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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한국당 잘 망했다. 개XX들. 30년 동안 당비 냈는데."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 든 자유한국당사에서 박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발표 30분 전 일찌감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을 찾은 한 지지자는 발표 후 당사를 빠져나가며 붉어진 얼굴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당 지도부의 표정은 시종일관 침통 그 자체였다. 승리 예상 지역으로 나온 대구, 경북 소식에도 누구하나 박수치거나 웃는 이가 없었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당 지원 없이도 승리할 수 있으리라 공언했던 울산 지역마저 뒤쳐지는 결과가 나오자 씁쓸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아 부산도... 참..." 쥐죽은 듯 침묵만 흐른 자유한국당사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중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 이희훈
김성태 원내대표는 손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연신 훔치며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5분 전 한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으로서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되지 못한 부분을 대단히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열세를 염두에 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저희 자유한국당은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소중한 판단을 존중하고 그 결과에 따른 당의 뼈를 깎는 변화를 추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내내 준비한 원고로 손 부채질을 하며 미동 없이 땀을 식히는 데 열중했다.

"아 부산도... 부산도 참..."
"제주는 원희룡이 됐네."

당 지도부와 함께 개표를 지켜보던 현역 의원들의 입에서도 짤막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김종석 의원은 작은 목소리로 "경합으로 나오네. 민주당이 다 이겼네"라며 TV 속 개표 결과를 응시했다. 일부 화면에서는 승리 분위기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박수치며 얼싸 안는 장면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14, 한국 2, 무소속 1'

지도부가 가장 침통한 대목은 광역단체장 출구조사 종합 성적이 화면에 뜬 순간이었다. 김 의원은 "어 이거 뭐야. 민주당 14, 한국당 2..."라고 말하며 초라한 예상 결과를 다시 읊었다. 당사 안에는 취재진 포함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지만, 일부 말소리 빼고는 줄곧 침묵이 이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중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중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홍준표 대표는 결과 발표 이후 10분 만에 자리를 떴다. 홍 대표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좀 이따가"라는 외마디만 남긴 채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개표 상황실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으로, 역사상 이런 결과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국민적 분노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고 보수 혁신과 보수 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치 못한 것이 여실 없이 오늘의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말이 필요 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자유한국당, #홍준표, #김성태,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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