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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품송(2014년 촬영)
 정이품송(2014년 촬영)
ⓒ 보은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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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 정이품송 양묘장
 보은 정이품송 양묘장
ⓒ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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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 '자목' 100만원은 터무니없습니다."

이달 초 충북 보은군에는 정이품송 아들 나무를 사겠다는 전화 문의가 쇄도했다. 보은군이 정이품송에서 채취한 솔방울의 싹을 틔워 정이품송과 형질(DNA)이 99.9% 일치하는 아들나무(자목)을 대량 생산, 판매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관련기사: 한 그루에 백만원.. 보은군 이번엔 정이품송 후계목 판매 시도).

아들 나무는 10년생으로 높이 3∼4m, 밑동 지름 10∼15㎝ 정도다. 비슷한 다른 소나무는 1그루당 수십만 원 정도지만 정이품송 아들 나무는 그루당 100만 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보은군은 아들 나무를 판매할 때 '혈통 보증서'도 함께 발급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보은군의 자목 판매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천연기념물인 정이품송의 혈통 보존을 위한 증식 허가를 해준 것이지 판매 목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문화재청은 현재 정이품속 자목의 판매가 가능한지 여부를 법적 검토하고 있다. 와중에 이번에는 아들 나무의 가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의문 제기는 지난 17일 보은군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이 연 기자회견장에서 나왔다.

[쟁점1] "정이품송 99.9% 형질 자목 불가능"... 보은군 "용어 잘못 선택"

쟁점은 보은군의 주장처럼 아들 나무가 정이품송의 형질을 99.9% 갖고 있는가 여부다. 이에 대해 보은군민 진옥경씨를 비롯한 김승종, 임미선, 한기웅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솔방울 종자로 번식시킨 정이품송은 아비 정이품송과 형질이 99.9% 일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나무는 자웅동주(雌雄同株)를 갖고 있지만, 암꽃은 순의 위쪽에, 수꽃은 아래쪽에 위치한 데다 서로 꽃피는 시기가 달라 같은 소나무의 수꽃가루(송홧가루)로는 한 나무에서 수정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다른 소나무에서 날아온 수꽃가루와 수정한다.

이들은 "정이품송에서 맺은 솔방울은 매년 다른 나무의 수꽃가루와 수정해 정이품송의 솔방울에서 받은 씨앗을 받아 키운 자목은 정이품송의 최대 50%의 엄마 유전자를 갖고 있다"며 "보은군이 잘못된 정보로 자목을 팔려 한다"고 지적했다.

정이품속 후계목을 관리하고 있는 충북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도 "솔방울을 통해 정이품송과 형질이 99.9% 일치하는 자목은 나오지 않는다"며 "수년 전 충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 생산한 정이품송 자목도 형질 일치율은 20% 정도로 낮았다"고 밝혔다. 이어 "보은군이 어떤 근거로 형질  99.9%를 갖고 있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씨앗을 받아 키우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진옥경씨(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김승종, 임미선, 한기웅 씨가 17일 오전 보은군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은군은 정이품송 자목에 대한 거짓 정보를 제공한 데대해 사과하고, 비싼 값에 내다 팔려는 도 넘은 상업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진옥경씨(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김승종, 임미선, 한기웅 씨가 17일 오전 보은군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은군은 정이품송 자목에 대한 거짓 정보를 제공한 데대해 사과하고, 비싼 값에 내다 팔려는 도 넘은 상업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진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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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의 가지를 잘라 접목하는 방법으로 자목을 키울 경우, 정이품송과 같은 형질의 자목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접목 성공률은 20% 미만으로 보은군처럼 수 만 그루를 증식시킬 수 없다는 설명이다.

보은군의 의뢰로 정이품송 자목 용역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충북대 특용식물학과 관계자는 "보은군이 의뢰한 것은 정이품송의 자목 여부를 밝혀 달라는 것이지, 형질(DNA) 일치 비율을 밝혀달라는 게 아니었다"며 "보은군 또는 언론이 용어 사용을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은군이 의뢰한 소나무에 대해 '정이품송의 자목'인지 아닌지를 판단했을 뿐, 형질 일치율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보은군 관계자는 "정이품송의 혈통을 지닌 자목이 분명하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형질이 99.9% 일치한다'고 용어 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며 "하지만 정이품송의 혈통을 지닌 자목이 분명한 만큼 자목의 가치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쟁점2] "그루당 100만원 너무 비싸"... 보은군 "그만한 가치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정이품송의 자목에 다른 소나무보다 2~3배 높은, 그루당 100만원의 가격표를 붙이는 게 적절한지다. 한 소나무 전문가는 "자목이라 하더라도 형질은 절반 정도만 갖고 있고 지금의 정이품송처럼 자라는 것도 아니다"며 "큰 의미가 없고 그루당 100만원은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상징적 의미로 정이품송의 혈통을 지닌 나무 중 가지 모양을 빼닮거나 생육이 좋은 나무를 후계목으로 선정해 관리할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혈통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비싼 값에 파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정이품송의 혈통을 지닌 자목이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문화재청이 자목 판매 여부를 검토 중인 상태로 자목 판매 계획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고 밝혔다.

앞의 진옥경씨는 "보은군이 거짓 정보로 많은 사람을 현혹한 데 대해 사죄하고, 혈세를 들여 자목을 길러낸 후 비싼 값에 내다 팔려는 도 넘은 상업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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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