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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지난 4월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시작 전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인사 하고 있다.
▲ 악수하는 문재인-홍준표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지난 4월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시작 전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인사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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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공세의 방향을 전환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하며 2위 자리를 노리자 직접 팔을 걷고 지지율 상승 저지에 나선 것이다.

1일 민주당에서는 홍 후보를 겨냥한 각종 비판 논평과 검증 브리핑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오후 5시까지 발표된 12건 가운데 다섯 건이 홍 후보 관련 내용이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홍 후보를 '무자격자'로 깎아내리며 포문을 열었다. 박 단장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성범죄 공모자, 뇌물수수 재판이 진행 중인 후보에게 나라를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홍 후보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후보로서의 자격도 없음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라고 힐난했다.

홍 후보의 '종합편성채널 축소', '여론조사 폐지' 주장을 두고도 "언론과 여론조사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반민주적 폭언"이라며 "이 말 한마디로도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해야 할 만큼 독재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문 후보 측에서 홍 후보를 향해 '사퇴'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단장은 '홍찍대(홍 후보를 찍으면 대한민국의 자유가 사라진다)'를 주장하며 한국당의 '홍찍자(홍준표를 찍으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 구호를 비꼬기도 했다.

김병욱 대변인은 "오늘부터 홍 후보의 정책 검증을 시작한다"라고 선언하며 가장 먼저 식수정책 공약을 정면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홍 후보의 식수 전용댐 계획은 국민들께 녹조 라떼를 공급하고 비싼 수돗물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며 "홍준표식 4대강 사업인 식수전용댐 공약을 당장 철회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문 후보 측 남윤인순 여성본부장은 과거 홍 후보가 내뱉은 여성 비하 발언을 상기시키며 대국민사과를 요구했고,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역사와미래위원회는 홍 후보가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의사를 밝힌 발언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권과 한 몸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 측 "홍준표 지지율 10%대로 묶는 게 목표"

홍 후보는 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도 지지율이 한동안 한 자릿수에 머물러 당내에서는 '파산 위기론'이 돌기도 했다. 득표율 15%를 넘지 못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전주보다 3.7%p가 오른 16.7%를 기록하며 2위인 안 후보(20.9%)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좁혀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홍 후보의 지지율이 TK(대구·경북)뿐만 아니라 PK(부산·울산·경남)와 대전·충청·세종 지역에서도 급상승하면서 탄핵정국 이후로 옅어졌던 '보수의 텃밭'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문 후보 측이 '안철수 때리기' 전략을 수정해 홍 후보로 화살을 돌린 이유다. 홍 후보의 지지율을 10%대에서 방어하면서, 동시에 한국당이 PK에서 조직적으로 일으키는 '동남풍'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다. 

향후 집권 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홍 후보의 득표율이 20%를 넘어선 안 된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대선 결과에서 홍 후보의 지분이 많을수록 내각 구성과 각종 개혁 추진 과정이 난항을 겪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을 10%대에서 묶는 것"이라며 "선대위가 총출동해 본격적으로 공세를 펼치면 홍 후보의 지지율도 더 이상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PK에서 문 후보 지지율이 내려간 데는 홍 후보의 상승이 작용했다고 본다"라며 "남은 선거운동 기간 당력을 총동원해 PK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젊은층 표심 공략하며 심상정 견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연 유세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연 유세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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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로 떠오른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향해서도 견제에 돌입했다. 심 후보는 TV토론에서 활약하면서 지지율이 7~8%대로 올라 진보정당 역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문 후보 측은 심 후보의 지지율이 주로 19~29세 연령층에서 오른 측면에 주목하며 대응에 들어갔다. 기존 유세 일정과 청년 맞춤형 행보를 병행해 심 후보가 흡수한 20대 지지자들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가 전날 대학들이 운집한 서울 신촌에서 집중 유세를 벌인 데 이어, 이날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정책을 주제로 브리핑한 일정 역시 젊은 층을 겨냥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외롭고 고단한 청년의 삶 구석구석을 국가가 나서서 직접 챙겨야 한다는 철학을 청년정책에 담아냈다"라며 "(정책) 실현을 위해 청년 여러분께서 투표로 응답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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