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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에서 내리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코나에서 내리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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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단순히 차만 잘 만들고, 품질만 좋아선 안 되는 시대다. 클린모빌리티, 프리덤인모빌리티, 커넥티드모빌리티, 친환경차 등에 집중하겠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기자의 머릿속은 마치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해졌다. '이게 뭐지? 해외 언론까지 불러놓고 시대가 바뀐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것인가?'

늘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있던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13일 신형 SUV '코나'를 직접 운전해 신차 발표회 무대에 오른 뒤 폭탄(?)으로 들릴 수도 있는 발언을 했다. 행사에는 국내 기자는 물론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언론인 100여명도 초청됐다.

코나의 신차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
▲ 코나 신차발표회 코나의 신차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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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서 기자의 귀를 잡아 끈 단어는 '품질'이다.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그동안 입이 닳도록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주장하며 '품질경영'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으로 볼 때 정 부회장의 발언은 마치 '아버지(정몽구=품질)는 가고, 아들(정의선=클린모빌리티 등)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의 판매부진을 극복할 전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이어 나왔다.  

"현대차가 최근 생산과 판매 등에서 예상했던 목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품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차만 잘 만들고, 품질만 좋아선 안 된다. 클린 모빌리티, 커넥티드 모빌리티, 친환경차 집중해야 한다.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등에 대비해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적극 노력할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주요 임직원들. 세번째가 정의선 부회장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주요 임직원들. 세번째가 정의선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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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이 모터쇼에서 인사말을 하거나 지난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에 연사로 나선 적은 있었지만, 신차를 직접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서 정 부회장은 'ALOHA! KONA(안녕! 코나)'라고 인쇄된 하얀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채 코나와 현대차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 임직원들도 하나 같이 캐주얼한 옷을 입어 정 부회장과 복장 콘셉트를 맞췄다.

정 부회장은 "코나가 하와이 빅 아일랜드 북서쪽의 휴양도시 '코나(KONA)'에서 이름을 따와 하와이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지만, 그동안 '정장'의 이미지를 고집해온 현대차로서는 파격적인 변화였다.

이날 전체적인 행사 분위기는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보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재벌정책,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등과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내가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또 하나 눈길을 끈 대목은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것과 관련한 현대차의 전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

정 부회장은 "현재로선 다른 완성차 회사를 인수하는 것보다는 IT나 ICT회사에 관심이 많다. 미국의 시스코, 우버, 중국의 바이두 등 글로벌 정보통신(IT)업체 등과 협력을 더 활발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향후 집중할 미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더드라이브(www.thedriv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현대차 , #코나 , #KONA, #정의선 , #정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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