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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6.13지방선거 출정식에서 발언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6.13지방선거 출정식에서 발언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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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날 막혀있던 재개발, 재건축 도장을 찍어드리겠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가장 처음 할 일을 '재건축 재개발 사업 도장 찍기'라고 공약했다.

김문수 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 지역에는 시가 행정 처리 절차를 미루는 600여 개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이 있는데, 당선 즉시 관련 내용 검토를 시작해 취임 첫날 모두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10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서울의 한 500군데 이상 막혀있던 부분에 대해서는 당선되고 취임 첫날부터 확실하고 시원하게 도장을 찍겠다"고 밝혔다.

시내 600여 개 재개발, 재건축 사업장의 승인 도장을 취임 첫날 찍는 것은 가능할까?

먼저 정비계획을 신규로 지정하거나, 기존 계획에서 중대한 변경을 해야 한다면 어렵다.

정비계획 중대 변경시 주민공람 의무기간만 30일, "최소 두 달 이상 걸려"

도시계획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특별시장은 정비계획을 직접 수립,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정비계획 수립 이후에는 주민 설명회와 주민공람,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정비계획을 새로 수립하거나, 중대한 변경을 할 경우에는 이 절차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도정법은 주민공람은 30일 이상, 시의회 의견청취 기간도 60일(6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주민설명회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절차를 생략한다고 해도 최소 90일이 소요된다.

오는 6월 13일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서울시장의 취임일은 7월 1일. 18일이라는 기간 동안 해당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민공람과 의견청취 등을 생략하는 것은 '위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계획 신규 수립이나 중대 계획 변경은 아무리 빨리 통과시킨다고 하더라도 최소 2개월 이상 걸린다"면서 "주민공람과 의견청취 등은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여서, 이를 생략하고 진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절차만 남아도, 일사천리 통과는 난망

주민설명회와 시의회 청취 등을 모두 거치고, 마지막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만 남은 상태라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개최 일정은 매월 첫 째, 셋 째주 수요일로 정해져 있다.

안건이 많다면 필요에 따라 추가로 개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 백개의 정비계획 안건을 불과 2주 정도의 기간 내에 처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한번 열릴 때 심의하는 안건은 통상 5~6건. 심의 안건이 10건을 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도시계획위원회도 서울시장의 일방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 현재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은 행정2부시장이 맡고 있다. 도시계획위원들은 시 공무원들을 비롯해 시의회와 학계, 시민단체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정비 사업 계획을 결정하는 것을 견제하는 장치다.

만약 서울시장 당선인이 정비계획 안건 통과를 강제한다면, 외부 위원들을 중심으로 위원회 독립성 훼손이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시장이)심의 안건에 대해 의사 표현은 할 수 있겠지만, 이를 드러내놓고 강제할 경우, 위원회 내부에서부터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구상대로라면, 도시계획위원회가 18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열리는 가운데, 회당 30여 건의 심의 안건이 아무 이견 없이 통과돼야 한다. 김 후보가 추산한 600여 곳의 정비사업장이 주민공람, 시의회 의견 청취까지 마무리된 상태여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붙는다.

600여 곳 사업장이 모두 '경미한 변경'이라면 아예 불가능하진 않아

일말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조건은 600여 곳 사업장이 기존 정비 계획에서 '경미한 변경'만 요하는 경우다. 한꺼번에 도장을 찍으면서 예상되는 졸속 심의 논란 등을 차치하면 산술적으로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도정법에 따르면 기존 정비계획에서 '경미한 변경'을 할 경우, 주민공람과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물론 '경미한 변경'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져 있다. 놀이터 등의 기반시설 설치 계획 변경, 10% 미만의 정비구역 면적이나 용적률 변경, 재난 방지 계획 변경 등이 경미한 변경에 해당된다.

김 후보가 지목한 600여 사업장이 모두 '경미한 변경'에 해당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 쪽은 "후보의 의지가 있고, 600여 곳에 대해 도장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김문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의 정확한 의지는 박원순 시장이 행정 갑질 하고 미루고 있는 도시계획의 도장을 취임 첫날 다 찍겠다는 것"이라며 "합동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하루에도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열고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충족하기 어려워보이는 전제조건(600개 사업장이 모두 '경미한 변경'에 해당 등)이 모두 맞아 떨어져 김 후보 쪽의 구상대로 가더라도, 정비사업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정비계획이 확정되면,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의 승인권자는 서울시장이 아닌 자치구청장이다.

이는 서울시장이 도장을 찍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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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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