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은경씨
 최은경씨
ⓒ 김예나

관련사진보기


경기도 부천시에서 마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은경 성곡동 우리마을주민기획단장은 당진 출신의 출향인이다. 수청동이 고향인 그는 명절 때면 고향 당진을 찾는다. 이전에는 자녀들과 함께 부모님을 뵈러 당진에 종종 왔지만 현재는 일이 많다보니 자주 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당진에 올 때마다 학창시절 함께한 친구들을 만나 도란도란 수다를 떠는 시간도 잊지 않는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다녔던 그때의 이야기가 빼놓지 않고 나온다고.

"올 때마다 급변하는 당진을 보니, 여러 생각이 들어요. 무분별한 도시개발은 지양하고, 도시재생이나 지역 공동체에 관심을 많이 가져졌면 합니다. 무엇보다 언제나 따듯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이 되길 바라요."

26살에 시작한 사회활동

최은경 씨는 1997년 23세의 나이에 경상도 마산 출신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생활은 그야 말로 '멘땅에 헤딩하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의 집을 찾다가 찾은 곳이 부천이었고, 그렇게 이곳에서 터를 잡았다.

부천으로 이사한 후, 그는 가정주부가 됐다. 연년생 딸과 아들을 낳아 길렀고,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내 삶 보다는 자녀의 일이 더욱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집중하다보니 어느 순간 우울감이 찾아왔다.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없어진 것 같았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고강1동사무소를 찾았다. 그때 바르게살기운동 고강1동협의회를 추천받았다. 당시 최 씨의 나이는 고작 26세였다. 당시 고강1동장과 협의회장은 젊은 나이에 바르게살기에 참여하겠다고, 제 발로 찾아온 최씨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는 "바르게살기 활동은 내가 생각했던 활동과는 달랐지만 참여를 하다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껴 15년 간 활동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이후 청소년에 관심 

그가 몸담고 활동한 단체만 해도 30개가 넘는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당시 오정구연합학부모폴리스연합단장을 맡아 단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했다. 당시 뉴스에서는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탑승객 모두 전원 구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니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300명이 넘는 학생들과 보통의 사람들이 물속에 세월호와 함께 잠겼다.

최씨는 심한 충격을 받았다. 그해에는 어떠한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내 아이 또래의 학생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모습을 보면서 충분히 내 일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그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고,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 뛰어들다

그는 평소 부천시청 홈페이지를 자주 찾는다. 각종 정보도 얻고, 민원도 제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느 날 부천시청 홈페이지에서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 신청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마을 만들기'라는 단어가 생소했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주민 10여 명이 모여 동네 유휴지에 콩을 심는 등 마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최 씨는 "산전수전 다 겪었던 때"라고 말했다.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최 단장은 주민들과 친분을 쌓으며, 주민들과 크고 작은 고민을 나누게 됐다. 한 엄마가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최 씨는 엄마들끼리 우리지역에 대한 역사를 공부해, 아이들에게 직접 알려주자고 제안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천시로부터 지원을 받고, <역사산책>이라는 지역의 역사가 담긴 책자도 만들었다.

"골목에 화단을 만들고 꽃을 심는 일부터 시작한 마을활동은 해를 거듭하며 다양해졌어요. 골목 벽화 그리기, 공동텃밭 가꾸기, 마을 생태하천 지킴이 활동을 비롯해 지역 내 학생들과 동네를 돌면서 마을의 역사를 찾아보고, 지명의 유래도 스스로 알아보면서 뛰어다니다보니 어느새 마을활동가가 돼 있더군요."

또한 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간 성곡동사무소와 주민자치위원회가 후원한 '베르내 청소년환경기획단'이라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주민자치위원으로서 실시한 이 사업은 중·고등학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환경사랑과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청소년들은 베르내에 대한 생태환경 조사 및 교육, 활성화 방안 토론 및 베르내가 우리 마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더불어 그는 부천에서 가장 오래된 소식지인 <성곡사랑>에서 3년 간 편집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성곡사랑은 올해 15주년을 맞은 동네 소식지로, 주민들의 자랑거리다. 그는 "이런저런 공모사업을 하다 보니 어느덧 마을의 공동체가 형성됐고, 공동체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의원 출마라는 새로운 도전

그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도 부천시 자선거구 시의원으로 출마한다. 그는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을 뿐만 아니라, 젊은층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면서 "청년들의 고민과 엄마들의 고민을 다 겪어봤기에 때문에 지역민들의 이야기가 더욱 공감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의원은 주민들의 고민을 듣고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민관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민이 원하는 것을 행정에서 최대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면서 "민관협치를 통한 마을 공동체 활성화의 선례를 꼭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의원은 연예인이 아니에요. 늘 주민 곁에 있는 사람이죠. 동네에서 자주 만나고,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의원이 되고 싶어요. 주민과 함께하는 시의원이 되겠습니다."

최은경씨는
-1975년 당진시 수청동 출신
-계성초·당진중·신평고 졸업
-1998년부터 경기도 부천시에서 거주
-여월커뮤니티 봉사단장
-부천시 안전모니터 성곡동 단장
-전 성곡동주민자치위원회 분과부장
-전 오정구연합학부모폴리스 단장
-고강1동 바르게살기위원
-성곡동 우리마을주민기획 단장

덧붙이는 글 | 당진시대 김예나 기자



태그:#당진, #경기도, #부천, #시의원, #부천시의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