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다 오존경보까지 더해지는 여름날, 비는 축복 같은 존재다. 비가 내린 다음날엔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꼭 달린다. 평소엔 미세먼지를 덜 마시려고 천천히 달리는데, 이때만큼은 "헉헉~" 맘껏 숨을 마시고 내쉬며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그림 같은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거다. 비가 선사한 풍경을 바라보며 힘든 줄 모르고 멀리까지 달리게 된다. 문득 도시의 흰 구름과 파란 하늘은 사라지거나 잃어버린 게 아니라, 늘 그 자리에 있었구나 싶다. 뱃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내 멋진 복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