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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 때 다녔던 기관에서 명절이면 원장님 댁에 명절 선물을 사다 드리는 것은 각자 챙기게 했어요. 예산을 결정하는 시기에는 상품권을 공무원에게 전달하는 것은 관행이었어요. 시골이었고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고 얼른 이 기관을 나가서 그 꼴을 안보고 싶었어요," - 이OO(34)

"일하던 가게에서 실장이 사원들한테 '커피는 예쁜 여자가 타야 맛있고, 술은 몸 좋은 여자가 따라야 맛있다.' 혹은 '화장 안하는 편인데 여자는 나이 먹으면 추해지고 보기 싫어지니 화장은 필수고 예의다.'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점점 수위가 올라가고 터치도 시작하는걸 보고 덤볐다가 그만두게 되었어요." - 심OO(30대)

"과거 중소기업에 근무할 때 제품이 불량이란 이유로 납품한 회사로 직접 찾아가서 불량제품을 하루 종일 골라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 황OO(30)

직장 내 부조리, 주요 타깃은 청년

'바꿈,세상을바꾸는꿈'에서 직장 내 다양한 문제들을 취합하면서 나온 사례들입니다. 이 외에도 취업비리, 갑질, 성희롱 등 여러 문제들이 청년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실제 이런 부조리들은 잊을 만하면 뉴스에서 다뤄질 정도로 흔한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직장 내 부조리의 피해가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에게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취업 비리입니다. 올해 2월 KEB하나·광주·부산은행 모두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이유도 다양합니다. 출신학교 차별, 임직원 친인척 채용은 물론이고 심지어 임직원인 아버지가 딸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경우도 드러났습니다.

사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더욱 심각합니다. 정부가 지난 1월 공공기관 채용 비리 사례를 조사한 결과, 무려 80%인 946개 기관에서 4788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내용도 각양각색입니다. 채용계획 변경, 사전에 미리 선발자를 내정하는 것과 같은 절차 무시, 면접 조작, 서류나 필기 등의 점수 조작 등입니다. 대표적인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강원랜드입니다. 올 초 문제가 드러나 청와대가 조사에 들어갔고 부정합격 혐의가 확인된 강원랜드 직원 226명이 면직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문제는 끝나지 않습니다.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도 비일비재합니다. 공식 업무 외 사적 업무를 시킨다거나, 보고서나 아이디어를 가져가거나, 최근 논란이 된 대한항공처럼 심각한 언어폭력과 인격모독도 심각합니다. 갑질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는 교수와 대학원생이 일방적, 수직적 구도를 이루고 있는 학계입니다. 과거 논란이 된 인분교수처럼 대학원생의 향후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교수의 갑질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바꿈의 사례 모집 중에서도 "교수가 자기 아들이 축구선수 메시를 좋아한다고 그 옷을 사달라고 시켰다"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또 직장 내에서 성범죄는 대부분 비정규직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실제 검찰청에 따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2014년 449건에서 2016년 545건으로 늘었습니다. 검찰청에 신고 된 기준으로만 봐도 쉬는 날을 제외하고 순수 업무일로 따지면 하루 2번꼴로 우월적 성범죄가 발생한 셈입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역시 청년들입니다.

직장내 문제, 청년들의 대응은 "참고 견딘다"

"아무래도 취업이 어렵고 간신히 얻은 기회인데 놓치기도 아쉽고, 들어가서 이렇게 나가버리면 다른 사람 눈치도 있고, 커리어에도 안 좋을 것 같아요." - 유OO(25)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대응은 대부분 "참고 견딘다"는 것입니다.

원인은 높은 실업률과 비정규직입니다, 올해 3월 청년(15~29세) 공식 실업률은 11.6%입니다. 그러나 단기 알바, 공시생 등 실질적 실업 상태인 청년들을 합칠 경우 24%에 이릅니다. 청년 100명 중 24명은 일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나머지 일을 하는 청년들은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청년층(15∼29세) 임금근로자 35.7%가 비정규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60세 미만 노동자 가운데 유일하게 청년층만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일을 못하는 청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 그리고 일을 구해도 직장 내 여러 갑질에 시달리는 청년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청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고 풀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해

총수 일가의 갑질이 도를 넘은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 부사장 갑질을 계기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언론과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얼굴을 가리고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능한 경영진으로 인해 벌어진 기내식 대란, 자신의 딸을 이사로 삼고 별거 아닌 것처럼 말하는 총수의 부도덕 및 각종 문제에 대한 이슈가 커지고 있습니다.

직장 내 여러 문제들이 이슈화되는 경우, 공통점은 바로 SNS입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노동자들이 만든 익명 단톡방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가며 다양한 문제들이 고발되었습니다.

지난해 출범한 직장 갑질 119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노무사·변호사·노동전문가 등 200여명이 모여서 단톡방을 중심으로 갑질 사례를 받고 상담하는 이곳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직장 내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노동조합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들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의제가 만들어지고 이슈가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바로 시민들이 직접 이야기하고 토론할 '공론장'입니다.

특히 '바꿈,세상을바꾸는꿈'에서 7일 기획한 "연극으로 바꾸는 세상, 시민이 만드는 연극"은 직장 내 여러 문제를 공유하고 대안을 연극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공론장 기획 중 하나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우리 사회 여러 문제들을 연극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 중인 청년극단 '극단99도', 민주주의 온라인 플랫폼 '빠띠'가 함께 합니다. 직장에서 겪는 청년들의 여러 이야기를 오는 7일 청년허브에서 모여서 풀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초 반부패주간에 실제 창작연극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참가신청하기

덧붙이는 글 | 미디어오늘 바꿈홈페이지에 중복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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