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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전처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 국감 참고인 출석 최근 발생한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의 피해자의 딸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가림막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여가위는 국회법에 의거해 이날 출석한 참고인의 얼굴 및 음성을 비공개하기로 하고 가림막을 설치했다.
▲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 국감 참고인 출석 최근 발생한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의 피해자의 딸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가림막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여가위는 국회법에 의거해 이날 출석한 참고인의 얼굴 및 음성을 비공개하기로 하고 가림막을 설치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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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하나 가져오세요."
"녹음 안 됩니다."
"얼굴 노출 주의해주십시오."
 

30일 오후 증인 및 참고인 질의를 앞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장. 국회 직원들이 일일이 카메라와 펜 기자들에게 영상 촬영 시 모자이크 처리와 녹음 불가 방침을 고지하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벌어진 전 남편의 전 부인 살해 사건, 그 피해 당사자이자 유족인 딸이 국감장을 찾으며 신변 보호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참고인 질의에 앞서 국감장에는 우산 두 개가 펼쳐졌다. 우산 속에서 얼굴을 가린 채 미리 준비된 가림막으로 들어간 참고인은 답변 내내 불안에 떤 목소리를 이어갔다.

참고인은 평소 "엄마를 죽여도 6개월만 살다 나오면 된다"고 협박을 일삼았다는 아버지의 보복이 두려워 지난 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아버지가) 사형 선고 받도록 해달라"며 청원 글을 올렸다.

국감장에서 외친 딸의 요구는 단 하나였다. 엄마의 폭력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2시간 만에 풀려난 가해자, 그 가해자가 차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흥신소를 통해 엄마를 지속적으로 스토킹 했음에도 어떤 공권력의 도움도 받지 못한 가족들, 접근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살해당한 어머니. 이 모든 비극을 만들어낸 법의 구멍을 메워달라는 것이었다.

'가정 유지'만 강조한 법, 약한 처벌... 반복되는 죽음
 
여성들의 호소 "내가 죽어야 가정폭력 인가요"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한 전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이 사망하는 등 가정폭력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29일 오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 여성들의 호소 "내가 죽어야 가정폭력 인가요"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한 전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이 사망하는 등 가정폭력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29일 오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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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정춘숙 의원(초선, 비례대표)은 참고인에게 우선 "어려운 상황임에도 와줘 감사하다, 여기까지 부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가정의 평화와 안정 회복' 등 가정 유지에만 방점을 맞춘 현행 가정폭력 처벌법의 목적을 '피해자와 가정 구성원의 안전 도모' 등 피해자 중심으로 바꾸는 관련 법 전반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춘숙 "지금도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
참고인 "2015년 2월. 이모들에게 재밌는 것을 보여준다며 집에 와보라고 했다. 가족들이 모두 모였는데, 어머니가 아버지에 폭행 당한 상태로 들어왔다."
정춘숙 "상태가 어땠나."
참고인 "얼굴에 주름 진 곳이 없을 정도로 온 얼굴이 부은 상태였다."
정춘숙 "그 후에 어떻게 했나?"
참고인 "보복이 두려워 가족들이 신고를 못했다. 칼을 들고 죽이겠다고 하는데도... 제가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춘숙 "경찰이 이때 불구속 기소를 했는데,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사건 발생) 전에 신고한 적이 없고 (가해자) 주거지가 일정해 그랬다고 한다."


불구속 기소로 2시간 만에 자유의 몸이 된 가해자는 접근명령금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엄마 뒤를 밟았다. 임시 조치를 위반하더라도 고작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는 가벼운 처벌도 가해자의 발을 자유롭게 했다.

참고인에 따르면, 두 번째 신고 당시 피해자에게 경찰은 "처벌을 원하느냐"라고 물었고 이에 피해자는 "처벌 강도가 미미하지 않느냐"라고 다시 물었다. 경찰은 이에 "실질적으로 가해를 가하지 않아 처벌이 미미하므로 (신고) 어플을 깔아 이런 일이 다시 있으면 신고하라"고 했다. 가해자의 가족들을 향한 폭행은 이후에도 여지없이 계속됐고 피해자의 사망으로 이어졌다.

"피해자 신변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법 제정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가정 폭력은 더 이상 가정 문제가 아닙니다."

참고인은 '정부, 경찰,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제안에 이같이 답했다. 이 사건을 거울삼아 정치권이 가정폭력특별법 개정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이었다.

여가위원장인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슴이 먹먹하고 아프다, 오히려 아버지가 출소하는 날이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날이라고 절규하는 상황이다"라면서 "미국의 경우 협박만 하더라도 가정폭력범으로 처리한다,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 조속한 입법을 처리해야 하고 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를 확실히 해줘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전날인 29일 유가족을 만난 사실을 전하면서 "가족을 상실했다는 아픔에만 집중하기도 힘들 텐데, 제가 직면한 것은 이분들의 공포와 불안감이었다"라며 "지속적인 폭행 속에서도 어렵게 (환경 극복을 위해) 결심한 사람들이 제도를 선택해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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