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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용노동청에서 농성중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농성중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농성중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농성중인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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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상복 위에 노동조합 조끼를 입었다. 불법파견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의 표현이다. 그것도 모자라 찬 사무실 바닥에 앉아 곡기를 끊은 지 7일째다. 목소리는 갈라지고 힘도 없었다. 그런데도 김수억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은 외쳤다.

"현대 기아차 불법파견 14년이다. 농성 9일째이고 단식 7일째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9월 19일 기아차는 사내하도급 노동자 1300명을 내년까지 기아차 직영으로 특별채용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도 지난 1월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노동자 3500명을 특별채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조는 당사자인 자신들을 제외한 채 나온 채용계획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기아차는 회사가 정규직 노조와불법파견 소송 취하를 전제로 채용에 합의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 명은 사측의 특별채용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서울고용노동청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또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8월 1일 고용부가 현대기아차에 비정규직 직접고용명령을 내리라고 권고했지만, 고용부가 두 달째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추석 연휴의 시작이었던 22일부터는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28일 오전 11시 현재까지도 노동자 25명의 단식은 이어지고 있다. 김수억 지회장은 "20~30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몸이 망가진 노동자들이다"라며 "단식으로 몸무게 8kg이 빠지고 한쪽 팔이 마비된 노동자들도 있다"라고 단식 농성자들의 건강상태를 전했다.

김 지회장은 "정규직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불법을 처벌해달라는 게 단 하나의 바람이다"라고 했다.

"재벌이 법 위에 군림하는데 어떻게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가 되겠나? 비정규직이 불법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

이어 김 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갑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곳(서울고용노동청 농성장)에 와서 재벌 적폐 청산의 의지를 밝혀달라"라며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을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오는 30일까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갈라진 목소리로 "더는 갈 곳도 없다"라며 "(만약 9월 30일이 지났는데도 정부가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극단적인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고용노동부, 하루빨리 나서야"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농성장 찾은 민주노총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농성장 찾은 민주노총
▲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농성장 찾은 민주노총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농성장 찾은 민주노총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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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일째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서울고용노동청 4층에서 오전 11시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가맹산하 대표자들은 고용노동부에 대한 규탄 발언을 이어나갔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이선인 공동위원장은 "고용부 직원들이 해야 할 역할은 법원에서도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한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다"라며 "고용부가 발로 뛰어 해결해야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재벌과 적폐의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고용부는 노동자 편에 서지 않았다. 철저히 재벌의 편이었다"라며 "재벌 편에 서서 노동자 울리는 상황이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했다.

윤 본부장은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건 단식 농성 중이다"라며 "죽을지언정 재벌이 자행한 불법을 바로 잡겠다는 노동자들의 의지와 신념을 고용노동부가 반드시 화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본부장은 "고용부는 재벌의 편에 설지, 노동자 편에 설지 선택하라"라면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심장인 현대차가 있는 울산에서 불법파견․정규직 전환 투쟁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민족 명절에도 곡기를 끊으면서 불법을 시정해달라고 하고 있다"라며 "절박하지만 상식적이고 소박한 요구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재벌인 현대기아차는 (불법파견이라는) 불법을 저지르며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었다"라며 "그 이익의 그림자에는 곡기를 끊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곡기를 끊는 노동자들이 하루 이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요 노동존중사회도 아니다"라며 "고용부가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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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신지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