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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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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원 주고 산 돋보기 테가 부러져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서 쓰는데, 아내가 근사한 돋보기를 맞춰주었다. 생일선물 미리 해주는 거니 나중에 딴말 말라는 단서가 붙었다. 아내가 맞춰준 금테 돋보기를 쓰고 책장을 넘기는데, 아내가 가스렌지에 두부찌개 얹어놓고 와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하는 말이,

"이야, 금테 안경을 쓰고 책 읽는 모습이 학자 같은데!"

씩 웃으며 아내를 바라본 순간, 탱탱했던 빨간 대추가 제사 때 쓰려고 꺼내보니 쪼글쪼글해진 것처럼 아내의 눈가, 입가에 잔주름이 슬프다. 언제 염색을 했는지, 머리카락 뿌리가 하얗게 올라오는 것도 보였다. 학자 같다며 머리를 쓰다듬는 아내의 소맷자락이 헤어진 것도 보였다.

금테 돋보기를 벗어놓고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아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새우젓으로 두부찌개 간을 맞추러 가고, 나는 침대 위에 엎드려 쿨쩍쿨쩍 눈물을 찍어내며 다시는 금테 돋보기를 쓰고 아내를 바라보지 않으리 다짐을 했다. 이제는 지울 수 없는, 내가 만들어준 아내의 슬픈 주름을 보기가 못내 죄스러운 까닭이다.

#아내의생일선물 #금테돋보기 #내가만들어준아내의슬픈주름 #3천원짜리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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