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고 최우기 씨 장례 거행하는 택시 기사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소속 택시 기사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지난 10일 카풀영업에 반대하며 분신한 고 최우기 씨의 장례식을 거행하고 있다. ⓒ 유성호
 
경기 안양에서 32년째 택시기사로 일한 오덕교(71)씨는 평상시와는 다르게 지하철을 타고 국회로 왔다.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집회를 위해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 설치된 무대 한 편에 걸려 있는 최우기씨의 영정사진을 가리키며 "(오늘 택시를 운행하면) 저 사람한테 미안하다"라고 했다.

오씨는 "카풀 서비스가 시작되면 밥숟가락 놓아야 한다"라며 "대부분 사람들이 자가용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카풀을 하기 시작하면 사실상 택시 매출은 반 토막 더 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불법으로 내 밥그릇 뺏어간다고 생각하니 요즘은 속이 말이 아니다"라며 "가족들 다 먹여 살렸던 일인데...이제는 힘들어진다"라고 했다.

오씨는 답답한 마음과 카카오와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자신과 동료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가 사업 철수를 해야지, 연기한다는 발표는 믿을 수 없다"라며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오씨를 비롯한 12만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4만 명)의 택시 기사들이 20일 국회 앞으로 몰려와 "택시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라고 외쳤다. 항의의 뜻으로 택시를 몰고 온 이들은 여의도공원 앞 여의대로 3개 차선을 점거했다. 택시기사들 중에는 '근조리본'을 가슴팍에 달거나 '열사정신계승'이라는 검은 띠를 머리에 매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10일 카카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사망한 최우기씨를 기리는 의미다.

택시단체 "모든 책임은 청와대에 있어"
 
카풀에 화난 택시 기사들 “택시 생존권 보장하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소속 택시 기사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카카오 카풀, 타다 등 앱을 통한 카풀 알선업체, 렌터카 유상운송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카풀에 화난 택시 기사들 “택시 생존권 보장하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소속 택시 기사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카카오 카풀, 타다 등 앱을 통한 카풀 알선업체, 렌터카 유상운송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카풀에 화난 택시 기사들 “택시 생존권 보장하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소속 택시 기사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카카오 카풀, 타다 등 앱을 통한 카풀 알선업체, 렌터카 유상운송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카풀에 화난 택시 기사들 “택시 생존권 보장하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소속 택시 기사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카카오 카풀, 타다 등 앱을 통한 카풀 알선업체, 렌터카 유상운송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단체(이하 택시단체)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카풀 서비스 관련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이날 총파업은 강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4시부터 다음날인 21일 오전 4시까지 전국 택시운행을 중단하고 국회 앞에 모인 것이다.

택시단체가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택시기사들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신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1차와 2차 택시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도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택시업계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는 사이 택시기사 최우기씨가 분신 사망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라며 "그럼에도 국회와 정부는 일체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태황 전국택시노조 사무처장도 "사태의 엄중함을 경고했지만 정부는 무사안일 했고 카카오가 자본을 앞세워 카풀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최우기 열사를 만들어냈다"라며 "이 모든 책임은 정부와 청와대, 카카오에 있다"라고 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이명박보다 더 한 게 문재인 정권이다"라며 "왜 여객운송법 81조를 통과시키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이게 나라냐, 이게 정부냐"라며 "문재인 정부 탄핵하자"라고도 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운전자가 동승자를 태우고 돈을 받으면 불법이다. 하지만 출퇴근 때는 예외조항으로 허용하고 있다. 택시단체들은 해당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한 택시기사는 "이번이 3번째 집회"라며 "1, 2번째 했을 때도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라고 했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연합회장은 "정부와 국회는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해결책과 회유책을 실시해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다"라며 "여당이 내놓은 해결책들은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우리를 집단 이기주의의 결정체로 만들어 민심의 외면을 받게 한다"라고 말했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도 "사회 갈등과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방관하고 있다"라며 "이 문제를 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는 더 큰 저항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구 위원장은 "택시4개단체 카풀비상대책위에서 투쟁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카풀 앱을 저지하고 택시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 집회에 참석해 '택시 생존권' 강조
 
'카풀 반대' 택시 집회, 물세례 받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주최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자, 일부 택시 기사들이 “물러나라”를 외치며 생수병의 물을 뿌리고 있다. 이날 이들은 “벼랑 끝에 놓인 택시 현실 속에서 또다시 서민택시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대기업 카카오 등의 카풀앱 영업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 유성호
 
택시 기사들 "국회는 카풀 금지하는 여객법 통과시켜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소속 택시 기사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전현희 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을 향해 카풀 금지하는 여객법 국회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집회에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임이자·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정동영·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전현희 의원에게만 유독 야유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단상에 오르자 택시기사들은 고성을 질렀다. 생수병에 든 물을 뿌린 이도 있었다. 전 위원장이 "최우기 열사의 명복을 빌고 위로의 말씀 드린다"라며 "택시 산업의 생존권을 위해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택시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한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하자,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웃기지 마라', '물러나라' 등 야유가 터져 나왔다. 전 의원이 "정부와 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하자, 집회 참석자 중 일부가 '여당 물러가라'를 외치며 무대 쪽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개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환호와 함께 '환영한다'라는 외침이 나왔다. 나 의원이 "대기업이 하는 카풀에 대해 이미 임이자 의원이 절대 안 된다,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했다"라며 "저희 당은 그 뜻에 함께 한다"라고 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유경제를 빙자해서 택시노동자를 생존권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라고 하자 '문재인 하야하라'는 외침도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헌행법은 자가용 운영을 처벌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카카오가 불법 카풀을 대놓고 하겠다는데, 왜 정부는 카카오 대표를 구속 안 하느냐"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검찰과 경찰은 카카오 카풀 운영진을 오늘이라도 즉시 구속시켜라"라며 "공유경제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쓰고 있지만 본질은 약탈 경제인 다음 카카오를 완벽하게 응징해 달라"라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 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집회 참석자들은 '김경진' 이름을 연호하거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들은 "불법카풀 허용하는 여객법 개정하라", "불법카풀 공유경제 기재부는 자폭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후 4시 10분쯤 집회를 마치고는 공덕 로터리까지 행진을 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불법 자가용 카풀 근절’ ‘카풀 금지 여객법 즉각 국회 통과’ 등을 요구하는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다. ⓒ 권우성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불법 자가용 카풀 근절’ ‘카풀 금지 여객법 즉각 국회 통과’ 등을 요구하는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다. ⓒ 권우성
   
여의도에 집결한 택시 수천대 ‘불법 자가용 카풀 근절’ ‘카풀 금지 여객법 즉각 국회 통과’ 등을 요구하는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리는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택시 수천대가 여의도공원 주변에 집결해 있다. 이날 집회는 택시 4개단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비대위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여의도에 집결한 택시 수천대 ‘불법 자가용 카풀 근절’ ‘카풀 금지 여객법 즉각 국회 통과’ 등을 요구하는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리는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택시 수천대가 여의도공원 주변에 집결해 있다. 이날 집회는 택시 4개단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비대위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태그:#택시파업
댓글13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