 다들 듣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들 <조선일보> 기사를 받아썼다. 언론사는 클릭베이팅을 하고 사람들은 이걸 퍼 나르면서 '좋아요'를 받고 싶어 한다. 재밌는 기사라면 어디서 나온 기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즉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서 기사를 전파한다. 그건 날 슬프게 한다."

- 독일의 경우는 어떤가?
"독일에서는 한국만큼 SNS의 힘이 크진 않다. 뉴스를 SNS를 통해 보는 게 아니라 신문이나 TV를 통해 본다. 그리고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언론사의 뉴스를 더블체크(재확인)한다. 그때 <조선일보> 기사를 믿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북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김정은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김정은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믿지 못했다.

그래서 <한겨레>나 <연합뉴스> 등에 비슷한 기사가 있는지 알아봤다. 다른 신문사에는 이 기사가 없었다. 이 기사의 적어도 90% 이상이 오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독일 언론사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를 보도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Juicy!(흥미진진하네!)"라고 여겼겠지. 정말 제대로 된 뉴스를 보고 싶다면 언론사만 바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뉴스 읽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 정보 해독력)를 말하는 건가.
"학교에서 먼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가짜뉴스는 뭔지, 어디서 나오는지, 우리는 어떻게 가짜뉴스를 팩트체킹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이런 건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아니면 바보를 키우는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짜뉴스 중 하나는 독일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재상 비스마르크가 조작한 전보가 프랑스 전쟁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가짜뉴스는 완전히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다만 최근 SNS 등을 통해서 가짜뉴스가 심각해지고 있다. ARD의 경우 2017년부터 '팩트파인더'라는 웹페이지를 새로 만들었다. 그 웹페이지에 들어가면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 독일 신문에서 <조선일보> 오보는 따로 팩트체크하지 못했나.
"원래 해야 하는데 너무 쉽게 받아썼다. 독일 신문들도 '<조선일보>는 한국에서 제일 큰 신문 중 하나고 그러면 맞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기사를 낸다. 특히 북한 관련된 오보가 독일에도 너무 많다. 일일이 확인하는 게 어렵고 바로 인쇄해서 뉴스로 내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독일도 완벽한 언론문화를 갖고 있지 않다.

최근에 독일에 아주 큰 스캔들이 있었다. <슈피겔> 기자 클라스 렐로티우스는 상도 많이 받은 스타 기자이고 정말 재밌는 보도를 많이 했다. 그런데 최근 대부분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도에 나온 취재원은 실제로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소설처럼 기사를 썼다. 독일에서는 아직도 이 스캔들이 충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람들은 늘 간단한 해결책 원하지만, 세상은 흑백 아니다"
  
- 그럼에도 독일 언론의 경우 한국처럼 신뢰를 크게 잃은 것 같진 않다.
"최근 독일 신문 <디 자이트>의 한 기자랑 고령화 기획 기사를 만들었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본인이 1963년생이라고 말했다. 56살 아닌가? 그런데 이 기자가 아주머니의 나이를 기사에 쓸 수 없다고 말했다. 만일 이 아주머니가 1963년 12월생이라면 만으로는 55살이라는 것이다.

내가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고 했다. 그런데도 그 기자는 생일이 지나갔는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으면 쓰지 않겠다고 말하더라. 참 대단하지 않나. 되게 감동받았다. 나이 같은 디테일까지 100%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으면 기사에 쓰지 않는다.

독일에 이런 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언론에 대해 신뢰를 많이 한다. 물론 독일에도 좋지 않은 언론사들이 있다. <빌트>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150만 부 정도를 판다. 판매 부수 2위인 신문사는 30만 부를 판다. 이 정도로 차이가 난다. <빌트>는 영국의 <더 선>처럼 낮은 급의 신문이고 오보를 끝없이 생산한다. 다만 사람들은 좋은 저널리즘을 접하고 싶을 때 이 신문을 읽진 않는다."

- 한국에도 유료 기사를 내는 언론사는 극히 드물고 대체로 포털에서 공짜로 뉴스를 본다. 어떤 사람들은 기사에 돈을 내야 좋은 저널리즘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주장이다. 돈을 내야 한다. 나는 기자 일 말고 다른 일도 다양하게 하는데 기자로서 사는 게 쉽지가 않다. 좋은 기획 기사를 만들려면 6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기자로만 일하면 6개월 일하고 100만 원밖에 못 받는 경우도 생긴다. 어떻게 이걸로 먹고 사나. 만일 모든 뉴스를 공짜로 읽을 수 있다면 어떻게 언론사들은 좋은 기자들에게 돈을 주나. 이 돈은 어디서 나오나. 하나뿐이다. 광고. 그런데 광고가 많아지면 이해관계 충돌이 생긴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신문을 샀다. 좋은 기사를 읽고 싶으면 돈을 내야 하는데 갑자기 인터넷에서 기사가 모두 공짜가 됐다. 본인이 돈 낸 만큼 받는 것이다. 돈 없이 좋은 저널리즘을 볼 수 없다."

- 해외는 어떤가?
"몇몇 기사는 공짜지만 심층 보도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한국 사람들 커피에 돈을 얼마나 많이 쓰나. 사람들이 왜 이렇게 뉴스를 가볍게 생각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항상 좋은 뉴스를 요구하면서 언론들 더러 바꾸라고 한다. 그러면 좋은 뉴스를 위해서 돈을 쓸 건가? 뉴스에 대해 돈 쓰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 문화를 바꾸기가 힘들다. 같이 바뀌어야 한다. 신문 읽는 사람들이 안 바뀌면 좋은 저널리즘이 없어질 수도 있다. 왜냐면 돈이 안 되거든.

사람들은 늘 간단한 해결책을 원한다. 하지만 세상은 흑백이 아니다. 사지선다를 요구하는 한국식 교육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은 A 아니면 B가 아니다. 기자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러 문제가 연결돼 있다. 검찰 문제에는 기자 문제도 연결돼 있지 않나. 조금 더 머리를 써야 한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올해가 30주년인데 동독도 참 편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민 개인에게 결정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결정을 못 하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원했고 민주주의에는 자유가 있다. 자유가 있으면 그만큼 책임도 따른다. 아니면 우리는 다시 뒤로 가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간단한 해결책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다 어느 정도 아프고 어려운 해결책뿐이다."

"색다른 의견도 있어야"
  
 안톤 숄츠 독일 기자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내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언론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에는 외국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고령화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거다. 내 역할은 외국인으로서 좀 다른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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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리즘 토크쇼 J> 패널로 참여했다. 한국 언론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출연했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와서 2년 반 동안 절에 살았는데 그때 선사님이 말씀하신 게 있다. 여기 빨대가 있다. (빨대를 가리키며) 이 빨대는 어느 쪽에 있나?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마주 보고 있으니 이 빨대는 당신(기자)에게 오른쪽에 있고 내게는 왼쪽에 있다. 빨대가 내게 왼쪽에 있는 것도 사실이고 건너편에 있는 사람에게 오른쪽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면 달라진다. 그런데 자기 의견만 생각하면 욕하고 싸우고 때리고 나중에는 죽일지도 모른다. 그것 때문에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나간다. 한국 언론에 대해 비판하자는 목적이 아니라 색다른 입장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에는 외국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고령화 때문에 앞으로 한국 정부는 젊은 외국인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외국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거다.

1990년대 서울에 왔을 때 젊은 아이들은 나를 만지고 싶어 했다. 지금은 백인을 보면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또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쓴다. 내 역할은 외국인으로서 좀 다른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문화 사회'다.

지금 경기도 공장들에 모든 외국인이 한꺼번에 떠나면 일주일 이내에 한국이 망할 거다. 서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나가서도 일부러 '이 기자가 왜 이렇게 했는지 알 것도 같다'고 말한다. 색다른 의견도 있어야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라는 반응이 나온다. 물론 대부분 그렇게 반응하진 않는다. '역시 이 사람도 기레기'라고 하지.(웃음)"

- 언론사 기자들이 최근 조국 전 장관의 집 주위에서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뻗치기'(취재 대상을 무작정 기다리는 행태) 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독일에서는 어떤가?
"사례별로 다르다. 그런데 좋은 언론사는 이렇게 취재하지 않는다. 좋은 보도와 파파라치는 잘 구분해야 한다. 독일에도 물론 파파라치가 있고 독일 사람들도 황색언론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존경하는 미디어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조국 전 장관에게 했던 행동은 파파라치나 하는 행동이다.

한국인들은 '알 권리'라는 단어를 과하게 이용하고 있다. 개인 인권은 때로 알 권리만큼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왜 검찰청 앞에 포토라인이 있어야 하나? 그 사람이 아직 범죄자인지 아닌지 모른다. 판결이 날 때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이런 저널리즘이 나쁘다고 생각하면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클릭하면 그 기자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다. 나쁘다고 욕하면서 여기 돈을 가져가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 최근 한국 사회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언론개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사람들은 뭐든 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이미 법이 많다. 개혁은 법보다는 소통을 통해서 했으면 좋겠다. 검찰이나 언론 개혁도 마찬가지다.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법이 아니었다. 촛불집회를 통해서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부드럽게 정부가 바뀌었다.

촛불집회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 때 이건 이제 세상에서 많이 볼 수 없는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기적은 쉽게 경험하기 힘들다. 옛날부터 해왔던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너무 급하게 바꾸려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천천히 소통을 통해 부드럽게 바꾸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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